【후생신보】 의사 창업이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특화된 창업 생태계와 제도적 지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는 최근 「의사 창업 현황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의사 창업 기업의 현황과 특징을 분석하고 창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임상 경험 기반 문제 해결형 창업
보고서에 따르면 의사 창업은 임상적 필요와 실제 사용 경험에서 출발해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출하는 활동으로, 기존의 개원과는 성격이 다르다.
의사 창업은 의사 면허(MD) 소지자 또는 의사과학자(MD-Ph.D)가 임상 경험과 연구개발 성과(특허·기술 등)를 기반으로 미충족 의료수요 해결과 기술사업화를 목적으로 기업을 설립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창업 주체는 좁은 의미에서는 의사 면허 소지자로 한정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병원이나 의과대학 소속 연구자까지 포함한다.
보고서는 의사 창업이 중요한 이유로 ▲임상 현장에서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체감한 전문가가 새로운 치료법과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병원이 국가 연구개발(R&D)의 주요 수행 주체로 창업 기반이 된다는 점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성과가 산업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점 ▲병원의 기술사업화를 통한 수익 다변화 필요성 등을 제시했다.
특히 정부는 2024년부터 2032년까지 약 9년간 총 5,153억 원 규모의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연구성과가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창업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의사 창업 기업 평균 매출 72억
보고서는 국내 의사 창업 기업 263개를 분석한 결과, 상당수가 최근 10년 이내 설립됐으며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평균 종업원 수는 28명이며, 2024년 기준 평균 매출은 약 72억 원 수준이었다.
또한 17개 기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으로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박셀바이오, 지노믹트리, 지놈앤컴퍼니, 마크로젠 등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신약·치료법·진단기술 등을 개발해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창업 형태는 약 20%가 공동 창업 구조로 나타났다. 이는 바이오헬스 기술 창업이 의학·공학·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요한 융합 산업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는 절반가량이 의학·약학 연구개발업에 속했고, 약 3분의 1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 및 의료기기 제조업 분야였다.
다만 연구개발 중심 산업 특성상 장기간의 연구개발과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요해 단기 수익 창출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확인됐다. 실제 분석 대상 기업의 절반 이상이 신용등급 C등급 이하로 재무 안정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투자 2조1천억…공동 창업 투자 규모 더 커
투자 현황을 보면 초기 성장 단계인 시드 투자는 기관당 평균 15억 원, 프리 시리즈A는 30억 원, 시리즈A는 110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시리즈B는 기관당 230억 원, 시리즈C는 419억 원으로 집계됐다.
분석 대상 기업의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총 2조1,302억 원이며 기관당 평균 투자액은 231억 원이었다. 특히 공동 창업 기업의 경우 단독 창업 기업보다 투자 유치 금액이 평균 100억 원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중심병원 중심 창업 확산
보고서는 병원 기반 창업이 2010년 이후 정부의 창업 활성화 정책과 함께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3년 시작된 연구중심병원 사업과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TIPS)이 병원 내 기술사업화와 창업을 지원하는 계기가 됐다.
의사 창업은 주로 연구중심병원이나 연구개발 성과를 기반으로 추진되며, 기술사업화 전담 조직, 대학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등의 지원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서울병원은 창업 아이템을 엄격히 심의하고 초기 투자 지원과 상장 이후 재투자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창업 기업 15개 중 3개가 코스닥 상장 성과를 거뒀다.
연세대학교의료원은 바이오헬스 특화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 전문 인력과 투자 지원 체계를 구축했고, 서울대학교병원과 고려대학교의료원은 해외 혁신 창업 교육 프로그램인 SPARK을 벤치마킹해 창업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의사 창업 특화 정책 필요
현장 전문가들은 의사 창업 활성화를 위해 ▲인건비 지원과 전문경영인 활용 등 인력 지원 ▲국내외 창업 교육 프로그램 확대 ▲의료 특화 사업화 네트워크 구축 ▲의사 창업 특화 연구개발(R&D) 과제 도입 ▲신기술 임상시험 및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국가 R&D 연구비 인건비 ‘바이아웃(Buy-out)’ 제도 도입 ▲경영 전문 인력 활용 및 채용 지원 ▲창업 교육 프로그램 확대 ▲의사 창업 특화 R&D 사업 기획 ▲이해상충 규제와 B2C 시장 진입 완화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의사 창업은 의료 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기반 창업이 대부분”이라며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 사례를 확대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 정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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