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 정책, 중환자의 진료 접근성 영향’ 확인
세종충남대병원 문재영 교수 연구팀…격리 기반 분리 진료로 치료 지연·병원 내 사망률 증가 확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6/03/09 [09:03]
【후생신보】 코로나19 방역 정책이 국내 의료체계에서 중환자의 진료 접근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행된 격리 기반 분리 진료 체계가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환자 흐름을 지연시키며 치료 지연과 병원 내 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병원장 박재형)은 중환자의학과 문재영 교수 연구팀과 국립중앙의료원 성호경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가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JKMS)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9일 밝혔다.
연구 논문 제목은 ‘전국 응급환자 190만명 분석을 통한 분리 진료 체계의 구조적 영향 실증 분석(Delayed at the Door: Impact of Pandemic Response Policies on Emergency and Critical Care in Korea: An Interrupted Time-Series Analysis)’이다.
연구팀은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데이터를 활용해 약 190만명의 성인 응급환자가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로 이송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분석 기간은 코로나19 이전 시기(2015~2019년), 감염 통제 중심 방역기(2020년 2월~2022년 2월), 진료 체계 정상화 시기(2022년 4월~2023년 12월)로 구분했다.
분석 결과 감염 통제 중심 방역기에는 중환자실 이송 건수가 첫 달 6.7% 감소했고 이후 매월 0.54%씩 지속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급실에서 6시간 이상 체류하는 환자 비율은 매월 0.35%씩 증가해 응급실 내 병목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치료 지연은 병원 내 사망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반대로 방역 정책이 완화된 이후 진료 체계 정상화 시기에는 중환자실 이송 건수가 매월 1.22%씩 증가했으며 응급실 체류 시간과 병원 내 사망률은 각각 매월 0.98%, 0.10%씩 감소해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격리 중심 분리 진료 체계의 도입과 해제 등 정책 전환기를 포함해 분석됐으며 자연 실험에 가까운 조건에서 정책 효과를 장기적으로 추적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염병 대응 정책이 의료체계 구조와 환자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규명한 정책·임상 연계 연구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성호경 박사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정책이 역설적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중환자에게 치료 지연이라는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병상은 존재했지만 방역 체계상 사용할 수 없었던 구조적 제약이 있었던 만큼 향후 감염병 대응 정책은 감염 통제와 함께 위중 환자가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유연한 의료 체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를 총괄한 문재영 교수는 “향후 감염병 대응 정책 수립 시 병상 운영의 유연성 확보, 응급실 체류시간 최소화, 환자 중심 윤리 원칙 확립 등 세 가지 원칙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충분한 중환자실 전문의와 전문간호사 등 전문 인력의 양성과 확보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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