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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패러다임, PPI서 P-CAB로 변화

문영중 기자 moon@whosaeng.com | 기사입력 2025/08/14 [13:17]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패러다임, PPI서 P-CAB로 변화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5/08/14 [13:17]

【후생신보】 젊은 층에서 늘어나는 위식도역류질환

 

위식도역류질환(GERD, gastroesophageal reflux disease)은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속쓰림, 흉부 작열감, 만성 기침, 신트림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 전통적으로 GERD는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GERD 환자 수는 2015년 386만 명에서 2021년 486만 명으로 급증 하였으며, 이 중 4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승세다. 주요 원인으로는 야식, 고지방식, 카페인·탄산 음료 섭취, 만성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지적된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인한 구부정한 자세와 만연한 음주 문화와 흡연 등은 젊은 세대에서의 GERD 증가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GERD는 이제 특정 연령층의 문제가 아닌, 현대인의 보편적인 질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GERD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 : PPI에서 P-CAB으로

 

GERD 치료의 핵심은 위산 분비 억제를 통한 점막 자극 완화 및 식도 치유이다.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Proton Pump Inhibitor (PPI) 계열 약물은 위산 분비 효소(H⁺/K⁺-ATPase)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대표 약물로는 omeprazole, esomeprazole, lansoprazole 등이 있다. 그러나 PPI는 몇 가지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약효 발현까지 3~5일이 소요되며, 식전 복용이 필요하고, CYP2C19 대사 경로에 의존해 환자 간 약효 편차가 크다. 히 야간 위산 분비 억제력이 불충분하다는 점은 임상 현장에서 빈번하게 지적되는 단점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약제로 P-CAB (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계열이 주목받고 있다. P-CAB은 H⁺/K⁺-ATPase와 칼륨 이온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작용해 위산 분비를 빠르고 강하게 억제한다. 기존의 PPI와 비교하여, 약효가 즉시 작용하여 복용 첫날부터 효과가 발현되고, 식전 복용이 필요 없이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며, CYP2C19 의존성이 낮아 환자 간의 약의 효력의 편차가 작고, 야간 산 억제 효과가 우수하여 특히, 야간 증상에 효과적이며 위장 내 pH 4 이상 유지 시간을 증가시켜 장기적 점막 보호에 유리하다는 여러 가지 임상적 장점들이 있다. 이러한 약리학적 특성으로 인해, P-CAB 제제는 특히 야간 증상이 뚜렷한 환자, PPI 불응 환자, 다약제 복용 고령자에게 임상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되어 처방 가능한 P-CAB 제제는 총 3종이며, 각기 다른 개발 배경과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Tegoprazan(케이캡, K-CAB)

케이캡은 일본 RaQualia Pharma가 개발한 신약으로,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이 2010년 기술이전을 통해 도입하여 임상시험과 허가 과정을 거쳐 2019년 출시하였다. 따라서 완전한 국산 신약은 아니며, 기술도입형 신약으로 분류된다. 현재 역류성 식도염, 비미란성 역류질환, 위염, 위궤양, 헬리코박터 제균 병용요법 등 폭넓은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양한 제형으로 복약 편의성을 높였다.

 

Fexuprazan (펙수클루, Fexuclu)

펙수클루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국산 P-CAB 신약이다. 2022년 출시되었으며, GERD 외에 국내 최초로 급·만성 위염 병변 개선 적응증을 포함하고 있다. 위내시경적 시술 후 궤양 치료, 제균 병용 등 적응증 확장도 활발하다.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 중이며, 멕시코, 칠레, 인도 등에서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Zastaprazan(자큐보, Jaqbo)

자큐보는 제일약품의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국내 37호 신약으로, 2024년 출시되었다. 현재는 미란성 GERD 적응증만 보유하고 있으나, 위궤양, NSAID 유발성 병변 예방 등으로 적응증 확장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제일약품과 동아에스티가 공동 판매 중이며, 북유럽 및 중남미 20여 개국에 수출 계약이 체결되었다.

 

P-CAB의 부작용과 안전성

PPI와 P-CAB은 모두 강력한 위산 억제를 통해 치료 효과를 내지만, 장기간 복용 시 위산 저하에 따른 일부 부작용은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비타민 B12 결핍, 마그네슘 부족, C. difficile 감염 위험 증가, 장내 세균총 변화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P-CAB은 CYP2C19 대사 경로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 약물 상호작용이 적고, 복약 패턴이 일정해 순응도와 안전성 면에서 상대적 이점이 있다. 약을 갑자기 끊었을 때 위산이 일시적으로 더 많이 분비되는 ‘반동성 위산 분비 증가’에 대한 보고도 PPI보다 적은 편이다.

 

전체적으로 P-CAB의 부작용 발생률은 현재까지의 임상자료에서 PPI와 유사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장기복용이 필요한 환자나 고령자에게 적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전망

GERD는 고령화와 더불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만성 질환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치료 수요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제 선택에 있어 효과뿐만 아니라 복약 순응도, 안전성,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 개인 대사 특성에 맞춘 치료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P-CAB 계열은 단기적인 증상 조절뿐 아니라, 장기 치료에도 적합한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다양한 P-CAB 간의 비교연구, 비용효과 분석, 제형 개선이 이어질 경우 GERD 치료 패러다임의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현건 교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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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건 교수, 위식도역류질환, GERD, P-CAB, PPI,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관련기사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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