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우리나라 임상시험 순위가 하락한 가운데, 정부가 대책 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 취재 결과, 복지부는 하락한 국내 임상시험 순위를 회복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하반기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발표한 미국의 제약사 주도 의약품 임상시험 현황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전년대비 임상시험 수행 건수와 점유율이 모두 감소하며 3.46%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그동안 한국이 선진국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숙련된 연구 인력, 경험이 많은 임상시험 전문 연구자 등으로 임상시험 역량이 높은 국가였으나,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정갈등, 대학병원 의료진 피로 누적 등으로 임상시험 수행 역량이 낮아졌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임상시험 역량이 향상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임상시험 규제 환경이 개선됨과 동시에, 낮은 비용과 대규모 환자 확보가 용이한 점도 글로벌 무대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관련 대책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복지부 보건산업진흥과는 하락하는 국내 임상시험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내 임상시험 수행 건수와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국제 임상시험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올해 하반기 마련하려고 한다"며 "다음주 중 인력양성 등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논의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러한 하락세의 원인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정 갈등과 대학병원 의료진의 피로 누적 등으로 인해 임상시험 수행 역량이 저하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은 미국국립보건원에 2024년 신규 등록된 제약사 주도 의약품 임상시험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전체 글로벌 임상시험은 2023년 대비 4.4% 증가한 4667건이 수행됐다.
하지만 한국은 2023년 대비 임상시험 수행 건수와 점유율이 모두 감소해 3.46%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다. 2023년 한국의 전체 임상시험 점유율 및 순위는 4.04%로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동안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도시 1위를 차지했던 서울 역시 임상시험 수행 건 수와 점유율이 전년 대비 0.23%p 감소하며 베이징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임상시험은 총 747건(연구자 83건, 제약사 664건)이 수행됐다. 제약사 임상시험은 제약사,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임상시험수탁기관) 등의 의뢰자가 의약품 개발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반면, 연구자 임상시험은 연구자가 외부 의뢰 없이 주로 학술 연구 목적으로 수행해 공익적 기능이 크다. 우리나라는 ‘연구자 임상시험’의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임상시험 건수와 비중 모두 2020년(188건, 23.5%) 대비 절반 이상(83건, 11.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의약품 종류별로는 ‘유전자 치료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최근 5년 사이 임상시험 비중은 합성의약품 62.2%, 바이오의약품 35.4%, 생약(한약) 제제 2.2%로 집계된다. 바이오의약품은 유전자 재조합, 생물학적 제제,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로 분류되는데, ‘유전자 재조합’ 임상이 가장 많았다. 주목할 부분은 ‘유전자 치료제’가 지난해 종류별 항목에서 유일하게 증가한 점이다. 유전자 치료제 임상시험은 최근까지 매해 10건 안팎에 그쳤지만 지난해 22건으로 전년(11건) 대비 두 배가 됐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 질환을 치료 혹은 예방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유전 물질을 정상적으로 바꾸는 약물이다. 환자의 세포 안으로 치료 유전자를 주입하는데, 표적 세포에만 치료 유전자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비용이 높아 개발이 더뎠다. 그런데 최근 관련 규제가 정비되며 유전자 치료제가 여러 나라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생의료진흥재단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FDA 연간 승인 신약의 10%를 유전자 치료제가 차지하며, 2020년 이후 증가 폭이 더 커졌다. 지난해에는 국회에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위해 임상 연구 대상자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 첨단재생바이오법이 통과했다.
효능군별로는 ‘항암’ 분야가 꾸준히 압도적으로 많다. 최근 5년 사이 통계를 보면 항암 분야가 3분의 1 수준 비율로 1위이며, 내분비계와 심혈관계가 뒤를 잇는다. 지난해 전체 임상시험 승인 숫자가 전년 대비 줄어 ‘항암’ 분야 승인 건수도 감소했지만, 내분비계는 전년 대비 무려 40.24%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64건, 2021년 62건, 2022년 92건, 2023년 82건, 2024년 115건이다.
‘내분비계’는 신체 내 여러 기관들의 활성을 조절하며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을 분비 및 생산한다. 내분비계 질환으로는 당뇨병, 갑상선 질환, 골다공증, 뇌하수체 질환 등이 있다. 내분비계 질환은 비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비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각국에서 비만 치료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내분비계 의약품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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