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보건의료노조가 정부와 사용자의 결단이 없으면 7월 2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최희선)는 9일 오전 9시 노조 생명홀에서‘산별총파업 쟁의 조정신청 및 향후 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8일 전국 127개 의료기관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고 설명하고 이같이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8일, 전국 127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 접수를 완료했다. 조정 신청에 참여한 112개 지부의 조합원은 보건의료노조 전체 조합원 88,562명 중 72.6%에 해당하는 64,321명이다. 이는 가장 최근 전개된 2023년 산별총파업에 버금가는 규모이다.
127개 의료기관 6만 4,321명의 조합원들이 쟁의조정신청에 나서면서 전면 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덕분에’ 라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의료대란 속에서도 의료기관을 지키며 헌신했던 결과가 결국 토사구팽으로 귀결되는 것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9일부터 7월 17일까지 지부별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3일 파업전야제를 거쳐 24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월 7일부터 보건의료산업 산별교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적정인력 기준을 정원 규정으로 마련하자는 노조 측의 요구에 적정인력 기준조차 제도화되지 않은 조건에서 사용자들의 태도는 매우 미온적이라고 지적하고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의료대란 속에서도 헌신 분투했던 보건의료노동자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위한 논의도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대응에 이어 의료대란까지 악재가 거듭된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서는 임금체불사태까지 이어지고 있고, 공익적 적자를 일부라도 보전하고자 했던 지원예산은 최근 추경예산에 결국 반영되지 못한 상태여서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기대했던 공공병원 노동자들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곽경선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8일 기자회견에는 최희선 위원장의 취지 발언에 이어 최복준 정책실장이 국민여론조사, 실태조사 결과와 총파업 요구안 설명을 했으며, 심성재 서울아산병원지부 수석부지부장이 보건의료 적정인력 확충과 인력 기준 법제화 촉구에 대해, 민지 국립중앙의료원지부장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주4일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김정은 서울시 서남병원지부장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및 돌봄국가책임,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마지막으로 안수경 서울지역본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최희선 위원장은 “올해 4만 5천명이 참가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료노동 현장은 여전히 불규칙한 근무에 시달리고 있고 아직도 임신이 자유롭지 못하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면 동료들에게 늘 미안해야 하고 제대로 보장도 못 받고 있으며, 10분도 안되는 식사 시간에 들이키듯이 해치우는 서러운 식사를 하는 실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적정한 인력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찬성의견이 86.6% 였으며, 응답자의 90.5%가 9.2 노정합의 이행을 위한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고 찬성했고, 의료인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찬성의견도 91.8% 였다”고 소개하고 병원 경영자와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 해결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코로나 상황에서 체결한 ‘9.2 노정합의’ 이행을 위한 이행협의체의 재가동은 가장 모범적인 사회적 대화의 시작이며, 국민과의 약속 이행”하는 길이라며 정부가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복준 정책실장이 국민여론조사, 조합원 실태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총파업 요구안에 대해 설명했다. 최 실장은 “2025년 실시한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현장의 보건의료 노동자의 63.4%(약 3명 중 2명)가 최근 3개월 사이 이직을 고민하며 살아간다. 이직을 고려한 이유로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1순위 43.0%, 2순위 29.0%) 때문으로, 실제로 보건의료 노동자의 인력 수준에 대한 만족도는 28.8%로 매우 낮다. 인력부족 문제 때문에 실제 식사 시간이 10분 미만인 경우도 23.9%나 되며, 10명 중 1명(9.2%)은 매일(5일 이상) 식사를 거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하는 핵심 7가지 요구는 1) 9.2 노정합의 이행협의체 복원으로 노정합의 완전한 이행 2)직종별 인력기준 제도화와 보건의료인력원 설립 3)의료와 돌봄 국가책임제 마련과 간병 문제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4)새로운 거버넌스·공론화를 통한 의대 정원 확대, 지역의사제도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 5)보건의료산업부터 주4일제 도입, 모든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 6)공공병원 의료인력과 착한 적자 국가책임제, 공익참여형 의료법인 제도화 7)산별교섭 제도화 및 사회적 대화, 보건복지부 주요 위원회에 보건의료노조 참여 확대 등이다.
이어 심성재 서울아산병원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보건의료 적정인력 확충과 인력 기준 법제화 촉구에 대해 발언했다. 심 부지부장은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한 명의 간호사가 20명, 30명 가까운 환자를 돌보고 있고, 방사선사나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등 필수 인력들도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며 매일 극한의 피로 속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하지만 노동자를 보호해줘야 할 인력 기준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상황이 병원 개별의 무책임함 때문만은 아니고 더 큰 책임은 바로 정부에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1년 9월 2일, 정부는 보건의료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간호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간호조무사 등 6대 직종에 대해 2026년까지 적정인력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분명히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지 국립중앙의료원지부장이 보건의료 분야에서 주4일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발언했다. 민 지부장은 “국립중앙의료원지부는 2024년 임단협을 통해 올해 6월부터 내과병동 간호사 5명이 주4일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 보건의료현장에서 주4일제는 선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위한 요구”라며, “주 4일제는 의료를 살리는 시작” 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서울시 서남병원지부장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및 돌봄국가책임, 공공의료 강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김 지부장은 “현재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하루 평균 15만 원이 소요되고 각종 처치가 추가되면 한 달 기준 400만~500만 원에 달하는 간병비가 청구되는 실정”이라고 설명하고 간병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몫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화와 경제위기 속에서, 국가는 간병 문제 해결의 책임을 져야 하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운영중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의 확대화 함께 환자의 안전과 효율적인 간호 제공을 위해, 인력 확충과 낮은 수가의 전면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의료는 선택이 아니라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공공병원 확충과 인력 충원을 위한 국가 책임 예산을 즉시 편성해야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확대를 위한 수가 개선과 인력 기준 재정비, 지역 책임의료기관과 필수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4월 9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교섭요구안과 투쟁방침을 결정하였으며, 지난 5월 7일 산별중앙교섭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해 왔다. 산별중앙교섭은 6월 25일까지 7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현재 잠정 중단한 상태이다.
보건의료노조는 7월 9일에는 중앙집행위원회-전국지부장 연석회의를 열어 이후 세부 투쟁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7/9(수)부터 7/17(목) 18:00까지 지부별로 정한 날짜에 쟁위 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며, 15일간 중앙노동위원회나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도 불구하고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7월 23일 저녁 파업전야제, 7월 24일 산별총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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