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세부적인 장치가 없는 의대정원 확대가 장기 입시생을 양산하고 이공계 공동화 현상과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킬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올해 인하의대 논술전형에만 5,266명이 몰렸는데, 강원도에선 지역인재전형 지원자가 부족해 3등급이 의대 합격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져 이미 수행되는 입시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의대정원 확대로 인한 사교육 문제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윤윤구 EBS 입시 강사는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입시 변화를 전망했다. 의대정원 확대가 결정되지 않은 올해 입시에서도 의대 경쟁은 뜨겁다. 의대 논술 경쟁률만 국한해도 인하대가 660대 1(8명 모집에 5,266명 지원), 성균관대가 631대 1(5명 모집에 3,158명 지원)로 나타난 것.
특히 의대 정원 확대로 ▲수도권 의대 쏠림현상 ▲지역균형발전 문제 ▲지속적인 의대 도전으로 인한 입시 굴레에 메인 학생 양산 등을 문제로 꼽았다. 윤 강사는 “의대 증원이 이뤄지면 현 수험 체계의 개선 없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3·4수생과 N수생이 증가하고, 의대 증원이 입시 시장에 미치는 연쇄효과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경남 울산의대 소청과 교수(한국의과대학·대학원협회)는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N수생과 반수생이 증가하고, 의대쏠림으로 인한 이공계 공동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다. 관련 사교육 시장도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지역인재전형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배영준 보성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는 “강원대만 해도 지역인재전형이 미달”이라며 “강원도에서는 내신 3등급이 의대에 입학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인재전형이 강화되는 2028년에는 지역인재전형 펑크가 심화될 것이다. 강원도나 전북으로 가면 의대 입학이 어렵지 않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의약분업 이후 의대 문턱은 3000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지방의 의료 공백과 필수의료 공백을 근거로 이 문턱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의대 진학을 고려하는 인원은 12000명으로 추산된다. 윤 강사는 “2000명 증원 시 기존 대비 2배의 인원이 수시에 지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각한 수준의 SKY 중도포기자도 다뤄야 할 문제다. 2022년도에만 2131명이 중도탈락했다. 신입생 중도탈락비율은 8%가 넘는다. 상위 14개 대학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9520명이 2022년 중도탈락했다. 신입생 중도탈락 비율은 9.15%다.
매년 수천명의 중도탈락자가 발생하는 관점에서 전문가들은 편입시장 팽창을 우려하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에 의한 연쇄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다.
트깋 의대에서는 중도포기자의 80%가 예과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 상당수가 지방의대 학생인데, 지방의대 예과생이 수도권 의대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의대 중도포기자는 179명, 의약계열은 594명이다.
의대 정원 확대로 의대 문호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험생 45만명 중 상위 0.67%만 의대를 갈 수 있는데, 1000명을 증원하면 0.89%, 2000명 증원 시 1.11%, 3000명 증원 시 1.33%로 입구가 넓어진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신현영 의원은 “의사 많아지면 과잉의료 발생하며, 건강보험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정숙 의원은 “덜렁 의대정원 확대만 발표하니 부작용이 굉장히 크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와 교육부는 해당 토론회 참석을 요청받았으나, 각자 사유를 언급하며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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