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신생아 10명 중 1명이 제대혈을 보관하고 수백만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가운데 제대혈 활용의 본래취지인 치료목적 사용률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대혈은 분만 후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으로 조혈모세포와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하게 들어가 있어, 백혈병 등 혈액 관련 질환과 유전 및 대사질환 등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출산을 준비하는 부모들은 자녀와 가족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족제대혈을 제대혈은행에 위탁보관하고 있다. 가족제대혈은 보통 15년에서 50년 이상까지 냉동보관 하는데 보관 기간에 따라 150~4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또 일부는 혈연관계가 아닌 사람의 질병치료와 의학적 연구를 위해 제대혈을 기증하는데 이런 기증제대혈은 정부의 예산으로 보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민주)이 제대혈정보센터 등으로부터 확보한 ‘제대혈 활용현황’에 따르면 가족제대혈은 매년 평균 2만 건 정도를 위탁하고 있고, 기증제대혈은 4,500건 정도를 위탁하고 있다. 2022년말 기준 가족제대혈은 43만7,000건, 기증제대혈은 4만 2,000건을 보관(누적)하고 있다.
이 중 지난 5년간 치료 목적으로 이식된 제대혈은 428건이었다. 급성림프모구 백혈병 243회, 급성골수성 백혈병 89회, 골수형성이상 증후군 31회,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13회 등의 치료를 위해 공급됐다.
이들 중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의 이식 공급 현황을 점검한 결과 기증제대혈은 최근 5년간 419건 치료목적으로 이식됐고, 가족제대혈을 이식한 것은 불과 9건에 불과했다. 전체 보관량 대비 활용률은 기증제대혈은 1%였으나 가족제대혈은 0.0002% 수준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족 중 제대혈 이식치료를 요하는 희귀병 발생 비율이 적은 데다가, 백혈병 등 치료 등에 다른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가족제대혈 활용이 적은 이유라고 답했다.
저출산으로 인해 신생아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음에도 가족제대혈 보관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신생아수 대비 가족제대혈 보관 비율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제대혈의 치료 이식률이 낮고, 치료성과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제대혈 보관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출산을 하는 연예인, 스포츠 스타, 인플루언서들이 민간 제대혈은행에 제대혈을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는 등의 연예인 마케팅과 가족 중 누군가가 향후 난치병에 걸렸을 때 제대혈로 치료할 수 있다는 공포 마케팅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영주 의원은 “치료목적의 제대혈 이식률 등을 점검한 결과 제대혈의 보관비용 대비 치료효용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가뜩이나 출산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부모들이 연예인 마케팅과 공포마케팅으로 인해 수 백만원을 부담면서 제대혈을 보관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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