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CGM2022 Special Articles for PRIMARY CARE PHYSICIAN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병에서 CGM의 중요성 - 이다영 교수
■ 2형 당뇨병 환자에서 CGM 사용에 관한 전문가 권고 대한당뇨병학회 2021 진료 지침에서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하는 2형당뇨병 성인은 혈당조절을 위해 실시간 연속혈당측정 (real-time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CGM]) 사용을 상용할 수 있고, 다회인슐린주사가 아닌 다른 형태의 인슐린치료, 혹은 경구약물만 사용하는 2형당뇨병 성인은 혈당조절을 위해 real-time CGM을 주기적으로 할 수 있다고 권고했다.
미국당뇨병학회 2022 가이드라인에서는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하는 당뇨병환자에게 CGM 활용이 필요함을 강조했을 뿐 아니라 기저인슐린만 투여하는 경우에도 사용될 수 있고,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조절뿐 아니라 식이 조절, 운동 요법의 변화, 저혈당을 최소화하기 위한 약물 조절 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본 저자는 다회인슐린주사요법을 제외한, 인슐린을 사용하는 2형 당뇨병 환자에서 CGM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한다.
■ 간헐적 (주기적)인 CGM 사용의 효용성
1) 혈당변동성 평가 당뇨병 환자의 오랜 혈당 조절 지표로 활용되어온 당화혈색소는 2~3개월간의 혈당의 평균을 대표하지만, 고혈당과 저혈당의 잦은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제한점이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서 당화혈색소뿐만 아니라 혈당 변동성 또한 당뇨병 환자의 합병증 발생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져, 중요한 혈당 조절 목표로 제시되고 있다. CGM은 혈당변동성 평가에 유용한데, 표준화된 결과리포트에 혈당변동성 항목이 표준편차 (standard deviation, SD), 변이계수 (coefficient of variation, CV)가 제시되어 있으며, CV≤36%를 목표로 한다.
2) 저혈당 평가 당화혈색소로 확인이 어려운 저혈당 동반 여부도 CGM을 활용하여 파악할 수 있다. 실제로 당화혈색소로는 혈당이 잘 조절되는 것으로 보이는 환자에서도 저혈당을 경험한 비율이 꽤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장기능이 많이 저하된 경우 적혈구의 성질이 변하게 돼 실제 혈당과 많이 차이를 보여 당화혈색소로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는데, CGM을 활용해 볼 수 있다. 또한 알람기능이 있는 CGM 사용중이라면, 저혈당 발생시 알람을 통해 저혈당 대처를 즉각적으로 할수 있게 하고, 이후 약제 조절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3) 영양 및 운동 요법에 대한 교육적 효과 Real-time CGM을 시행하면 식사와 운동에 따른 혈당 변화를 즉각적으로 확인하여 식이 조절, 운동 요법의 변화를 유도해 혈당 조절 상태를 개선시킬 수 있다.
■ 기저인슐린 투여 환자
1) 아침 공복 혈당 상승이 지속될 때: 소모기현상 및 새벽현상 구분
2) 취침중 혈당 감소폭이 클 때: 기저 인슐린 초과 현상 확인
3) 병용하는 비인슐린 치료의 식후혈당 조절 상태 평가 기저인슐린만 투여하는 환자에서 식후 혈당 조절은 병용하는 경구혈당 강하제나 GLP-1 agonist의 효과에 의존한다. 식후 혈당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기저인슐린의 증량만으로는 적절한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할수 없기 때문에 자가혈당측정을 반복하는 것보다 CGM을 활용한다면 식후혈당 평가가 쉽고, real-time CGM을 통해 식이조절, 운동습관 변화 등을 유도할수도 있다. CGM 데이터 리뷰를 통해 다음단계의 치료, 즉 속효성 인슐린 추가 혹은 혼합형 인슐린으로의 변경의 근거가 될 수 있다.
■ 혼합형 인슐린 투여 환자 혼합형 인슐린은 기저인슐린과 초속효성 인슐린이 병합된 형태로, 주사 직후의 식후 혈당과 공복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혼합형 인슐린은 하루 한번 혹은 두번 투여가 가능하며 초속효성 인슐린과 다양한 조합으로 병용이 가능한데, 혼합형 인슐린 투여에도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CGM을 활용하여 혈당 패턴을 확인한 다음 인슐린 추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특히 혼합형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는 끼니의 식후 혈당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 경우 CGM을 활용해 식이조절, 운동습관 변화를 유도할 수도 있고, CGM 데이터를 바탕으로 주사 시간 및 조합 변경을 시도해볼 수 있다. 나아가 초속효성 인슐린 추가의 필요성을 인식시키는데 유용하다.
그간 CGM은 1형 당뇨병 환자를 주된 사용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2형 당뇨병의 진단 연령이 낮아지고 다양한 치료들의 발전으로 당뇨병 환자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인슐린을 투여하는 2형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잔여 인슐린 분비능이 감소되어 인슐린 다회요법을 지속해야 하는 환자의 비율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2형 당뇨병 환자도 CGM 사용이 권고되는 환자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슐린 다회 요법을 시행하는 환자들처럼 CGM을 상시 사용하지 않아도, 간헐적 혹은 주기적으로 CGM을 시행하면서 얻는 영양 및 운동요법에 대한 교육적 효과 및 다음단계의 치료 (속효성인슐린 추가 등)로의 전환 등 CGM 활용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회주사 인슐린요법 중인 당뇨인들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할 때 교육은 과연 필요할까? 그리고 인슐린 조절법은 어떻게 달라질까? - 유지희 교수
■ 인슐린 다회주사 중인 1,2형 당뇨인들은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시 그 자체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인다 다회주사 인슐린요법을 시행하는 1형 및 2형 당뇨 환자에서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 (real-time Continuous glucose monitoring [rtCGM])를 사용하게 되면 자신의 혈당을 실시간으로 5분마다 관찰함으로써 그 자체의 효과로 당화혈색소를 0.3%에서 0.6%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CGM의 중요한 고혈당 지표인 목표범위내 비율 (Time in range [TIR] 70-180mg/dL) 과 저혈당 지표 (Time below range [TBR]<70mg/dL) 에서도 각각 혈당 개선 효과를 보였다. 1형 당뇨 환자 158명을 대상으로 했던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는 rtCGM을 사용하지 않은 군보다 사용군에서 TIR이 하루동안 77분 (5.4%) 더 높았다. 또한, rtCGM을 사용군에서는 TBR이 4.5% (64분/24시간)에서 3.0% (43분/24시간) 로 감소한 것에 비해, rtCGM을 비사용군에서는 저혈당에 대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착용 자체만으로 질 좋은 혈당을 만들 수 있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CGM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는 목표수치인 TIR 70% (16시간 48분/24시간)에 도달하기가 어려우며,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도 0.5%로 미미하다. 통상적으로 CGM은 실시간으로 혈당을 수신기 (핸드폰)로 전송해주는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 (rtCGM)를 말한다. rtCGM이 실시간인데 비해 간헐적으로 기계를 스캐닝할 때만 혈당을 보여주는 Intermittent scanning CGM (isCGM), 즉 Flash glucose monitoring (FGM)의 경우에는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보이지 않으며 저혈당 지표의 감소 효과만을 유의하게 보여준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하는 rtCGM 에는 덱스콤 G6 와 가디언 커넥트가 있으며, isCGM (FGM) 에는 프리스타일 리브레가 있다.
2021년 유명의학잡지인 lancet 에서는 ALERTT1 라는 논문이 공개되었고, 1형 당뇨인에서 isCGM에서 rtCGM으로 전환한 그룹과 전환하지 않고 isCGM을 지속 유지한 그룹을 6개월간 비교하였다. 그 결과 rtCGM 그룹은 isCGM 그룹에 비해 TIR 이 유의미하게 6.85% (99분/24시간) 더 높아, rtCGM 이 isCGM은 보여주지 못한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그러나 rtCGM 에서도 당화혈색소 강하 효과는 0.3% 정도에 그쳤으며, 연구에 포함된 1형당뇨인들의 평균 당화혈색소가 7.4% 로 비교적 조절이 잘 된 사람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TIR 70% 이상을 만족하는 군은 28%로 매우 적었다.
■ CGM 착용과 더불어 체계적인 교육이 동반되어야 질 좋은 혈당을 만들 수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를 비롯한 미국 및 유럽 당뇨병학회에서도 CGM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CGM도 결국 기계이기 때문에 기계라는 것은 대다수는 그것을 다루는 방법부터 활용하는 방법까지 체계적인 교육과 지속적인 관심 없이는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rtCGM 착용시 교육에 대한 혈당 이득 효과를 연구한 논문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국내에서도 교육에 대한 효과를 보여준 연구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에 다니는 1형당뇨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이며, 이 연구에서는 1대1의 체계적인 CGM 교육을 받은 군이 교육을 받지 못한 군에 비해 혈당이 70-180 mg/dL 안에 머무는 시간이 15.3% (3시간 40분/24시간) 더 높았으며, 당화혈색소도 0.5% 더 낮았다. 8세이하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외국 무작위 대조군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들에게 CGM을 활용한 교육을 시행한 군과 시행하지 않은 군을 비교한 결과, 부모에게 교육을 시행한 군에서 70 mg/dL 미만의 저혈당 비율이 5.2% (75분/24시간)에서 2.6% (37분/24시간) 로 하루 중 38분이나 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무엇보다 인슐린 사용과 저혈당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었다.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를 보이지 못했던 isCGM 사용자에게도 교육 동반 시 혈당이 개선되는 흥미로운 연구들이 있다. 다회주사 인슐린요법 중인 1,2형 당뇨인들을 대상으로 isCGM 착용 후 교육과 비교육 군을 비교한 연구에서는 교육군에서 당화혈색소가 0.2% 더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비록 교육과 비교육군을 비교한 연구는 아니었지만, isCGM을 착용하고 10주간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했을 때 0.82%의 당화혈색소 감소를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탄수화물계수(1단위로 조절할 수 있는 탄수화물 g) 와 식사 인슐린 (볼러스) 용량 결정을 도와주는 볼러스 계산기를 통한 CGM 교육 효과를 보는 무작위 대조군 연구인 DIET-CARB 와 BCC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 인슐린 다회주사 중인 당뇨인들은 CGM을 통해 스스로가 인슐린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CGM의 등장으로 이전에 당화혈색소나 자가혈당측정으로는 알 수 없었던 한 사람의 혈당을 제대로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당화혈색소 만으로 혈당의 질을 평가할 수밖에 없었지만, CGM이 발달하면서 당화혈색소가 같은 사람들도 서로 다른 혈당을 가질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그림 1). 아무리 당화혈색소가 좋아도 어떤 사람들은 저혈당과 고혈당이 많으면서 평균 혈당만 좋을 수 있다.
1) 장시간형 인슐린의 적절한 용량을 찾아 새벽 동안 저혈당 없이 안정적인 혈당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췌장은 원래 24시간 동안 소량의 인슐린을 분비하여 새벽과 공복의 혈당을 조절한다. 이를 기저 인슐린이라 하고 이를 대체하는 것이 장시간형 (지속형) 인슐린이다.
2) 식사 시 적절한 식사 인슐린을 통해 고혈당, 저혈당 없이 안정적인 혈당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췌장은 식사 후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인슐린을 분비한다. 이를 식사 (볼러스) 인슐린이라고 하고 이를 대체하는 것이 초속효성 인슐린과 울트라 초속효성 인슐린이다.
식사 인슐린의 용량이 적절한지 평가하는 시간은 초속효성 인슐린 투여 전의 식전 혈당과 그리고 식 후 4-5시간 후 (= 다음 식전) 이다. 그 차이가 30mg/dL 이상 나지 않을 때 적절한 용량의 식사 인슐린을 사용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때 주의할 점이 식후 1, 2시간 후 CGM에서 180 mg/dL 이상의 고혈당이 보인다 해서 식사 인슐린을 추가하거나 증량하지 않는 것이다. 고탄수화물 식사, 유동식의 경우 혈당 상승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식후 고혈당을 목표 내로 만들고자 인슐린을 과하게 투여하면 오히려 저혈당을 야기할 수 있다. 이 때는 되도록이면 고탄수화물 식품이나 유동식을 피하고, 음식을 야채, 단백질, 탄수화물 순서대로 먹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식사 인슐린의 용량은 크게 두가지 인자로 결정된다. 하나는 ‘섭취할 탄수화물의 양’이며, 또 하나는 ‘인슐린 투여 전 혈당 상태’’ 이다 (그림 3). 만약 섭취할 탄수화물양이 많은 경우 그에 따라 더 많은 식사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며, 우리는 이를 ‘탄수화물 인슐린’이라 한다. 만약 이미 인슐린 투여 전부터 혈당이 높은 경우 적절한 용량의 탄수화물 인슐린을 투여한다고 하더라도 식 후 4-5시간 후 (=다음 식전) 혈당이 목표 내로 조절되기 어렵기 때문에 빠르게 혈당을 정상화하기 위해 더 많은 인슐린을 투여하여야 하며, 추가 인슐린을 주어 혈당을 교정한다는 의미에서 ‘교정 인슐린’이라 한다.
이렇게 탄수화물 인슐린과 교정 인슐린을 사용하여 인슐린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되면, 식사량이 변하더라도 식사량의 변화에 따라 스스로 인슐린의 용량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인슐린 투여 전 혈당이 높거나 낮은 경우에도, 식 후 고혈당이나 저혈당의 노출 없이 안정적인 혈당을 만들 수 있다.
■ 마무리 인슐린을 필수적으로 요하는 인슐린 다회주사 중인 당뇨인들의 경우에는, 인슐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적은 용량의 인슐린 차이로도 저혈당과 고혈당을 오간다. 따라서 이런 당뇨인들에게 rtCGM은 그 자체로 당화혈색소와 저혈당 감소 효과를 가지기는 하지만 착용 자체만으로는 그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에 교육이 동반될 때만 근본 목표인 저혈당 없는 안정적인 혈당을 만들 수 있다. 그 중 isCGM인 리브레는 낮 동안에만 저혈당을 예방해 줄 수 있어 야간 저혈당이나 고혈당 감소를 위해 교육이 더 절실하다. 교육의 목표는 스스로가 인슐린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일상 생활속에서 안정적인 혈당을 스스로가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때 반드시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CGM의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그에 대한 교육 책자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으며, 8월 1일부터 CGM 교육 급여가 이루어지기에 앞으로 교육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당뇨인들의 혈당이 더욱더 개선되기를 바란다.
CGM과 연동된 인슐린펌프의 중요성 - 진상만 교수
■ CGM과 연동된 인슐린펌프는 무엇이 좋은가? 요즘 반 자율 주행이 탑재된 전기차를 국내외 업체에서 국내에도 출시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록 이런 차를 타더라도 복잡한 시내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노력으로 운전을 하지만, 그래도 여러 방면에서 더 나은 편의성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고속도로에서 장기간 운전을 할 때이다. 하루 몇 시간을 한번에 운전하면 녹초가 되던 것이, 반 자율 주행을 이용하면 피로감이 현격히 줄어든다.
CGM과 연동된 인슐린 펌프는 어느 날은 극심한 야간 고혈당이, 어느 날은 새벽에 생명을 위협하는 저혈당이 나타나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러한 반 자율 주행이 탑재된 전기차에 비유할 수 있는 이득을 제공한다. 연속혈당측정과 연동된 인슐린 펌프 중 가장 최근의 형태는 야간과 공복 시의 인슐린 주입을 완전히 자동화한 자동 인슐린 주입 (Automated Insulin Delivery, AID) 인데, 식사 전후의 혈당 조절은 식전 볼러스 주입을 위한 탄수화물 계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하이브리드 폐회로 (hybrid closed-loop)’이라고도 한다.
이는 복잡한 시내 운전을 할 때와 같이, 현대의 초속효성 인슐린으로도 따라 잡기가 어려운 정도의 급격한 혈당 변화를 보이는 식사 전후의 혈당 조절에는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식사를 하지 않는 야간에는 마치 반 자율 주행 전기차를 타고 고속도로 운전을 할 때 같이, 기본적인 생활 관리만 잘 되어 있다면 인간의 개입 없는 완전 자동화된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극심한 야간 혈당의 변동을 보이던 1형 당뇨병 환자도 매일 아침을 저혈당 없이 정상 혈당으로 일어나는 경험이 가능해진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는데, 자동 인슐린 주입 (AID)을 사용한 혈당 조절도 주간에는 완전히 자동화된 것이 아니라, 다른 인슐린 펌프처럼 볼러스 계산기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Type 1 Diabetes Exchange Registry 2016-2018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1형 당뇨병 환자의 63%에서 인슐린 펌프가 사용되고 있으나 (Diabetes Technol Ther. 2019, 21:66-72), 국내에서는 1형 당뇨병 자체의 수도 적을뿐만 아니라 전체 1형 당뇨병 환자의 5% 미만에서만 인슐린 펌프가 사용되고 있어 (J Diabetes Investig. 2018, 9:549-57), 이 볼러스 계산기를 이용해 본 환자나 의료진이 극히 드물다. 그래서 국내에서 자동 인슐린 주입을 시작하려면 먼저 볼러스 계산기의 원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형 당뇨병 혹은 인슐린 분비가 심하게 감소된 2형 당뇨병의 경우, 식사 전에 초속효성 인슐린을 최선을 다해 조절해 맞아도 어느 때는 식후의 심한 고혈당이, 어느 때는 예상치 못한 저혈당이 번갈아 오기 쉽다. 이는 식사 중의 탄수화물의 양과 인슐린의 양이 서로 잘 맞지 않았을 때, 혹은 이전 식사 때 맞은 인슐린의 작용이 아직 남아 있어 예상과 인슐린의 작용이 틀려졌을 때, 식사 전에 이미 혈당이 높게 나왔으나 적절하게 교정 용량을 더해 사용하지 않았을 때 등 여러가지 이유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볼러스 계산기 사용 시 탄수화물 계수(=인슐린 대 탄수화물 비), 교정계수(=인슐린 민감도 지수), 활성 인슐린 시간 등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섭취할 탄수화물의 양을 추정해 입력 하는 것만으로 인슐린 펌프가 최적의 식전 볼러스 용량을 계산해 준다. 따라서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알고리듬 시작 이전에도, 이 볼러스 계산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다회 인슐린 주사 대비 일정 수준의 혈당 조절 개선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경우, 연속혈당측정으로 평가한 목표 범위내 시간 (time in range, TIR)이 불과 46.9%였던 환자군에서도 수동 모드의 인슐린 펌프 적용 시 목표 범위내 시간 (time in range, TIR)이 불과 56.3%로 증가하고, 자동 모드에서는 71.9%를 달성하는 결과가 보고된 바가 있다.
■ 국내에서 CGM과 연동된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기 위해 넘어야 할 장벽은?
1) 인슐린 펌프 지원 기준 가격의 불합리성: 반 자율 주행 전기차가 출시되었는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가격은 0원으로 평가한다?
인슐린 펌프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시작된 지 2년이 되고 있으나, 일반적인 의료기기의 지원 시스템이 아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복지 차원으로 관련 기기의 원가를 매긴 후 소모품을 90%, 기기는 70%를 ‘요양비’ 시스템으로 지원하고 있다. 현재 인슐린 펌프의 요양비 지원 기준은 5년 기준 170만원이며, 이 기준 금액의 70%를 요양비 체계로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이 170만원이라는 액수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0으로 계산해 연속혈당측정과의 연동이나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소프트웨어가 없는 단순 인슐린 펌프의 원가를 산정한 가격임에도, 연속혈당측정 기기와 연동되는 펌프나 자동 인슐린 주입 알고리듬이 탑재된 펌프의 구매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슐린 펌프의 요양비 지원 기준은 5년 기준 170만원만 인정하지만 실제 최신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공췌장 기기)나 패치 펌프의 비용은 기준가 170만원 보다 3-8배 이상 높다. 즉 대표적인 제품들의 경우 요양비 지원을 받아도 5년간 약 2000만원 (1개월에 약 33만원)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2) 의료진의 교육이 필수적이나 사실 상 무료 봉사와 헌신에만 의존하는 문제
인슐린 펌프를 제대로 시작하려면 탄수화물 계수 계산 등 통상적인 진료와 당뇨교육의 수준을 현저히 넘어서는 수준의 지식이 반드시 요구되나 (의사, 영양사, 당뇨전문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 교육팀이 필요), 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전무한 실정으로, 사실 상 무료 봉사와 헌신을 각오하지 않으면 이러한 기기의 교육을 하는 의료진이 나올 수가 없다. 더욱이 현재 국내 1형 당뇨병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저혈당으로 인한 의식 저하 및 그에 따른 응급실 방문 및 입원/사망, 실명, 신기능 소실로 인한 투석과 신장 이식, 협심증, 뇌졸중의 발생 등 합병증의 발생률이 아주 높은 수준이다. 치료 난이도는 물론 의료 비용 발생도 중증 난치성 질환에 합당하다. 따라서 보험급여를 제외한 본인부담 의료비가 매우 높은 췌도부전을 동반한 당뇨병이 중증 난치성 질환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체계화된 교육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게 해야 한다.
■ CGM과 연동된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고자 하는 환자 및 의료진을 위한 대한당뇨병학회의 교육 자료 개발 현황은?
올해 초 삼성서울병원 당뇨병센터에서 펴낸 ‘자동 인슐린 주입 펌프의 시작 (도서출판 마루)’ 책자를 기반으로, 대한당뇨병학회 환자관리위원회는 CGM과 연동된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슐린 펌프를 시작하려는 환자 및 의료진이 참고할 수 있는 교육 책자 및 유튜브 동영상 자료를 개발 중이다. 이미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슐린 펌프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지식인 연속혈당측정을 이용한 다회 인슐린 주사의 조정 방법 및 인슐린 펌프의 개념/사용법에 대해서는 책자 (‘연속혈당측정을 이용한 혈당 조절 길잡이’)를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고, 동영상을 아래의 QR code로 둘러볼 수 있다. 이 내용과 함께 새로 개발 중인 교육 자료들을 통해 국내의 열악한 현실에서도 CGM과 연동된 자동 인슐린 주입 (AID) 인슐린 펌프를 사용한 치료를 시도하고자 하는 헌신적인 의료진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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