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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관절염 환자의 신경병증성 통증 이해와 치료(20201017)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4차 국제학술대회 런천심포지엄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20/11/09 [14:42]

골 관절염 환자의 신경병증성 통증 이해와 치료(20201017)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4차 국제학술대회 런천심포지엄

후생신보 | 입력 : 2020/11/09 [14:42]

 

 

지난 10월 17일 개최된 대한정형외과학회 제64차 국제학술대회 런천심포지엄에서 'TKA 이후의 지속성 통증 치료'에 대한 고인준 교수(가톨릭의대)의 발표 내용을 요약정리해 게재한다.

 

 

TKA 이후의 지속성 통증 치료

 

TKA(total knee arthroplasty; 슬관절치환술) 이후에 발생하는 지속성 통증(persistent pain)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경과는 어떠한지, 효과적인 치료법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을 중심으로 차례로 살펴보겠다.

▲ 연자 고인준 교수(가톨릭의대)


TKA에 의한 지속성 통증의 이해 

TKA는 무릎 관절염에 의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키며, 관절 변형을 교정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술로 평가되고 있다.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우리나라에서도 TKA는 크게 증가하였다(Clin Orthop Relat Res, 2013). 최근에는 컴퓨터를 비롯한 첨단 시술 기구 등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관절의 기능 회복과 기능 유지 효과도 많이 향상되었다. 사실 1980년 대 이후부터 TKA가 꾸준히 시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TKA 이후 지속성 통증이 남는 비율은 대략 20% 정도에서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 수술이 잘 되었고 수술 부위 감염도 없지만 환자가 수술 후 계속 통증을 호소하면 의사도 상당히 치료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통증은 크게 통각수용성 통증(nociceptive pain)과 신경병증성 통증(neuropathic pain)으로 나눌 수 있다. 통각수용성 통증은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이 소실되면 통증도 없어진다. 반면, 신경병증성 통증은 체성신경계(somatosensory nervous system)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통증이며, 말초와 중추의 감작(sensitization)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을 이해하는 데에는 ‘감작’의 개념이 중요하다. 감작은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신경의 반응이 폭증하는 상태를 말하며,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은 통각 수용기(nociceptor)의 역치가 낮아지면서 반응이 증폭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은 중추 신경계로의 자극의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억제성 하행 경로(descending pathway)와 흥분성 상행 경로(ascending pathway)의 상호 작용이 깨지는 등의 이유로 통증을 느낄만한 자극이 아닌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거나 정상인 보다 강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일종의 지속적인 중추 신경계의 흥분 상태로 볼 수 있다.

 

말초의 자극은 척수를 거쳐 대뇌에 전달된다. 이와 동시에 억제성 하행 경로를 따라서 자극 전달이 억제되어야 하는데, 어떤 이유에서 인지 억제성 하행 경로가 균형을 잃고 흥분 쪽으로 기울면 중추 신경계가 지속적으로 흥분 상태에 놓이게 되어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이와 같은 중추 감작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그 유형은 불쾌한 이상 감각(dysesthesia), 불쾌한 이상 감각(paresthesia), 이질통(allodynia), 통각 과민(hyperalgesia) 등이 있다. 찌르는 듯한,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전기가 통하는 듯한 감각 등 어찌 보면 통증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이상 감각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외래 진료 시 신경병증성 통증을 평가하기 위해 환자 설문지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 주로 활용하는 설문지는 CSS(central sensitization syndrome) 증상을 평가하는 CSI(Central Sensitization Inventory), 신경병증성 통증을 평가하는 PD-Q(PainDETECT questionnaire), DN4, S-LANSS 등이 있다. 이들 설문지 작성에는 대략 5분 정도 소요되므로 외래에서 비교적 쉽게 평가할 수 있다. CSI는 25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늘 피곤하다, 근육이 경직되어 있고 아프다, 전신적인 통증이 있다 등 다양한 증상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다. 각 질문마다 0점(전혀 아니다)부터 4점(항상 그렇다)까지 평가하여, 총점이 40점 이상이면 중추 감작이 있다고 간주한다. 신경병증성 통증을 직접 평가하기 위한 PD-Q의 질문은 약간 다르다. 찌르는 듯한 통증, 개미가 기어 다니는 듯한 느낌 등의 증상에 대해 환자가 평가하고, 총점이 19점 이상이면 신경병증성 통증이 있다고 진단한다. 최근에는 자극을 주면서 뇌 MRI를 촬영하는 functional brain MRI도 활용되고 있다. 

 

TKA 환자의 중추 감작과 그 경과 

TKA 환자의 중추 감작 유병률은 어느 정도일까?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20~30%는 TKA 전부터 이미 중추 감작 상태에 있다고 한다. 이런 환자들은 TKA 이후 3개월 동안 더 심한 통증을 느끼고, 더 많은 진통제 투여가 필요하였고, 통증 때문에 치료 결과에 대한 불만도 역시 높았다(Kim et al, 2015). 제 연구실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중추 감작이 있는 환자는 TKA 이후 수술 부위 합병증(wound complication) 발생률이 중추 감작이 없는 환자에 비해 10배 이상 높았다(28.6% vs 2.7%, p<0.01)(Kim, Koh & In, 2018).

 

TKA 환자들의 중추 감작의 경과는 어떠한지 살펴보자. TKA 이후 통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말초에서 통증의 원인이 있었기 때문이라 가정할 때 TKA로 이와 같은 통증의 원인이 완전히 해결된다면 과연 중추 감작은 어떻게 될까? 이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를 알아 보기 위해 TKA 2년 후 CSI를 다시 측정하여 수술 전 결과와 비교해 보았다. 또한 CSI 점수가 높은 환자들의 임상 경과는 어떠한지도 평가하였다(J Arthroplasty, 2020). 연구에 등록된 피험자는 222명이었으며, CSI와 더불어 통증 및 관절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하였다. 연구 결과, TKA 전후 피험자들의 중추 감작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험자의 70%는 중추 감작이 없는 상태로 남아 있었고, 23%는 중추 감작 상태가 계속 유지되었으며 나머지 7%만 약간의 변동이 있었다. 따라서 말초에서의 통증의 원인이 제거되더라도 중추 감작은 크게 달라지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 [그림 1] TKA 전후 중추 감작 변화

 

임상적 경과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중추 감작 환자에서도 통증은 어느 정도 완화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관절의 기능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WOMAC score 역시 감소하였다. TKA에 대한 만족도는 중추 감작이 있는 환자가 더 불량하였고, 환자 만족도에 대한 다변량 선형 회귀 분석(multivariate linear regression) 결과, 수술 전 CSI가 높은 환자일수록 2년 후 환자 만족도가 낮았다. 

이 연구에서 보듯이 말초에서의 통증 원인이 제거되더라도 중추 감작은 계속 유지되며, 중추 감작 환자들의 수술 후 예후는 중추 감작이 없는 환자에 비해 다소 불량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수술 전 중추 감작은 TKA 이후 환자 불만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 환자 상담 과정에서 환자의 중추 감작에 대해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신경병증성 통증의 치료 

신경병증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다각적인 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비약물 요법으로는 통증에 대한 환자 교육, 인지-행동 요법(cognitive-behavioral therapy), 스트레스 완화 요법, 운동 요법, TENS나 도수 치료 등이 있다. 약물 요법은 SNRI, pregabalin/gabapentin, NMDA blocker, tramadol, tapentadol 등이 있다. 신경병증성 통증 발생 과정에서 억제성 하행 경로를 강화시키는 약물이 SNRI이며, GABA system에 작용하는 약물은 gabapentin과 pregabalin이 있다.NMDA antagonist로는 ketamine이 있다. 이 중에서 SNRI의 일종인 duloxetine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Duloxetine은 본래 항우울제로 개발되었으나 이 약이 억제성 하행 경로를 강화시키는 작용이 있고, 만성 무릎 골 관절염 환자의 통증 조절에도 효과적이라고 보고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duloxetine이 TKA 이후 통증 조절에도 효과적인지 평가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대부분의 연구에서 통증 감소 효과는 뚜렷하지 않지만 opioid 필요량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된다고 제시하였다. 이론적으로 보면 이 약은 중추 감작 환자에서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었다. 따라서 TKA 환자 중 중추 감작이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연구가 고안되었다. 수술 전 중추 감작 여부를 확인하고 중추 감작이 확인된 환자를 대상으로 TKA 이후 duloxetine 투여 여부에 따른 통증 조절 효과를 평가한 RCT 연구를 살펴보자(JBJS Am, 2019). 이 연구에 따르면 duloxetine 투여 2주 후부터 유의한 통증 감소 효과가 나타났고, 회복의 질을 평가하기 위한 emotional functioning 및 physical functioning 모두 duloxetine 투여군이 우수하였다. [그림 2]

▲ [그림 2] 중추 감작 TKA 환자에서 duloxetine의 우수한 통증 개선 효과


따라서 중추 감작 환자에서 duloxetine은 TKA 이후 특별한 이상 반응 없이 회복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단, duloxetine과 같은 SNRI을 투여할 때에는 항상 serotonin toxicity를 주의해야 한다. 빈도는 매우 낮지만 사망 사례도 보고되어 있다. Serotonin toxicity를 보이는 환자는 바이탈이 불안정하면서 심한 떨림과 함께 불안, 초조 증상을 보인다. 만약 환자가 serotonin에 관여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 상태라면 즉시 투여를 중단해야 한다. Duloxetine을 비롯한 SNRI 역시 serotonin syndrome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MAO inhibitor와 절대 병용 투여해서는 안 된다. MAO inhibitor는 serotonin의 대사 자체를 억제하기 때문에 duloxetine과 함께 투여하면 serotonin 농도가 정상치의 10배 이상 증가한다. 이 외에도 오심, 구토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약물과 함께 투여할 때에도 주의해야 한다. 

 

결론 및 요약

신경병증성 통증은 TKA 이후 지속성 통증의 위험 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TKA 이전부터 중추 감작되어 있으며, 수술 후에도 중추 감작은 그대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기부터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Duloxetine은 중추 감작이 있는 TKA 환자의 수술 후 통증 조절에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다. 단, serotonin syndrome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수술 전 생각보다 많은 환자들이 이미 중추 감작되어 있음을 알고 있어야 하며, 이를 잘 스크리닝하여 이 환자들에게 필요한 적절한 치료를 하면 수술 후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글_고인준 교수

 

▲ 좌장 하철원 교수(성균관의대)



< Q & A > 

Q : duloxetine 투여 시 serotonin syndrome은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가?

 

고인준 교수 : SNRI는 본래 통증 조절을 목적으로 개발된 약물이 아니라 정신과 약물이다. 정신과에서 우울증 치료 목적으로 쓰는 용량과 근골격계 통증 조절을 위한 용량은 차이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Duloxetine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용량은 60mg인데, 실제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투여해 보면 우리나라 환자 중 이 용량을 견디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30mg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반응이 충분치 않은 환자에게 증량을 고려할 수 있다. Serotonin syndrome은 serotonin 농도가 급증했을 때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급성 증상이므로 만성적으로 지속되지 않는다. 골 관절염 환자의 통증 조절을 위해서는 duloxetine 30mg가 적절하고, 통증이 잘 조절되지 않을 때 60mg까지 증량이 가능하나 60mg 이상으로 증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다른 정신과 약물을 복용 중이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Q : serotonin syndrome의 구체적인 증상은 어떠한가?

 

고인준 교수 : 파킨슨 환자를 수술한 뒤 경험한 적이 있었다. 환자가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서 아주 심한 진전이 발생하여 바이탈이 떨어진 상태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확인해 보니 이 환자는 MAO inhibitor를 복용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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