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희 간호 부장 “고맙고 고마웠다”
순천향대 부천병원서 39년 근무 마치고 1일 정년퇴임
“간호사, 최고 직업…다시 태어나도 간호사이고 싶다”
문영중 기자 기사입력  2017/09/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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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신보】45세 정년, ‘사오정’이라는 ‘우픈’ 이야기가 유령처럼 떠도는 우리 사회. 사오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한 창 일할 나이에 회사를 떠나는 직장인들의 비애가 고스란히 담긴 사오정 시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황태희 간호사<사진>가 그런 경우다. 39년, 아닌 정확히 38년 하고 5개월을 간호사로 근무한 황태희 씨는 지난 1일 후배들의 힘찬 박수를 받으며 정년, 퇴임했다. 퇴임 전까지, 7년 5개월 동안은 간호 부장으로 근무하며 874명에 달하는 간호사들의 ‘최고’ 리더로 활동했다. 사오정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는 우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축복받은 삶을 살아온 모습이다.

황태희 전 간호 부장은 퇴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서운함과 뿌듯함이 동시에 교차했다”고 밝히고 “정년 보장받는 일 거의 없는데 정년 마칠지 몰랐다”며 뿌듯한 감정을 숨지지 않았다.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산하 4개 병원에서 정년을, 그것도 간호 부장으로 마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빅4, 또는 빅5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동안 간호 부장 대부분은 원장단과 운명을 같이 했다. 원장단이 새롭게 꾸려지면 간호 부장 역시 교체됐던 것. 하지만 황태희 간호 부장은 예외였다. 현 병원장의 배려로 간호 부장으로서 정년을 마칠 수 있었던 것.
이 때문에 “사측 입장만을 대변해서 그랬다”는 비아냥섞인 비판도 없지 않았다. 이를 의식한 듯 황 전 간호 부장은 “저를 향한 불편한 시선 있었던 것 안다”면서도 “늘 긍정적 마인드로 생활해 온 결과 행복한 정년이 가능했다”고 자평했다.

간호사간 또는 노조 등 다양한 문제로 많은 어려움 많았다. 하지만 해결책은 늘 ‘서번스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서 찾았다. 아랫사람을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발전과 성장을 도우면서 그들 스스로가 조직의 목표 달성을 돕도록 해 이끌어 왔다는 설명. 그는 “누구에게도 오픈할 수 없는 일로 인해 외롭고 괴로운 적 많았다”며 “반대 의견도 끌어안고 가려고 했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 있어 아쉬웠다”고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달 중순부터 75일, 두 달 반 동안의 짧지 않은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그.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출근해야 할 것 같아 이상하고 아직 실감이 안 난다”며 “이같은 공허함을 없애기 위해 긴 여행을 준비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간호사로 살겠다”며 “간호사 보람되고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최고의 직업”이라고 말했다. 환자와 함께 있을 때가 가장 좋았고 질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의사와는 달리 환자의 가정사까지 함께할 수 있어 진정 행복했다는 것.

그의 제2의 인생은 교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그는 순천향대학교, 서울여자간호대학교, 안산대학교 간호학과 등에서 강의 한 바 있다. 그는 “내년부터는 다른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서너 곳의 대학에서 시간 강사 제안이 들어 왔다”고 확인해 줬다.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시간 내 틈틈이 독서, 영화 등 취미생활도 할 계획이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그 이면에 있는 행복, 만족을 끌어내는 긍정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는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생각, 행동해야 결과도 만족스럽고 조직도 발전할 수 있다”며 후배 간호사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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