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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30)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6/12/05 [09:24]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30)

후생신보 | 입력 : 2016/12/05 [09:24]

심실빈맥(3)

 

단형 심실빈맥

단형(單形) 심실빈맥(monomorphic VT)은 심실빈맥 시 QRS파의 모양이 모두 동일하다는 뜻이다. 심실의 어느 한 곳에서 비정상적인 전기를 만들어 내고 있으므로 QRS파의 모양이 하나이다. 반면에 심실의 여러 곳에서 불규칙하게 비정상적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면 QRS파의 모양이 여럿이고 따라서 다형(多形) 심실빈맥(polymorphic VT)이라고 한다.


아래의 그림은 12유도 심전도로서,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가며 I, II, III, aVR, aVL, aVF, V1-6의 순서로 나타나 보인다. 심전도의 오른편은 정상 심전도 즉 정상 동조율(normal sinus rhythm)을 나타낸다. 그러나 그림의 전반부는 심실빈맥이다. 심전도의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림의 전반 1/3과 후반 2/3가 전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심실빈맥이 지속되다 저절로 정상리듬으로 회복되는 모양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심실빈맥이 발생하면 환자는 가슴이 심하게 두근대며 혈압이 떨어져 어지럽기도 하며 숨이 찰 수도 있다. 이 경우는 다행히 심장에 다른 기질적, 구조적 이상이 없이 발생한 심실빈맥이라 그래도 잘 견디지만 만일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있어 수축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이런 심실빈맥이 발생한다면 증상이 훨씬 심할 뿐 아니라 심실세동으로 변해 급성 심정지(sudden cardiac arrest)가 발생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이 환자는 심실빈맥 중 예후가 좋은, 정상심장에서 발생하는 우심실 유출로 심실빈맥(right ventricular outflow tract ventricular tachycardia, RVOT VT)으로서 전극도자절제술로 잘 치료되었다.
전극도자절제술은 몇 가지 부정맥에서 치료효과가 우수한데 발작성 심실상성빈맥(PSVT), 심방조동, 정상 심장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 발작성 심방세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단형 심실빈맥이 오는 경우로는 이 증례처럼 심장의 이상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도 있지만 기질적 혹은 구조적 심질환과 관련되어 오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심근경색증의 후유증으로 심장근육에 구조적 이상이 고착되면 이로 인해 전기의 흐름이 왜곡되고 회귀(reentry)가 생겨 발생하는 심실빈맥이다.


심실근육이 섬유화되며 생긴 회귀회로가 여럿이라 여러 모양의 단형 심실빈맥이 보이기도 하며 전기생리학 검사에서 유발되기도 한다. 빈맥의 발생을 예방하는 항부정맥 약물은 효과도 크지 않고 더구나 CAST 연구에서 나타난 대로 장기간에 걸쳐 사망의 증가가 있으므로 선택되지 않는다.


전극도자절제술로 회귀회로를 차단해 빈맥발생과 유지를 치료하는 시도가 있지만 썩 성공적이지는 않다. 회귀회로가 여럿이라 하나를 차단해도 다른 곳에서 생겨나는 두더지 굴 효과로 인한다.
심근경색증이나 다른 구조적 심질환과 관련되어 발생하는 심실빈맥은 심장사의 위험이 있어 ICD 적응증이 된다. ICD는 급성 심장사의 예방과 더불어 장기 사망감소효과가 밝혀져 있다.


다형 심실빈맥은 심실 내의 여러 곳에서 비정상적인 전기형성으로 인해 생긴다. ‘다형’은 심실빈맥 시 QRS의 모양이 매번 다르다는 의미이다. 단형 심실빈맥은 매 QRS 모양이 같다. 다만 이번 빈맥 시 QRS의 모양과 이전의 빈맥 시 QRS 모양은 다를 수 있다. 다형 심실빈맥은 단형보다 훨씬 위험하다. 심실세동에 한발 더 가까이 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현명하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 게재되었습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성바오로병원)

 

대한심장학회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고 그 외에 ‘심장부정맥 진단과 치료’ 등 여러 공저가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19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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