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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비급여 개선 정책, 국민에게 과연 좋을까?

관리자 | 기사입력 2014/02/20 [09:51]

3대 비급여 개선 정책, 국민에게 과연 좋을까?

관리자 | 입력 : 2014/02/20 [09:51]
▲ 박종훈 교수(고려의대)    
정부는 국민 의료비 부담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는 3대 비급여를 개선하겠다고 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간병은 현재도 비급여로 지원하는 것은 아니니까 실제 개선되는 비급여 제도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두 가지라 할 수 있다.
 
현재의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4대 중증 질환의 보장성 강화를 이야기 했을 때도 의료 현장에서는 과연 저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가능한 일일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적이 있는데 이번 비급여 개선안은 사실 그에 못지않은 통 큰 한방이라고 할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비 재정이 그리 녹녹치 않을 텐데 무슨 재원으로 그렇게 한다는 것일까 생각하다보면 결국 또 의료계만 죽어나게 생겼구나 하는 우려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의료계의 희생을 통해서라도 온 국민이 행복하고 올바른 의료제도로 정착이 된다면 할 말이 없는데 가만 생각해 볼수록 그럴 것 같지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모 공공 의료기관이 있다. 그 기관은 입원 대기 환자가 많은 것이 늘 문제였다. 정부를 원망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병상을 증축하자는 것이었다.
 
너무도 당연한 해답이다. 그런데 그 기관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게 된다. 즉 공공 병원이라 그런지 동일 질병에서 평균 입원 기간이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월등히 긴 것이다.
 
평균 다른 기관의 1.5배 정도가 된다. 간단히 생각해봐도 그 병원의 입원 정책을 다른 의료기관처럼만 한다면 상당한 수의 입원 대기 환자를 줄일 수 있고 병실을 증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안하고 증축을 했다. 왜냐고? 공공 의료 기관인데 누가 신경이나 쓸까? 어차피 의료진도 내 돈도 아닌데 성가시게 환자들과 민원 만들면서 조기 퇴원을 종용할 까닭이 없을 것이다.
 
자 그러면 증축해서 입원 대기가 해소 되었을까? 글쎄. 기대했던 것처럼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병실 여유가 생기니 입원 기간은 더욱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언젠가 이런 처방이 결국 경영 부실의 주범이 될 것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우리나라는 절대로 입원 병실이 부족한 국가가 아니다. 아니 오래 전에 이미 OECD 국가 평균의 두 배를 훨씬 넘겼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현재의 급여대상 병실 수자만 해도 다른 나라 전체 병실수와 웃돈다. 그런데 병실이 모자라서 난리고 울며 겨자 먹기로 비급여에 해당하는 상급병실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니 상급병실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없는 살림에 이것 까지 정부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병실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입원 문화가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해도 듣는 사람이 없다. 불필요하게 입원해 있는 환자가 엄청난데 제대로만 입원 관리하면 될 일을 판을 더 키워주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서 나온 아이디어인가? 우리나라 의료의 고질적인 문제는 무엇일까? 의사들은 저수가 정책이라고 말한다. 내 생각에는 저수가 정책도 문제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통제되지 않는 있으나 마나한 의료전달체계와 방만한 입원 문화라고 할 것 같다.
 
국민 누구나 원하는 최고 수준의 병원에 갈 수 있다. 동네 병원에서 치료 할 수 있는 질병도 3차 상급병원에서 치료 받는데 전혀 문제가 안 된다. 미국의 환자가 유난히 참을성이 많아서 우리나라 환자들보다 입원 기간이 짧을까? 사회주의 의료를 시행하는 나라에서도, 심지어 자유 시장 체제의 미국서도 이런 전달체계와 이런 식의 병실 운영은 있을 수 없다. 전 세계에 이런 나라는 없다.
 
이렇게 비효율적인 의료 전달 체계를 그대로 둔 채로 국민들의 소원풀이 식으로 정책이 흘러가고 있다. 이제는 그 마나 함부로 대형병원 가는 것이 꺼림칙하던 상급병실제, 선택진료제라는 규제의 빗장마저 완전히 풀렸다. 이렇게 좋은 나라가 있을까? 입원 치료는 방만하고 환자는 원하면 어디든 갈 수 있다.
 
과연 국민에게 좋을까? 효율적이지 않은 의료비 지출은 어디선가 꼭 필요한 곳에서 사용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수가가 문제라고 악악대는 의료계에는 그렇게 인색한데 결국 국민에게도 좋을 리가 없는 정책은 턱턱 호기 있게 내놓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접근은 왜 이 나라에서는 안 되는 것일까?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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