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으로 낫지 않는 역류성식도염은, “정밀 진단을…”고려대 안암병원, 국내 최초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 전문센터’ 개소…체계적 진단․치료 시동
【후생신보】가슴 쓰림과 신물 역류로 수년째 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역류성 식도염이 아닌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6개월 이상 표준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체계적 진단과 수술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 전문센터(센터장 박성수, 위장관외과, 사진)를 개소, 본격적인 진료에 들어갔다., 그동안 국내 의료 환경에서 부족했던 위식도역류질환 정밀 진단부터 수술, 장기 관리까지의 통합 진료체계를 구축, 난치성 환자들의 치료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목표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산이 반복적으로 식도로 역류하면서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국내 인구의 약 7~10%가 경험하는 흔한 만성 소화기 질환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관련 환자 수는 최근 수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위산분비억제제 중심의 약물치료가 표준으로 사용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증상 개선을 보이지 않는 환자가 약 10~20%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는 PPI 제제의 경우 에스오메프졸, P-CAB 제제의 경우 테고프라잔이 있다.
문제는 이들 난치성 환자 중 상당수가 하부식도괄약근 기능 저하, 식도 운동 장애, 열공 탈장과 같은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위산이 아닌 비산성 또는 혼합 역류가 증상의 주된 원인인 경우도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이러한 환자들이 약을 바꿔가며 장기간 복용하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일부는 민간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거나, 증상 완화를 위해 식사량을 과도하게 줄이는 등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기도 한다.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치료가 듣지 않는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다. 내시경 검사만으로는 점막 손상이 없는 기능적 역류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24시간 식도 산도·임피던스 검사와 고해상도 식도내압검사 같은 정밀 기능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실제 역류 여부와 양상, 위산 역류인지 비산성 역류인지, 구조적 문제나 기능적 이상이 동반돼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다.
실제로 정밀검사를 시행하면 난치성으로 의심됐던 환자 중 약 30%에서는 객관적인 검사에서 병적인 위식도역류가 확인되지 않아 최종적으로 위식도역류질환이 배제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불필요한 항역류 약물치료를 중단하고 다른 원인에 대한 치료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필요한 항역류 약물 치료 대신 다른 원인에 의한 치료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항역류수술은 표준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정밀검사에서 병적인 역류가 객관적으로 확인된 환자에게 적용되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치료 옵션이다. 서양에서는 매우 일반적이지만 국내서는 낯선 수술로 통한다.
박성수 센터장은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수술 효과 좋다. 몰라서 수술 않는 있는 경우가 많다”며 “서양 환자가 수술을 받기 위해 저에게 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복강경으로 진행되는 항역류수술 소요 시간은 1시간 이내고 짧다. 검사를 위한 입원은 필요하다. 합병증은 거의 없고 이틀이면 퇴원 가능하다. 건강보험급여도 적용되고 있다.
박성수 센터장이 지금까지 진행한 항역류수술 건수는 지난 10년 동안 500케이스 정도다. 수술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안암병원을 비롯해 중앙대병원, 인천성모병원에서도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난치성 환자라고 해서 모두 수술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수술의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는 난치성 환자 중 약 10~20% 수준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전 엄격한 환자 선별과 충분한 사전 평가가 필수적이다.
정확한 원인 평가 없이 약물치료만 반복하다 보면, 실제로는 구조적 문제를 가진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식도 점막 손상이 지속되거나 협착, 출혈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할 여지도 있다. 표준약물치료 시행 6개월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밀검사가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연령에 따라서도 치료 접근이 달라진다. 젊고 사회활동이 활발한 환자의 경우 불규칙한 식사와 회식 등으로 생활습관 교정이 쉽지 않아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에 한계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고령 환자에서는 식도열공탈장과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약물치료 외의 치료 전략이 필요한 상황도 발생한다.
그동안 국내 의료 환경에서는 정밀 진단, 치료 전략 수립, 수술, 치료 이후 장기 관리까지를 하나의 흐름으로 담당하는 전담 진료체계가 부족했다. 이로 인해 난치성 환자들이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진료를 경험하는 구조가 형성돼 왔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국내 최초로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 전문센터를 개소한 배경이다.
센터는 증상 중심 진료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검사 결과를 치료의 출발점으로 삼고, 진단부터 치료, 수술 전후 관리까지 일관된 진료 흐름을 구축했다. 위장관외과 의료진을 중심으로 환자의 병태생리에 기반한 맞춤 치료를 통해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또한 센터는 반복적인 약물치료로 해결되지 않았던 환자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관리해, 향후 보다 정교한 치료 기준을 마련하고 임상 연구와 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성수 센터장은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은 약을 바꿔보는 문제를 넘어, 정확한 진단과 엄격한 환자 선별, 치료 이후 장기 관리까지 하나의 체계로 접근해야 하는 질환"이라며 "반복적인 치료 실패로 어려움을 겪어 온 환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최종 진료 창구가 되는 것이 전문센터의 목표"라고 말했다.
일차 의료기관에서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보다 이른 시점에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진료 흐름이 정립된다면, 비효율적인 진료 구조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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