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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의료교육: 인공지능을 어떻게 의료에 올바로 활용할 수 있을까? ②

2024년9월20일(금)

후생신보 admin@whosaeng.com | 기사입력 2024/11/27 [09:25]

인공지능과 의료교육: 인공지능을 어떻게 의료에 올바로 활용할 수 있을까? ②

2024년9월20일(금)

후생신보 | 입력 : 2024/11/27 [09:25]



1. 순환기내과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강시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2. 신경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 (최호진 교수,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3. 일차의료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오범조 교수, 보라매병원) 

  

 

3. 일차의료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 오범조 교수

 

▲ 오범조 교수, 보라매병원

 

인공지능이 의료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사례를 말씀 드리고자 한다. 가정의학과를 찾아 오는 환자들은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만성 질환에 대한 자료들을 다루다 보면, 특정 질환이 더 큰 병의 이환에 기여하는 위험도에 관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는 통계 방법들 너머로 머신 러닝이 등장하였고, 코로나 유행 시기 특정 질환이 코로나 중증도에 미치는 위험도는 비교해 보았다.

 

분석 결과, 고혈압,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이 1.5~2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치매 환자의 사망 위험은 78배나 높았다. 사실 대부분의 치매 환자는 여러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고령 환자이므로 치매 자체가 코로나 사망률을 높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편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상 데이터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의료 영역에서 인공지능은 영상 분석, 예측 모델링, 약물 개발, 개인화된 맞춤형 치료 등에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제가 근무하는 병원에는 많은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일부 환자는 산소 호흡기나 ECMO를 써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고 사망 환자도 백 여명 가량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코로나에 감염되었어도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내원했지만 급격히 악화되는 환자들의 특징을 분석해 보았다. 그래서 어떤 특징을 가진 환자들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지 예측하고 이를 위한 ECMO 장비 등을 비축할 수 있었다.

 

2012년 제가 발표했던 논문은 스마트폰으로 12주 간 체중을 관리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체중이 더 빠졌다는 내용이었다. 이 연구에서 스마트폰 이용 군의 체중은 2.5kg 감소하였고 종이에 써서 관리하는 군은 0.8kg 감소하였다. 사실은 환자가 시판 중인 비만 치료 약물 어떤 것을 복용하더라도 이 보다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크게 의미 없는 연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2012년 당시에는 꽤 이슈가 되었던 연구였다.

 

일차 의료에서 인공지능은 진료 보조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진단을 위한 여러 가지 변수를 해석하는 것이 사람의 몫이라면 영상의학과 인공지능은 의사가 영상을 판독할 때 놓칠 수 있는 병변을 짚어 줄 수 있다. 제가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미국에서 개발된 피부 질환 관련 앱이었다. 카메라로 환자의 피부 병변을 찍으면 어떤 질환일 가능성이 있는지 보여주었다. 간혹 아토피 피부염과 초기 단순 포진 또는 대상 포진을 감별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합병원에서 가지고 있는 다양한 피부 질환 사진 자료를 학습시켜 만든 인공지능이 피부 질환을 얼마나 정확하게 진단하는지 분석하여 발표된 사례도 있었다.

 

또한 일차 의료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의 식이 조절 등 비의료 건강 관리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팔에 부착하여 혈당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어떤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는지, 어떤 활동을 하면 혈당이 크게 저하되는지 환자가 파악하고 스스로 혈당을 잘 조절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의무 기록을 통합하려다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의무 기록을 작성하는 방식이 의사마다 너무 달라서 많은 반대에 부딪혔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특정 영역을 학습하여 중앙에서 저장하는 방식의 통합이 시도되고 있으며, 카카오, 네이버 모델 등이 있다. 추후에는 전자 의무기록을 자동으로 분석해서 초진 또는 재진 기록지도 작성해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분야는 종합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 중 자살 시도를 하는 환자 특성을 분석하고 학습하여 입원 환자에 적용시켜 보는 것이었다. 이 모델을 적용시켜 2주 이내에 자살 시도 우려가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 실제 자살 시도율을 분석해 보았는데, 약 70%나 되었다.

 

일차 의료에 인공지능 적용을 시도한 회사 중 대표적으로 Noom 코리아가 있다. 약 15년 전에 한국 법인이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다이어트 앱인줄 알았으나 이용자의 식단, 운동량, 생활습관 등의 정보를 알고리즘에 제공하고 다이어트에 대한 동기 부여 즉, 감성적인 측면은 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직접 담당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정신과 영역에서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여 불안 증상 등을 의미 있게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도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 활용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인공지능의 판단에 따라 치료를 했는데 환자가 잘못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이런 반론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인공지능이 진단 보조 역할을 하지만 최종적으로 진단을 내린 의사에게 어느 정도의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인공지능에 너무 의존하면 과대 진단(위양성) 또는 과소진단(위음성)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초기에는 흉부 X-선 사진에 있는 결절에 대한 모델이 대부분 r/o cancer로 판정 내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있었다. 지금은 이러한 한계가 많이 보완되었다.

 

인공지능 기술 활용을 위해서는 적절한 보안 등 환경이 구축되어야 하며 가장 중요한 점은 인공지능과 의사가 협업을 하더라도 주도권은 반드시 의사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성능이 좋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기대감과 우려감에 대한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제도의 보완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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