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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질병입니다.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진욱 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 교수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2/07 [16:33]

“비만은 질병입니다. 개인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인터뷰) 김진욱 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 교수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0/02/07 [16:33]

비만은 많은 현대인들이 고민하는 문제이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비만 유병률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만은 여러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실제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지는 비만 치료에 앞장서고 있는 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 김진욱 교수로부터 국내 비만치료 현황과 실제 비만 치료 경험, 치료제 등에 대해 들어본다.

 

▲ 김진욱 교수(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  © 후생신보

 

Q : 차움 건진센터 삼성분원(이하 건진센터)에 대해 소개해 주신다면?

 

건진센터는 2014년 11월 개설하였으며 건강증진을 위한 검진과 진료를 하는 기관이다. 건진센터는 ‘health check-up‘을 위해 목적으로 하고 있다. 종합검진을 위해 내원하는 분들이 많고 기업 검진도 많이 하고 있다. 본원 외래진료는 필요한 검사에 대한 예진과 이상소견에 대한 결과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정의학과, 내과 진료 및 여러 클리닉 진료프로그램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매년 정기 검진을 받는 분들도 있지만 갑자기 피로, 체중감소 등 증상이 있을 때 종합적으로 건강 검진을 원하는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은 다양한 검사를 통해 본인의 문제를 찾고 싶어 하신다. 이 때 여러 기능의학 검사들과 암과 비만 등에 대한 유전자 검사 등의 다양한 검사가 검진 목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다른 검진센터와 다른 장점이다. 건진 결과를 상담하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의 원인에 접근한다. 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검사를 시행하시는 분들이 많아 일반 외래 진료보다 원인을 찾는 데 좀 더 유리한 면이 있다. 

 

차움 건진센터에서는 비만클리닉 뿐 아니라, 만성피로, 영양, 해독, 항노화클리닉 등의 클리닉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스트레스 검사, 소변 유기산 검사, 모발 성분 분석검사, 식품면역반응검사 Total IgG, homocysteine이나 cortisol과 같이 부신 기능이나 염증, 면역에 대한 지표도 함께 검사하므로 만성 피로 클리닉이나 장누수증후군, 부신피로증후군, 여성뿐 아니라 남성갱년기 등 면역과 피로에 대한 파트도 접근하기가 쉬운 면이 있다. 

 

저는 원래 이전 병원들에서 주로 비만대사센터 등에 근무하며 비만환자 치료를 많이 했는데, 비만 치료는 일부 특정 환자들만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비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 실제로 진료했던 비만환자들이 만성피로, 수면장애, 호르몬 불균형, 장누수증후군 등의 기능의학적 검사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질환을 같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항노화학회, 대한약물영양의학회, 일차진료학회, 비만대사증후군연구회 등에서 여러 강의를 했었는데 강의 때마다 보여드리는 그림이 있다.

 

그림에서처럼 비만은 다양한 증상,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과가 되기도 하며 연관되어 있다. 대사증후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알콜성 지방간, 퇴행성관절염 등도 비만과 연관되어 있고, 수면 장애와 관련된 생체 시계 등이 비만과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

 

비만은 질병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WHO도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한비만학회 역시 국제학술대회(ICOMES)에서 ‘서울 선언’을 통해 비만은 질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비만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당뇨병의 경우, 합병증이 동반되면 관리하기가 까다롭다. 당뇨병 자체가 문제이기 보다는 심혈관 위험이 증가하고 이것이 사망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비만 유병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030년 OECD 회원국의 고도비만 유병률은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이는 체질량지수(BMI) 30Kg/m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비만 인구는 7억 7,000만 명에 이른다. 

 

이 사람들이 비만으로 인해 겪게 될 질병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의료 비용, 보호자들의 고통을 고려하면 비만으로 인한 부담이 상당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비만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스크리닝을 통해 비만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는 환자들을 선별하고 관리해야 한다.

건진센터에서는 심장 CT를 촬영해 심혈관질환 위험자들을 관리하고, 또한 심장 주변의 지방도 체크하기도 한다. 

 

Q : 환자 치료시 교수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환자들에게는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음식섭취와 습관부터 이야기 하고, 환자별로 비만의 원인과 동반증상들을 체크하여 환자 맞춤형 치료 디자인을 제안한다. 비만 치료 목표를 짧게 설정하고 최종 목표, 중간 목표, 지금 당장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제시한다. 또한 구체적인 다이어트 방식도 환자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가장 먼저, 본인이 섭취한 음식을 적어오도록 하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이 생각보다 자세하게 적어온다. 이 때 의사가 이를 꼼꼼하게 봐주지 않으면 환자들도 이후에는 열심히 써오지 않으므로 의사도 자세히 보고 어떤 음식은 줄이고, 어떤 영양소는 채울지를 상담한다.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한 적절한 식품을 권하고 필요하면 주사를 하기도 한다. 비만 환자들은 스스로 영양소를 과다 섭취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음식을 덜 먹으려고만 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필요한 식품은 안 먹고 해로운 식품은 과다 섭취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세 영양소 보충이 꼭 필요하다. 생화학적으로 에너지 대사 과정은 마그네슘이나 아연 등 여러 가지 조효소가 필요한데 과거와 달리 다양한 야채와 채소를 섭취하지 않으므로 이런 미세 영양소가 부족해 지기 쉽다. 

환자들은 눈에 보이는 체중에만 집중하지만 그 보다는 영양소 불균형을 조절하고 더 건강한 상태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영양소 불균형 상태의 비만 환자들은 불면증이나 만성 피로, 수면 장애를 동반하는 비율이 높으므로 이에 대한 치료도 필요하다. 즉, 환자 맞춤형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Q : 교수님께서는 비만치료 환자들과 어떠한 경과로 진료를 하시는지? 

사실 비만 치료는 굉장히 어렵다.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체중을 줄이는 것은 이와 같은 우리 몸의 항상성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힘들다. 우리 몸이 감소한 새로운 체중을 set point로 인식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인류가 기아에 시달린 기간은 길고 최근처럼 영양 과잉 상태에 놓이게 된 지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 몸의 들어오는 에너지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균형이 깨져, 과잉에너지가 있으면 이를 축적하려고 한다. 

 

저는 환자들에게 치료초기 체중감량이 물론 중요하지만,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시간까지 고려하여 약 6개월 가량 시간을 두고 치료하도록 권하고 있다. 비만 치료 목표를 1주~2주단위로 짧게 설정하고 최종 목표, 중간 목표, 지금 당장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제시하여 환자에게 잘 감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지속적으로 생활습관 변화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어야 한다. 

 

Q : 사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약 10여 년 전 학회에서 비만은 질병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았었다. 

 

의료비를 어디에 써야 할까? 질병이 이미 찾아온 다음에 써야 할까? 사실 이런 개념은 상당히 오래 전부터 대두됐었다. 그 전에는 예방에 집중한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학회에서의 그런 노력들이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 전환에 씨를 뿌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의사들이 고혈압은 심각한 질병으로 여기고 환자들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지만 비만에 대해서는 간단히 운동하라는 등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혈압, 비만,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사망률을 낮추기 위함이다. 한국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고, 2위와 3위는 뇌혈관 및 심장 혈관 질환이다. 

심뇌혈관 질환으로 가는 길목에 대사성 질환이 있고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바로 비만이다. 비만과 대사성 질환의 뿌리가 되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최근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하는 원인으로 세포와 미토콘드리아 수준까지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Q : 염증을 동반한 비만 환자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비만 환자 중 생각보다 염증이 동반된 비율이 높다. 백혈구나 헤모글로빈 수치 등을 체크해야 하고 간 수치, 갑상선 수치와 부신 기능도 보아야 하고 인슐린 저항성도 확인해야 한다. 내장 지방이 많은 환자들은 많은 수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동반한다.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을 선택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비만 환자는 취업이 되지 않아 우울하고 운동을 하고 싶지만 조금만 운동을 해도 발목이 아파서 불가능했다. 취업 준비를 위해 계속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폭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이 반복됨으로 인해 비교적 젊고 술·담배도 하지 않는데 당뇨병 전 단계에 있었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염도 있었다. 

 

Q : 이런 환자 중에 인슐린 저항성을 가지고  경우가 많은가?

 

그렇다. 이런 환자들이 그런 소인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환자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liraglutide가 비알콜성 지방간염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있었다. 

비만환자 교육은 매우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운동도 “그냥 운동하세요”라고 하면 환자들이 달리기만 하다가 무릎에 통증이 와서 운동을 지속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환자가 어떤 운동을 좋아하는지, 관절 상태는 어떤지 등을 고려해서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환자에게 마그네슘을 처방하더라도 이를 왜 투여하는지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설명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체중도 줄이지만 건강을 증진하고 유지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비만 약을 끊으면 많은 경우 요요현상이 있을 수 있다. 다만 그 정도가 문제이다. 환자 특성에 따라 약을 일괄적으로 중단하거나 단계적으로 감량하면서 중단하기도 한다. 약을 중단했더니 저녁에 너무 배가 고프다고 하는 환자에게는 포만감을 줄 수 있는 약이 도움이 된다. 

 

앞에서 말씀 드린 환자는 119kg에서 치료를 시작해서 112kg까지 줄였는데 정체기가 왔다. 이 시점에서 다시 비만치료를 liraglutide로 시작하였고 10kg이상 감량하고 현재는 98kg 이다. 용량도 절반으로 줄였다. 치료 과정에서 요요가 올 수 있지만 꾸준히 관리를 해야 한다. 비만 상담과 치료를 디자인 하기 보다는 환자의 건강을 디자인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Q : 비만 치료 목표는 질병의 예방과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함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건강하고 싶을 것이다. 모든 환자에게 모든 약이 다 맞을 수는 없으며 의사는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약을 선택해 주어야 한다. 

제 외래에 다니는 20대 여자환자가 채용 건진을 하다가 비만 진단을 받았는데 당시 HbA1c가 10.6%였다. 전체 복부지방량이 710cc였고 생활 습관 조절이 잘 되지 않아서 약물 요법을 시작했다. 당뇨병 약물 중에서도 TZD 등 부종을 유발하는 약물은 배제하고 SGLT-2 inhibitor와 GLP-1 analogue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두 가지 약물을 동시에 쓰면 보험급여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SGLT-2 inhibitor와 metformin을 급여로 처방하고 liraglutied(saxenda)는 비급여로 처방했다. 

이 환자에게도 설문지와 수면 패턴, 운동, 생활 습관, 식사 일지 등을 작성하도록 해 12주 동안 치료한 결과 체중이 11kg이 감소하고 당뇨병도 호전되어 약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Q : 향정신성의약품에 대해 언론에서 나쁜 쪽으로 보도를 하는 경향이 있다.

 

과용하는 사례가 있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향정신성의약품 여러 개를 병용 처방하거나 사용량보다 많이 경우 등이다. 적절하게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의존하게 하면 안 된다. 

과거에는 의사와 환자 관계는 아버지와 자녀의 구도였다면 현재는 그렇지 않다. 의사가 제시하는 대로 환자가 따라올 수 있는지도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두 개의 수레바퀴가 맞물려서 잘 굴러가야 한다. 

향정을 꼭 처방해야 하는 환자들도 간혹 있고,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 때문에 중단하는 환자들도 있다. 

예를 들면, 펜터민을 처방할 때에는 환자에게 이러한 도움을 주기 위해서 처방하는 것이다. 

치료 초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낮은 용량부터 복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길게 처방하지 않는다. 비만 치료 약물 중에 장기 복용이 가능한 약물은 많지 않다. 

 

Q : 비만치료제로서 GLP1 agonist가 출시되면 비만 치료제 시장을 평정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 약이 어떤 환자들에게 적합한가?

 

비만 치료에서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약물 선택이 제한적이다. FDA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심혈관 안전성을 반드시 입증해야 한다. 그러나 GLP1 agonist는 기본적으로 당뇨병 치료제이기 때문에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 데 오히려 도움을 주는 약물이다. 그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TZD 등 살이 찌게 하는 약물을 복용 중인지,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어 체중이 증가한 것은 아닌지 미리 체크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기저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비만 치료가 힘들다. 

 

Q : 그런 측면에서 GLP1 agonist 중 비만치료제인 liraglutide(Saxenda)는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특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가?

 

liraglutide는 심혈관 질환 환자들에게 좀 더 유리한 약물이라 볼 수 있고, 체중감량 뿐 아니라 복부비만이 있는 환자에서 허리둘레 감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내장 지방 다이어트’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복부비만의 경우 겉으로 보기에는 배가 똑같이 나와 보이지만, 내장지방의 양이 많거나 피하지방에 비해 내장지방 비율(VSR)이 높은데 이런 경우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이라고 한다.

2019년 비만학회에서 발표한 FactShee를 보면, 만20세부터 39세까지의 청년층에서 복부 비만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률은 5.3배 증가하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도 크게 증가한다. 비용이 치료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비만을 치료하지 않았을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생각하면 훨씬 작은 것이다.



Q : 체중 조절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기간에 많은 체중을 감량하기를 기대하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오로지 굶어서 체중을 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환자 중 43kg까지 체중을 줄이겠다고 무조건 굶는 환자가 있었는데 막상 확인해 보면 피하지방은 그대로이고 근육만 감소했다. 

40대~50대에는 근육을 늘리기가 매우 어렵다. 근육이 3kg 늘고 지방이 1kg 감소하면 겉으로 보이는 체중은 2kg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환자에게 잘 했다고 칭찬해 주어야 한다. 

앞에서 보여준 환자는 체중 119kg에서 101kg까지 감소했는데 이 중 근육은 2kg 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피하지방이 빠진 것이다. 

비만 치료 목표를 짧게 설정하고 지금 당장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제시하고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운동역시 구체적으로 시간과 운동법을 제안하고 목표량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한다. 

근육이 늘어야 기초 대사량이 늘기 때문에 감소한 체중을 유지하기도 쉽다. 체중은 빠졌는데 근육이 빠져서 너무 피곤하고 힘이 없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체중을 거의 유지하지 못한다. 약물 요법이 필요한 환자도 있고 생활 습관을 먼저 시도해야 하는 환자도 있다. 따라서 의사가 소신을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Q : 비만 치료에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가?

 

비만 수술에 대한 급여가 인정된다는 점은 사실 엄청난 인식과 제도의 변화이다. 이는 정부가 고도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또한 환자 맞춤형 비만 치료 전략을 제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상담과 관리를 위해 의사를 찾아야 한다. 만성 질환 관리료와 같이 비만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수술만 보험이 인정되고 약물은 보험인정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비만이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고 그 질병들이 한국 사망원인 2,3위를 다투는 심뇌혈관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 부분에 대한 개선도 고려해봐야 한다. 

 

2019년 비만학회에서 발표한 FactSheet를 보면, 지난 10년 간 비만 유병률이 증가했다. 40대 남자의 비만률이 심각하고 복부 비만은 30대 남자에서 급증했는데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30대 복부 비만환자는 10년, 20년, 30년 후 대사 증후군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비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고혈압이 있다고 해서 그 환자를 차별하지 않지만 비만은 질병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비만이라는 자체로 편견을 갖는다. 

비만이면 게으르고, 자기 관리가 안 된다는 사람들의 편견으로 인해 비만 환자들은 자존감이 낮아지거나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이런 편견도 개선해야 한다. 

 

Q :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외국은 어떠한가? 

 

외국도 있다.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서는 비만치료제를 쓰고 싶어도 비용 때문에 쓰기 어렵다고 한다. 의사 대상 강의에서 개원가원장님 대상으로 할 때, 의사가 어떤 환자들에게 체중조절을 권하고 비만치료를 해야하는가, 또 치료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의사들이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심혈관 질환 예방이 당장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임을 환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들에게 이런 진료 상담을 하면 본인의 상태에 관심을 가지고 제안하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시고, 잘 경청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Q : 류마티스 관절염(RA)도 risk fact 양성인 사람들이 RA로 진행하지 않도록 예방적 관리를 시작하고 있다. 

 

그것이 맞는 방향이다. 비만도 최근에는 미토콘드리아 수준의 연구나 유전적인 요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비만 환자들이 체중을 줄이고 싶고, 건강해 지고 싶어도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밸런스이다. 밸런스를 맞춰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룰에 대해서는 근거를 가지고 충분히 설명을 하고 환자가 힘들어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충분히 들어주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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