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간세포암 치료 新 무기 ‘카보메틱스’

순수 약물 효과 PFS로 판단…객관적 ‘레고라페닙’ 보다 ↑
박중원 교수, “美 FDA 허가 임상 1차 목표로 인정해 줘”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19/12/16 [10:25]

간세포암 치료 新 무기 ‘카보메틱스’

순수 약물 효과 PFS로 판단…객관적 ‘레고라페닙’ 보다 ↑
박중원 교수, “美 FDA 허가 임상 1차 목표로 인정해 줘”

문영중 기자 | 입력 : 2019/12/16 [10:25]

【후생신보】 ‘간세포암’(HCC)은국내 암 발생률 4위 암이다. 다른 암에 비해 발생률이 과거보다 소폭 줄었지만 이는 인구집단의 빠른 고령화로 인해 그리 보이는 착시 현상이다. 발생 건수는 지금도 줄고 있지 않다.

 

HCC는 조기 진단이 쉽지 않아 치료가 어렵다. 5년 생존율이 과거에 비해 3배 이상 향상됐다지만 여전히 35% 대에 머물고 있다. HCC와 함께 간 자체의 문제 때문이다.

 

넥사바 이후 마땅한 2차 치료제가 없었던 것도 HCC의 생존율에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운데 레고라페닙(2017년) 이후 최근 HCC 치료제가 새롭게 출시, 관심을 끌고 있다.

 

입센코리아의 ‘카보메틱스’(성분명 카보잔티닙)가 그 주인공. 카보메틱스는 3상 임상(CELESTIAL)을 통해 HCC 2차 치료제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 시판 허가를 받았다. 아직 보험급여가 안 돼 부담이 없지 않지만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무기를 하나 확보한 만큼 적잖이 반기는 분위기다.

 

이에 본지는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박중원 교수를 만나 HCC와 카보잔티닙 출시 의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간암학회 회장을 역임한 박중원 교수는 CELESTIAL 연구 성공을 알린 논문의 공동저자인, 간암 분야 ‘명의’다. 다음은 박중원 교수와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Q : HCC에 대해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린다.

박중원 교수(이하 박 교수) : HCC는 간을 구성하고 있는 간 실질 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에서 시작되는 암을 ‘간세포암종’이라 부른다. 간세포암종은 우리나라 간암 발생에 있어서 남자의 4위, 여자의 6~7위를 차지하는 주요 암이다. 예전에 비해서 다른 암 종의 발생 건수가 증가해 상대적인 발병 순위는 조금 낮아졌으나, 간세포암종의 발생 건수가 줄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암 종의 진단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간암은 5년 생존율이 낮은 암 중 하나이지만 과거 10~15년 전에 비해서는 3배 이상 향상됐다. 국립 암센터가 출범하면서 2002년 무렵부터 암의 5년 생존율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에는 간암의 5년 생존율이 10% 정도였으나, 최근 자료를 보면 35%까지 증가했다. 다른 암 종과 비교할 때 가장 빨리 5년 생존율이 향상된 암이 바로 간세포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암의 5년 생존율은 여전히 낮다. 앞으로도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Q : 지적한 바와 같이 HCC 5년 생존율 많이 향상됐다. 하지만 다른 암에서는 여전히 낮다.

박 교수 : 첫 번째, 간암의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 비해 조기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률도 분명 증가했다. 지난 15년 동안 간암의 5년 생존율이 3배 이상 증가한 가장 큰 원인도 조기 발견의 증가이다. 두 번째는 간암은 간암 자체보다도 간암이 생기는 간 자체의 문제가 더 크다. 간염이 조절이 안 되면 간암 치료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B형 간염 치료제가 발전하고 보험 급여 기준이 확대되면서 B형 간염 환자들의 간 기능이 개선돼 간암 치료가 훨씬 수월해졌다. 그에 따라 생존율도 높아졌다. 세 번째는 간암은 비교적 치료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일찍 제정됐다. 가이드라인 개발을 통해 좀 더 빨리 evidence-based medicine에 접근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노력이 쌓여서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향상됐다고 생각한다.

 

Q : 카보메틱스, sorafenib 치료 경험이 있는 간암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지난 달 허가 받았다. 의사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하다.

박 교수 : 전체 의사들의 정확한 반응을 알 수는 없다. 치료를 맡고 있는 의사 입장에서는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은 물론 반가운 일이다. 무기가 한 가지 더 늘었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일이다.

 

Q : HCC 2차 치료에서 카보메틱스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박 교수 : 현재까지 2차 치료제로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은 한 가지뿐이었다. 그 약은 넥사바를 충분히 사용한 이후에 효과가 없는 경우 투여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넥사바를 견디지 못하거나 초기에 나빠진 환자에게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이런 환자들에게 투여할 수 있는 약물이 생긴 것이다. 또한 면역치료제는 굉장히 희망적으로 나왔지만 3상 임상 연구가 실패함에 따라 보험 급여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급여 인정 가능성이 높은 약물이 하나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카보메틱스는 3차 치료에 대한 유효성도 입증이 돼 있는 약물이므로 간암을 치료하는 의사 입장으로는 확실한 무기를 얻은 셈이다.

 

Q : 카보메틱스의 3상 임상(CELESTIAL) 책임연구자다. 경험과 임상적 의의 등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박 교수 : 연구자는 연구 결과물로 이야기한다. ‘NEJM’이라는 권위 있는 저널에 카보메틱스 연구 결과가 발표될 수 있었던 이유는 간암 치료를 위한 최초의 2차 또는 3차 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NEJM이 선뜻 받아준 것이다. 3차 치료제로 투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점이 novel 한 것이었고, 2차 치료 시에도 환자들의 무진행생존기간(PFS)를 상당히 연장시켰다. 카보메틱스 연구를 보면 2차, 3차 라인이 섞여 있는데, 2차 치료 환자들만 별도로 분석해 보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

 

Q : 2차 치료제로써 regorafenib과 카보메틱스의 장단점을 비교하면 어떠한가?

박 교수 : 최근 6~7개월 사이 국제 학회에서 2차례 강의를 했는데, 저를 포함한 여러 연자들 중 그 점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저도 이야기할 사항이 별로 없다. 그러한 장단점의 비교는 연구를 통해 이야기해야 한다. 다만, 객관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regorafenib은 적응증 자체가 넥사바를 견딜 수 있었고 3주 이상을 쓸 수 있었던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따라서 넥사바를 충분히 견딜 수 있었던 환자가 진행된 경우에 해당하는 약물이다. 카보메틱스는 이런 제한이 없이 넥사바 이후에 모든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고 PFS가 비교적 길다. PFS만 놓고 보면 카보메틱스가 유리한 점이 있다. 전체생존기간(OS)는 약간 다른 문제이다.

 

Q : 이상 반응 프로파일은 어떤지?

박 교수 : 면역치료제가 아닌 TKI(타이로이신 키나아제 억제제)의 이상반응은 비슷하다. 카보메틱스의 이상반응 발생 빈도가 다른 약물보다 높다. 약 용량 조절이 필요할 때가 있다. 환자를 자주 보면서 적절하게 용량을 조절하면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비급여 품목으로 환자들 부담이 크다. 하지만 Evidence가 있고 권고 수준 1으로 제시돼 있으니 급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Q : Disease-Progression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데 이유는?

박 교수 : PFS와 연결되는 개념이다.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지금까지 암에서 신약 개발의 1차 목표는 대부분 생존율이었다. 미 FDA도 생존율을 1차 목표로 삼도록 요구해 왔다. 그런데 생존율을 보기 위해서는 오랜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 간암은 재발 또는 불응성이 워낙 많은 암이다 보니, 어떤 약을 개발하고 나서 2차, 3차, 4차 치료가 많이 개입된다. 그랬을 때 그 환자의 OS는 우리가 알고자 했던 1차 또는 2차 치료약의 효과인지 아니면 3차, 4차 치료약의 효과인지 판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미 FDA도 최근에 간암의 경우 허가 임상에서 PFS를 1차 목표로 삼아도 인정해 주고 있다. 간암만 그런 것은 아니다. 어찌 보면 순수한 약물의 효과는 PFS로 판단할 수 있다.

 

Q : 카보메틱스와 regorafenib 외 간암 2차 치료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박 교수 : 지금 투여할 수 있는 것은 Nivolumab도 있는데, 각기 장단점이 있고 한계도 있다. Nivolumab에 대한 치료 반응이 아주 좋은 환자도 있고 그렇지 않은 환자도 있다.

 

Q : 임상 연구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박 교수 : Nivolumab과 카보메틱스의 연구 방법은 비슷하다. 단, Nivolumab 연구는 2상 연구이고 카보메틱스 연구는 3상 연구이므로 근거로서의 가치는 카보메틱스가 더 높다. Nivolumab에 대한 치료 효과가 우수한 환자들도 분명 있다. 따라서 어떤 약물이 낫다고 하기 어렵다. 더욱이 서로를 비교한 임상 연구는 한 건도 없다.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Q : 우리나라, 신약 접근성 낮다는 지적 없지 않다.

박 교수 : 좀 더 합리적으로 받아 주기 위해서는 건보 재정을 좀 더 합리적으로 사용하길 바란다. 검증되지 않거나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곳에 재원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꼭 필요하고 검증된 치료와 약물에 집중하여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 심지어는 효과가 검증된 적이 없는 한방 첩약 등도 건보 적용이 된다.

 

Q :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박 교수 : 간암만큼 예방하기 쉬운 병이 없다. 왜냐하면 간암은 원인이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간암은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지방간을 예방하면 정말 비용 효과적으로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