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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49)
후생신보 기사입력  2018/03/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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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2)

 

심방세동의 4가지 양상

심방세동은 아직 '안정적인' 부정맥이 아니다. 의사라면 누구나 심방세동을 진단할 수 있지만 치료나 관리에 들어가면 100양 100색이다. 그 이유는 심방세동이 환자개인에 따라 다르고 치료방법이 현재 완전하지 않고 계속 발전되고 있으며 또 의사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방세동의 양상 분류도 미국과 유럽이 조금씩 다르고 시간이 가며 변경된다. 아래의 심방세동의 4가지 양상 정의는 최근에 발표된 2014년 미국심장협회의 정의를 따르고 있다.

 

1) 발작성 심방세동 (Paroxysmal Atrial Fibrillation)

 “갑자기 생긴 심방세동이 7일 내에 스스로 정상으로 돌아오거나 치료로 정상리듬을 회복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심방세동의 발생은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일 년에 한두 번 잠시 몇 분간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매일 나타나 수십 분씩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발생빈도와 지속시간이 차츰 증가하다 지속성이나 영구형으로 넘어가는 수가 자주 있다.

2) 지속성 심방세동 (Persistent Atrial Fibrillation)

    “심방세동이 7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3) 장기간 지속되는 심방세동 (Long-standing Persistent Atrial Fibrillation)

    “심방세동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4) 영구형 심방세동 (Permanent Atrial Fibrillation)

    “환자와 의사가 정상리듬을 회복하지 않기로 합의한 경우”를 말한다.

 

심방세동을 받아드린다는 것은 심방세동의 병태생리학적 성질과 상관없이 환자와 의사가 같이 수용하는 치료적 태도를 의미한다. 설사 당장은 영구형으로 수용한다 해도 증상, 치료방법의 효율성, 환자 의사의 선호 등 상황이 달라지면 변경될 수도 있다.

 

1) 2) 3)은 쉽게 이해가 가지만 4) 영구형 심방세동은 무슨 말인가 싶다. 정상리듬을 회복하지 않기로 합의하다니... 심방세동에서 정상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손쉬운 약물부터 전기충격, 힘들고 위험이 뒤따르며 비용도 많이 드는 전극도자절제술, 거기에 더해 수술요법도 있다. 따라서 모든 심방세동 환자가 이런 모든 치료를 받지 못한다. 그럴 필요도 없다. 따라서 심방세동의 어느 시점에 더 이상 정상리듬으로 전환하기 위한 치료 방침에서 심박수를 조절하고 뇌졸중을 예방하는 치료로 방침을 전환할 수 있다. 이 치료가 열등한 것도 아니다. 한 대규모 연구에서(AFFIRM) 적극적으로 정상 리듬을 회복해 동전환을 이룬 군과 심박수를 조절하며 뇌졸중을 예방하는 치료군 사이에 사망의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도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여러 이유로 정상 리듬을 회복하려는 동전환 시도를 중지하기로 하면 그 시점부터는 영구형 심방세동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 더 간편하고 좋은 치료 방법이 개발되거나 아니면 환자의 마음이 바뀌어 다시 동전환을 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 때부터 영구형은 아닌 것이다. 

 

저절로 정상으로 회복하기도 하는 심방세동

발작성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매우 빠르고 불규칙한 심방세동 부정맥이 예기치 않게 어쩌다 발생하는 부정맥이다. 환자는 심장이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므로 가슴이 몹시 불편하고 숨이 차고 마음도 불안해 진다. 이럴 때 병원을 찾게 되면 상황에 따라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외래에서 약을 처방받기도 한다.  

 

그리고 대부분 좋아지는데, 다들 '약 때문에' 좋아졌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최소한 '발작성 심방세동'에서는 '약 덕분에'가 아니라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심방세동이 처음 발생하는 환자의 상당수에서 자연적으로 정상리듬을 회복한 동전환이 되는데 발생 초기에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한 경우 이 동전환이 약물효과로 인한 것인지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동전환 인지 감별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스스로 정상 리듬을 회복하는 경우는 24시간 내에 47-68%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 외에도 다른 여러 연구결과는 7일 이내에 발생한 심방세동의 경우, 자연 동전환율이 1시간에 3-28%, 2시간에 8-22%, 3시간에 10-29%, 4시간에 17-33%, 6시간에 17-47%, 8시간에 24-58%, 12시간에 14-58%, 24시간에 27-88%, 48시간에 41-76%에 달한다고 보고될 정도로 높고 다양한 결과를 보인다. 


 

그러나 그렇다고 의사와 병원의 치료역할을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48시간이 지나면 심방 내에 혈전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리듬이 정상으로 회복하는 시점에 뇌졸중의 발생위험이 크고, 또 약물의 도움이 없으면 정상리듬회복이 안 될 경우도 있고, 또 어떤 경우는 심방세동이 정상리듬을 화복하는 순간에 심각한 동정지(쉽게 말해 잠시 심장이 쉬는)가 생기는 빈맥서맥증후군을 보이는 경우도 발생하는 등 여러 경우가 있으므로 '안전하게' 약물의 도움과 의사의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것이다. 

 

24시간이 경과하면 절반 정도의 환자에서 심방세동에서 저절로 정상리듬으로 회복하는데 그 시간 내에 정상 회복이 되지 않으면 그 이후에도 돌아올 가능성이 적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노태호 교수

(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대한심장학회 회장과 부정맥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대한심폐소생협회에서 소생술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2018년 3월 심전도 판독의 길잡이 '닥터노와 함께 명쾌한 12유도 심전도 읽기'를 출간했다. 그 외의 저서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 ‘노태호의 알기 쉬운 심전도’ 1, 2권, ‘영구심박동기 시술’이 있다.

  매년 2월 ‘알기 쉬운 심전도’란 심전도워크숍을 20년째 지속하고 있으며 ‘닥터노의 심장과 부정맥이야기’란 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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