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악산 자락의 달밤
후생신보 | 입력 : 2017/11/10 [13:07]
보름달인 듯 둥근 달이 새벽 두시에 구름 사이로 비춘다
지구 표면 위 극히 작은 존재인 나
수 킬로미터 상공의 구름 커튼
펼쳐진 구름무늬가 괴괴하다
구름 뒤에서 38만 킬로미터 떨어진 달이
반사하는 태양빛
달은 이제 구름을 벗어났다
망망대해의 창공에서 더 환하다
노란색 밝은 달빛
내 눈은 지구적, 우주적 규모에선 극히 작다
우주공간의 달과 태양.
지구표면의 나.
그 세 존재의 기하학적 구도
무수한 신경 집합체인 내 작은 뇌
우주의 기하학 구도와 자연의 그림이
두 개의 눈을 통해 뇌에 담긴다
먼지 같은 나와 아름답고 거대한 우주
검은 야산은 고요하다
검은 숲은 포근하다
시냇물 소리는 시원하다
망원경속 달은 더 크다
환한 고지대와 음영 짙은 바다도 보인다
새벽 고속도로 텅 빈 도로로 질주한다
달이 따라 온다
검게 깔려있는 먼 산 능선 위로 함께 이동한다
밤길은 고요하다
느리게 때론 빠르게 지형과 도로를 맛보고 조망한다
만종 역사 인근 새로 개통된 고가도로
새 고가도로 위로 지나가 보고
잠시 갓길에 멈추어 둘러보고
다시 거꾸로 이동해 본다
내 맘대로 차로 누벼보는 밤 도로
새로 난 도로는 언제나 시원하다
달은 지평선에 다다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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