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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짐만 챙기면 될까요?

2017 순천향대 천안병원 내과학교실 연수강좌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7/06/30 [10:26]

해외여행, 짐만 챙기면 될까요?

2017 순천향대 천안병원 내과학교실 연수강좌

후생신보 | 입력 : 2017/06/30 [10:26]
▲ 전민혁 교수     © 후생신보

2006년도에 발표된 미국감염학회의 진료지침에서는 개발도상국으로 여행가기 2주 전에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여행지에 필요한 예방접종이나 예방약을 처방받고 여행 시 주의해야 될 사항들에 대해 교육받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러한 지침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감염내과가 있는 병원에서는 해외여행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의 여러 국가들로 봉사활동이나 배낭여행을 떠나는 경우들이 많았음에도 사전에 의사와 여행 관련 안전에 대해 상담하는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매스컴 보도 등의 영향으로 여행 전에 주의할 사항들을 문의하는 일이 예전보다 많아진 것 같다.

 

여행 시 음식물, 동물, 환경, 모기 같은 곤충이나 벌레, 성관계를 통해 바이러스나 세균 등 다양한 균에 의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너무 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워서 즐거운 여행에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강조되는 사항들은 준수를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을 만들어 줄 것으로 생각된다.

 

1. 음식물을 통한 감염

근래 우리나라에서는 장티푸스나 파라티푸스가 유행하는 일이 매우 드물어졌지만, 인도나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위생이 좋지 않은 음식물을 섭취한 후 이런 질병에 걸리는 사례들이 있다. 현지에서 설사와 미열 같은 식중독 또는 장염이 의심되는 증상이 수일간 지속되다가 호전되었고, 대략 2주 정도 경과한 후부터 설사 없이 발열이 지속되어 내원하는 경우 이 질병을 의심하여 혈액과 대변 배양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인도에서 감염되는 경우 ciprofloxacin 등 퀴놀론제제에 내성인 경우가 많으므로 항생제 감수성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향생제나 azithromycin을 경험적으로 투약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몇 년 간, 우리나라에서 급성A형 간염 발생이 감소된 것처럼 보였으나, 작년부터 30-40대를 위주로 하여 다시 보고가 증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해외의 여러 개발도상국으로 여행하면서 A형 간염에 걸릴 수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국가로 여행을 계획했거나 아니더라도 HAV에 대한 면역력이 없는 경우에는 백신을 접종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대 이하의 세대에서는 거의 면역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백신 접종 과거력이 없으면 항체 검사 없이 접종받는 것이 추천하고, 30~40대의 경우 IgG 항체가 없으면 백신 접종받도록 하는 것이 권장한다.

 

그 외에 여행자 설사 등 다양한 음식물을 통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온이 높은 동남아나 아프리카에서는 가급적 끓인 물을 마시거나 믿을만한 회사에서 판매하는 생수를 마시고, 생식보다는 음식을 잘 익혀서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2. 동물이나 환경을 통한 감염

배낭여행이나 봉사활동을 위해 시골지역으로 여행하는 경우, 야생동물에 의한 교상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수병(광견병) 예방 백신 접종이 권장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처방전을 받고 한국희귀의약품센터로 직접 방문하여 약제를 구매하거나 버스정류장까지 택배로 배송하고 여기에서 약제를 받아 인근 의료기관에서 접종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동물 교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 미리3회 접종을 완료한 후 여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교상이나 외상으로 상처가 생기는 경우 파상풍도 생길 수 있으므로, 적어도 여행2주 전 가능하면 1개월 전에 미리 파상풍 백신(Tdap 또는 Td) 접종을 받는 것도 추천한다.

 

3. 곤충이나 벌레에 의한 감염

세부나 코타키나발루 등 휴양지를 여행한 후 뎅기열이 발병하여 내원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카바이러스 감염도 알려지게 되어 보라카이나 여러 동남아 지역을 여행한 후 감염이 보고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들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아직 국내에서 백신접종이 가능하지 않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특히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이집트숲모기는 빛을 좋아하여 주로 낮에 활동하며, 밤에도 전깃불이 환한 경우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급 리조트에서는 모기에 물리는 일이 드물지만, 시내를 돌아다닐 때 모기에 물리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제가 있으므로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아프리카나 동남아 지역에서는 클로로퀸에 내성인 말라리아들이 분포하므로 메플로퀸(상품명 : 라리암)을 처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인도차이나 반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메플로퀸에도 내성인 경우가 있어 말라론(atovaquone/proguanil)을 처방해야 되는 곳도 있다. 버어마와 태국의 국경지역,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지역이 여기에 해당되는데 보다 정확한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나 세계보건기구(WHO) 홈페이지에서 해당 여행지역에 어떤 말라리아 예방약을 처방해야 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개발도상국으로 여행가면 아직 오염되지 않는 아름다운 자연과 때묻지 않은 순수한 현지 사람들과 교감하면서 치유가 되는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행을 통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1개월 전 또는 적어도 2주 전에는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안전한 여행을 위한 상담을 받고 필요한 조치들을 받아야 한다.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희망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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