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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19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14/06/26 [10:41]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119

후생신보 | 입력 : 2014/06/26 [10:41]


OD와 OS
 

안과 전공의를 들어갈 때 무척 인상적이었던 단어가 바로 OD, OS, OU였습니다. OD, OS, OU는 라틴어에서 나온 단어인데, OD는 oculus dexter의 약자로 오른쪽 눈을 의미하며, OS는 oculus sinister의 약자로 왼쪽 눈을 의미하고, OU는 oculi uterque의 약자로 양쪽 눈을 의미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적응을 하지 못해서 좌우를 구분하지 못하는 실수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right와 left보다 OD/OS가 지금은 더 익숙해졌습니다.

역사적으로 R/L이 나오기 전, 13세기 초에 D/S가 있었습니다. 로마제국의 기사들을 훈련시키기 위해 방패에 D/S를 표시했었죠. 방패를 든 사람을 기준으로 오른쪽이 D, 왼쪽이 S였습니다. “D로 칼을 피하고, S로 밀어내. 얼굴을 D로, 몸통을 S로 막아.” 하는 식이었습니다. 이것은 방패에 문장을 사용하기 전까지 오랜 세월을 거쳐 유럽에서 사용되었지요.
 
비슷한 말로 dextral(오른손잡이의,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는)과 sinistral(왼손잡이의, 왼쪽으로 휘어져 있는)이 있습니다. 특이하게도 좌측의 왼쪽으로 돌아간 고동(Neptunea angulata)은 지구의 북반구에서 발견이 되고, 우측의 오른쪽으로 돌아간 고동(Neptunea despecta)은 지구의 남반구에서 발견이 됩니다. 
넙치나 가자미는 종류에 따라서 눈이 몸의 한쪽 면에 붙어있습니다. 넙치과에 속하는 광어는 눈이 왼쪽에 쏠려있고, 가자미과에 속하는 도다리는 눈이 오른쪽에 쏠려있습니다. 
  
왜 안과에서는 이렇게 어렵고도 독특한 말들을 사용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안과에는 아주 오래 전부터 전통적으로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그대로 이용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왜 지금은 쉬운 영어 단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원어를 사용하는 것일까요?
 
무난히 오른쪽, 왼쪽을 right, left, both로 하면 될 것 같은데, 왜 OD, OS, OU를 쓰면서 튀려고 하는 것일까요? 아마도 안과 의사들끼리 암호처럼 사용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최근 좌우 눈 속 주사를 줘야 하는 황반변성에서 위치를 틀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방법으로 Right/Left 보다 OD/OS를 사용하는 것이 고동이나 넙치보다 더 분명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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