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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48

관리자 | 기사입력 2012/10/16 [09:41]

이성진 교수의 눈 이야기 -48

관리자 | 입력 : 2012/10/16 [09:41]

태양을 본 청년 - 줄 장센(Jule Janssen)

장센(Pierre Jule Csar Janssen 1824-1907)은 파리에서 태어난 프랑스의 천문학자입니다. 외할아버지는 건축가였으며, 아버지는 벨기에 출신의 유명한 클라리넷 주자였습니다. 그는 어릴 때 사고로 절름발이가 된 후 집에서 교육을 받았습니다. 아버지에게서 음악을 배웠는데,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16세부터 은행에서 일을 해야 했지요. 그러나 공부를 계속해서 25세에 학사가 되었고, 파리대학에 들어가서 28세에 과학자 자격(licence es science)을 땄으며, 샤를마뉴 고등학교에서 수학과 물리학 교사가 되었습니다. 

19세기는 광학(optics)이 대두되면서 안과가 하나의 의학 전문분야로 부상하던 때였습니다. 그는 광학에 관심이 많았던 프랑스 과학자들(Giraud-Teulon, Follin, Nachet)과 친했습니다. 장센의 첫 과학적 연구는 ‘눈 속 광학적 매질에서 광선의 흡수’(Sur l'absorption de la chaleur rayonnate obscure dans les milieux de l'oeil. Annales de Physique et de Chimie, 3rd series, 60:71-93)였으며 이것으로 박사가 되었습니다. 그는 동물 실험을 통해 투명한 눈 속 매질에서 빛이 통과할 때 각막, 수정체 등 다른 조직으로 열의 90%는 흡수가 돼서 망막은 나쁜 영향을 받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

검안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런 이론적 배경 하에 폴린(Follin)과 함께 망막을 잘 관찰하면서 망막에 덜 해가 가도록 필터를 이용해서 초록색 빛을 사용한 검안경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원추각막과 같은 난시가 심한 각막의 굴절과 관련된 실험을 시행한 후 난시 교정용 렌즈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한 다양한 눈에서 빛의 질에 대해서 연구를 했는데, 이런 광학적 연구는 그의 평생 과업의 한 일부였습니다. 그는 안과와 광학 외에도 천문학, 건축학, 예술, 고고학, 등산과 관련된 연구를 했습니다. 

그는 태양을 관측하여 사진을 찍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녔습니다. 34세(1857년)부터 수차례나 자기편차 연구를 위해 페루에 갔습니다. 37세(1861)에 몽마르뜨 북쪽 언덕에 지은 집의 평편한 지붕 위에 분광기를 놓은 작은 관측소를 만든 후 1833년 Brewster가 언급했던 태양광선의 검은 띠를 연구했습니다. 이 띠는 불규칙하지만 태양이 뜰 때와 질 때에 뚜렷했습니다. 2년 후 이탈리아를 갔을 때 태양빛의 강도는 태양이 지난는 대지의 환경에 따라 하루에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런 현상을 지구전류(telluric rays)라고 했습니다.

41세(1865)에 물리학 교수(Ecole Speciale d'Architecture)가 된 후 여러 나라에서 태양을 관측하며 그 구조를 연구했습니다. 44세(1868)에 태양광 스펙트럼에 헬륨 분광선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같은 시기 영국의 노먼 로키어와 동시에 독립적으로 발견한 것입니다. 또한 일식이 일어나지 않는 평상시에도 태양홍염을 관측하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일식이나 금성의 태양면 통과 관측이나 분광학적으로 태양을 관측할 목적으로 1867년에는 이탈리아의 트라니, 1868년에는 인도 남부 군투르, 1870년과 1882년에는 알제리, 60세(1874)에 일본, 1875년에는 시암(지금의 타이), 1883년은 캐롤라인 제도, 1905년은 스페인 알코세이블을 방문했습니다. 1870년 알제리 관측 때는 프랑코-프러시아 전쟁(1870-1871) 중 프러시아 군대에 포위된 파리에서 기구를 타고 탈출하여 관측에 참가했으며, 아쉽게도 구름 때문에 관측에는 실패했습니다.

1868년 인도에서 일식 관측 도중 태양 채층 스팩트럼상에 587.49나노미터 파장의 밝은 황색 선이 나타난 것을 알아냈습니다. 해당 원소는 지구상에서 발견된 적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동년 10월 20일 장센은 이 사실을 프랑스 과학 학회에 보고했지만 지구상에 없는 물질이 우주에서 발견된 적은 이전까지 없었기 때문에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같은 해에 조세프 노먼 로키어가 같은 분광선을 채층 스펙트럼에서 발견했는데, 이 원소가 수소임을 입증하는 데 실패한 후, 이를 '알려지지 않은 원소'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이는 지구상에 없는 원소를 지구 바깥 세계에서 최초로 찾아 낸 사례가 되었습니다. 로키어와 영국 화학자 에드워드 프랭클랜드는 이 원소에 그리스어 ἥλιος(헬리오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1874년에 프랑스 정부는 무돈(Meudon)에 물리 천문학 관측소를 지었으며, 장센은 61세(1875)부터 무돈 천문대장직을 맡았습니다. 그가 찍은 태양 사진은 1904년 태양 사진 도감(Atlas de photographies solaires)으로 집성하여 출간되었습니다. 69세(1893)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기 영향을 덜 받는, 눈이 10미터 깊이로 쌓여 있는 4,800m의 몽블랑 정상에서 4일에 걸쳐 천문 관측을 실시했는데, 이는 지구 대기의 산소 흡수선을 관측 결과에서 제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장센은 무돈에서 임종을 맞았습니다. 관측소장이었던 플라마리온(Flammarion)은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83세의 나이였지만, 천문학 열정에는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었다.’ 장센은 스스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확실하고도 철저한 준비를 충분히 한다면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없다.’ 화성에는 장센의 이름을 딴 충돌구가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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