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보건복지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업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과 관련해 보건의료계와 산업계의 의견을 청취했으나, 간담회가 오히려 갈등과 불신만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이형훈 제2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노용석 제1차관과 함께 14일 서울에서 「약사법」 개정안 논의를 위한 복지부-중기부 공동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뒤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현장 의견을 폭넓게 듣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환자단체연합회, 보건의료노조,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계와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 플랫폼 이용자 등 총 21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업 제한에 대한 기본 입장 ▲약사법 개정안이 보건의료 현장과 비대면 진료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등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다.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약사법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나 플랫폼 자체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의료의 공공성을 고려해 플랫폼과 의약품 도매상 간 결합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며 “환자 안전과 공정한 의약품 유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제도를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도 “비대면 진료는 국민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며, 혁신 스타트업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의료의 공공성과 산업 혁신이 조화를 이루도록 관계부처와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는 “의료법 개정으로 비대면 진료는 허용됐지만, 의료광고 규제가 강하고 의약품 배송은 여전히 입법되지 않아 정상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며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의약품 도매상 운영을 통해 수익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겸업을 전면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환자단체, 노동단체, 의사·약사단체는 이러한 문제 인식에 공감하지 못했고, 간담회 말미에는 중기부 차관이 “서로 이해하지 못해 간담회를 괜히 한 것 같다”는 취지의 불만 섞인 발언을 했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로 인해 이번 간담회가 비대면진료 플랫폼에 대한 불신만 높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서는 “약 배송이 허용된다면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상을 운영할 이유도 사라진다”며 “의약품 도매 겸업을 주장하기보다, 환자·소비자·국민의 요구와도 맞닿아 있는 ‘약 배송 허용’을 위한 약사법 개정 운동을 추진하는 것이 상식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날과 같은 간담회는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숙원인 약 배송 입법에 대한 부정적 여론만 키우고, 오히려 입법을 더디게 만드는 행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이날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약사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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