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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리더십’,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를 만나다

“대표 취임 후 최대 실적 달성…억지 흠결로 전문경영인 흔드는 행위 없어야”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4/12/05 [12:00]

‘콰이어트 리더십’,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를 만나다

“대표 취임 후 최대 실적 달성…억지 흠결로 전문경영인 흔드는 행위 없어야”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4/12/05 [12:00]

【후생신보】“소리 없이 강하다”

 

제약바이오협회 전문지 기자단이 요란하지 않지만 특유의 섬세한 관찰력과 공감 어린 소통, 꼼꼼한 준비성을 겸비한 박재현 대표가 이끈 최근 2년 간의 한미약품 경영 실적을 확인한 후 내린 결과다.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 거의 매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달성, H.O.P(Hanmi Obesity Pipeline)로 대표되는 혁신적인 비만치료제 다수 개발 등 지난 2023년 한미약품 창립 50주년을 맞아 차세대 리더로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끈 박 대표의 성과는 매우 아쉽게도, 동시에 불거진 한미의 경영권 이슈로 많이 묻혀졌다.

 

일명 ‘콰이어트 리더십(Quiet Leadership)’을 통해 박 대표는 코로나19, 의정갈등,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는 엄중한 위기 속에서도 내부의 결속을 다지며, 섬세하게 조직을 이끌고 내실 있는 탄탄한 한미약품 실적을 만들어 가고 있다. 경영권 분쟁 가운데서도 원칙을 지키며 흔들림 없는 ‘정도경영’에 매진하고 있는 그를, 매우 역설적으로 박 대표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꼭두각시’, ‘외부 세력 결탁자’, ‘독단적 경영자’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오는 19일 열리는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는 지주회사가 독단적으로 상정한 박재현 대표 해임 의안이 올라와 있다. 상대측은 박 대표를 여러 차례 고소, 고발하면서 ‘억지 해임 사유’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30년 넘게 오직 ‘한미맨’으로 살며 조직을 위해 헌신해 온 그이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허 웃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짓는 박 대표는 “나 개인을 공격하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지만, 한미약품 전체의 노력과 헌신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것 만큼은 참기 힘들다”며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대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전문경영인 체제는 저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대주주들의 감독과 비전 제시를 단단한 기초로 잡고, 그 위에 전문경영인 대표가 중심이 되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계신 여러 본부장님들과 마음껏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최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 가장 선진적인 거버넌스 체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콰이어트 리더십’의 전형을 보여주는 담담한 박재현 대표의 마지막 말에서, 한미약품그룹 분쟁 해결의 실마리가 보여지길 기대한다.

 

“최선을 다해 주주들의 권익 향상과 회사의 성장, 그리고 경영권 이슈로 상처받은 한미약품 구성원을 보듬고, 조직을 회복시키는 일에 매진할 것입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어도 우리는 모두 한미라는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 아닙니까. 30년 넘게 ‘한미맨’으로 살아온 저를 비롯해, 한미약품 구성원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지주회사의 행위는 이제 멈춰 주셨으면 합니다”

 

다음은 지난 4일, 한미약품 본사에서 제약바이오협회 전문기자단과 진행된 박재현 대표 인터뷰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Q : 한미약품에서 30년 이상 근무하며 다양한 분야를 거쳤다. 그간의 경험이 현재 대표이사로서의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시는지?

A : 한미약품에서 품질관리,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문을 두루 경험해 정통 ‘한미맨’으로서의 자산을 쌓았다.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 대한 깊은 이해, 품질관리와 생산, 영업과 마케팅, 최고경영자로서의 경험 등을 통해 ‘한미가 잘 할 수 있고, 잘 해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저만의 확고한 철학도 갖게 됐다. 한미약품의 모든 부서가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조율하고 독려하는 것이 저의 소명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 여러 경영적 어려움 속에서도 안정적인 사업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핵심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 저의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벌어졌던 코로나19 엔데믹, 그리고 이어진 의정간 갈등, 최근의 경영권 분쟁 이슈까지, 최근 2년간 한미약품 경영 상황은 늘 엄중했고, 위기였다. 하지만 저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계신 6개 본부장(R&D센터, 국내사업본부, 신제품개발본부, 해외사업본부, 경영관리본부, 제조본부/제제연구소)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한미약품 사상 최대 실적을 거의 매 분기 달성할 수 있었다. 저는 이를 ‘전문경영인그룹 의사결정체’로 규정하고 싶은데, 이처럼 한미약품은 선진적인 경영 시스템을 통해 외부의 위기에도 흔들림 없이 최고의 실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Q : 주주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계획하고 계신 소통 전략이 있으신지.

A : 한미약품이 지난 11월 11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2024 한미약품 이노베이션데이(Hanmi Pharm Innovation Day)’를 보면, 향후 한미약품이 어떻게 주주들의 신뢰를 받기 위한 행보를 보일지 가늠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표이사인 내가 직접 주주들 앞에 나서서 한미약품의 경영상황을 투명하고 정확하게 설명드리고, 앞서 말씀드린 본부장님들도 각자 맡은 영역의 발표자로 직접 나서, 주주님들께 책임질 수 있는 성과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 ‘전문경영인그룹 의사결정체’에 속한 경영인들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주주님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한미약품은 내년 3월 정기주총 시즌에 발표할 주주친화정책 마련을 위해 ‘주주친화정책 수립을 위한 준비 위원회(가칭)’를 즉시 설치해 운영중이다. 단기와 중기, 단기로 구분된 주주친화 정책, 재무적 방안과 비재무적 방안으로 구분된 주주가치 극대화 전략을 적극 개발, 검토하여 내년 3월 전 이를 공개할 계획이다.

 

Q : 한미약품 비전 제시와 함께 지주회사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 한미약품이 지주회사에 요구하는 것은 단순하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원활한 업무지원과 협조다. 핵심 사업회사의 사업이 잘될 수 있도록, 지주회사가 앞장서 지원하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데, 현재는 오히려 업무를 방해하고 흠결 없는 경영진들을 고발하고 있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예컨대 임원 자사주 매입 캠페인을 공식화(보도자료 배포)한 직후에 주식을 사서 현재까지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저를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고발한 식이니, 얼마나 황당무계한 일이냐?

 

한미약품이 올바른 경영 철학을 가지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속가능성’, ‘예측가능한 경영 상황’,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수립’이라고 저는 확신한다. 이달 19일 열리는 임시주총에 상정된 저에 대한 해임 안건은 그래서 더욱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한미약품을 위해서도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나의 임기를 지키겠다는 욕심이 아니다. 전문경영인이 어떠한 외풍에도 흔들림 없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문화를 대주주들이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고, 또 이러한 기업 문화 가운데서 제 뒤를 이어나갈 후배 전문경영인들이 꿈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개발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H.O.P 프로젝트’ 신약 파이프라인의 개발 목표와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해달라.

A : ‘H.O.P 프로젝트’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한미약품이 집중하고 있는 핵심 과제다. 주력 제품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 3상 환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속도감 있는 개발이 진행 중이다. 상용화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설정하고,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시장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 해외 학회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이어갈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HM15275)’와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의 개발 현황도 공개했다.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2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는 물질로,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2상 진입을 전망하고 있다. HM17321는 11월 열린 미국비만학회에서 근육 증가와 동시에 체중 감량이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신약으로 개발될 수 있는 잠재력을 확인했고, 2025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만치료 영역 외에도 한미약품은 대사질환과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을 공격적으로 현재 개발하고 있으며, mRNA, ADC, TPD, CGT 등 다양한 치료제 영역의 신규 모달리티 확대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Q :  한미약품은 국내 시장에서 전문의약품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A : 지난해 복합신약 아모잘탄의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고,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로수젯이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누적 처방액 1000억 원을 넘어서며 해당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올해도 7년 연속 원외처방 매출 1위를 예상하고 있으며, 블록버스터 제품의 경쟁력을 확대하는 한편, 신규 복합신약 개발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제 2의 ‘로수젯’, ‘아모잘탄’과 같은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제품 개발도 거의 끝나간다.  ‘HCP1803’과 ‘에페글레나타이드’ 두 가지를 우선 꼽을 수 있는데, ‘HCP1803’은 국내 최초의 ‘저용량’ 고혈압 3제 복합제로 국내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고혈압 초기 치료 요법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차세대 치료 개념이 반영돼 있어, 고혈압 1차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6년 출시를 목표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디지털치료기기와 접목한 국내 최초 디지털융합의약품도 국내 제약사 최초로 개발하고 있다.

 

Q : 한미약품의 R&D 인력과 조직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재 양성과 조직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A : 최근 한미약품 R&D 인력 숫자에 대한 악의적 보도가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 한미약품은 매년 연구개발에 매출의 13% 이상을 지속 투자하고 있고, 연구 인력을 꾸준히 확충하며 R&D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R&D 투자 규모는 2021년 1615억원,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3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R&D 인력은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가운데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로 탄탄한 R&D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인영 R&D 센터장과 함께 논의하여 기존 바이오/합성으로 이분화됐던 연구조직을 질환별로 재정비하는 등 유연하게 연구원 세대교체를 이뤄냄으로써 연구 시너지도 매우 높아졌다고 자평한다.

 

거버넌스 관련한 내용을 인터뷰에서 직접적으로 언급하기에는 제가 당사자이므로 다소 부담이 된다. 한미약품 홈페이지에 이번 임시주총 의안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기재돼 있으니 해당 자료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가?

A : 30년 넘게 몸담은 한미약품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앞장서 걸으며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과 변화를 주도해 왔다. 많은 분들이 현재의 한미약품을 걱정하고 염려하지만, 지금의 위기가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히 굳어지는’ 시간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미약품이 잘할 수 있고, 한미약품만이 해낼 수 있는 일, 한미약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찾아 더욱 매진할 것이다. 한미약품이 흔들림 없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뤄낼 수 있도록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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