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일부 지방대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이 과다한 것으로 평가됐다. 건국대병원(충주), 을지대병원(의정부), 영남대병원(영천), 건양대병원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들 병원은 항생제 처방 지표별 4~5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약제급여 적정성 평가에서는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 ▲수술부위 감염예방 항생제 처방률 등을 평가했다.
급성하기도감염 항생제 지표에서는 건양대병원(상종, 850병상)과 의정부 을지대병원(종합, 550병상)이 각각 78%. 76%의 항생제 처방률을 기록해 최저 등급을 받았다. 상급종합병원의 해당 지표 평균은 8.87%다.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지표에서는 충주 건국대병원(종합, 300병상)이 5등급을 받았다. 세파 3세대 이상 항생제와 퀴놀론계 항생제 처방 모두 동일 규모 병원보다 많았다.
수술부위 감염예방 항생제 지표에서는 충주 건국대병원과 영천 영남대병원(종합, 200병상)이 4등급을 받았다.
항생제 내성은 세계적인 보건의료 이슈다. OECD 보고서에서는 2050년 1000만 명이 항생제 내성으로 사망할 거라 전망했다. 암, 교통사고, 당뇨보다 높은 수치다.
현실에서는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1997년 외국 연구(Gonzales, Steiner, Sande)에 따르면 감기 환자 51%, 상기도 감염 환자 52%, 기관지염 환자 75%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에도 항생제가 사용된 것이다.
이에 항생제 내성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OECD 국가들은 항생제 처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OECD 국가 90%가 2011년보다 2021년 항생제 처방률이 감소했다는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무분별한 항생제 처방으로 항생제 내성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자 2001년부터 적정성 평가 등을 통해 오남용을 조절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핀란드에 이어 항생제 처방이 월등히 감소한 나라로 꼽힌다.
한편, 이번 심평원 적정성 평가에서는 팬데믹 여파로 항생제 처방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엔데믹 후 다양한 호흡기 감염증이 유행하며 바이러스와 세균 감염 감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기도감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에 의한 이차 감염을 우려해 항생제 처방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항생제는 적절히 처방하지 않으면 여러 부작용과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급성 상․하기도 감염(감기, 급성기관지염 등)은 주로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인 만큼 항생제 처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원 심평원 평가관리실장은 “코로나19 이후 항생제 처방률이 다시 오른 만큼 앞으로 질 향상 지원 등 의료기관 지원을 강화하고, 가감지급사업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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