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외과학회가 한국전쟁 이후 처음 학술대회 개최를 중단키로 했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막무가내로 밀어 붙이고 있는 가운데 그 후폭풍 또한 거세지고 있다.
22일, 대한외과학회(이사장 신응진, 순천향대부천병원, 사진)는 “대한외과학회는 한국전쟁 이후 처음 학술대회 개최를 중단하다”라는 주제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외과학회는 “최일선에서 필수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학회는 오는 5월 춘계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3월 20일 이사회에서 이번 학술대회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과학회가 학술대회 중단 선언은 73년 만에 처음이다. 외과학회는 1947년 조선외과학회(외과학회 전신) 창립과 동시에 1회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한국전쟁 발발로 2년 동안 학술대회가 개최되지 못했다. 이 2년을 제외하고 지난 73년 동안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돼 왔던 학술대회가 멈춰 선 것이다.
외과학회의 학술대회를 멈춰 세운 것은 정부의 막무가내 식 의대정원 증원 때문. 정부는 지난 2월 6일 일방적인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 반발한 전공의 사직했고 그 여파는 중증, 응급 이외에는 수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파행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외과학회는 “외과 지도전문의들은 무엇보다 수련기관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큰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학회에서 새롭게 준비한 전공의 술기교육과정은 파행 운영될 위기에 처해 있고 전공의 수련과정 중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연구과정은 중단되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한외과학회 이사회는 전공의 없이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쟁 때만 있었던 춘계학술대회 미 개최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외과학회는 설명했다.
대신 외과학회는 현안을 중심으로 외과 대토론회를 개최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학회 측에 따르면 대토론회는 수십 년 간 누적되어 온 필수의료 현장의 문제들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돌아보고 미래세대 의료시스템 혁신을 위한 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대한외과학회는 “춘계학술대회 개최 취소는 단순히 하나의 학술대회가 취소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 의료의 단절을 의미한다”며 “우리나라 모든 외과의사들은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현재의 의료 파행 사태가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세를 통해 조속히 진정되기를 바란다”고 바랐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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