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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일상> 수술실에는 배려가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실 이정화 간호사

윤병기 기자 yoon70@whosaeng.com | 기사입력 2023/12/19 [10:35]

<수술실 일상> 수술실에는 배려가 없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실 이정화 간호사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3/12/19 [10:35]

【후생신보】 유난히도 추운 날씨였습니다. 하필이면 이런 날 가족 여행을 떠나자고 한 저 스스로가 원망스러울 정도였으니까요. 가평 펜션에 도착해서 문을 열자 고드름이 떨어집니다. 현관 문틈에 고드름이 생겨 있을 정도로 추우니, 들어가자마자 빨리 난방을 켜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수영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 때문이었죠. 

 

▲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실 이정화 간호사    

걱정과는 달리 문을 열자마자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싸며 그의 따뜻한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꼭 신생아 수술을 시작하기 전 따뜻한 시트를 깔아두거나, 환자가 깨어나기 전 따뜻한 바람이나 시트를 챙겨 주는 수술실 간호사가 있듯이 말입니다.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이번처럼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배려깊은 여행은 처음이었습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원하는 수영을 바로 시작할 수 있었고 곁에서 저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며 따뜻한 휴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술실에는 환자들을 배려하는 방법이 다양합니다. 다만 환자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이런 따뜻한 배려들이 수술실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환자들은 긴장된 상태이거나, 마취 상태이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따뜻한 배려를 모두 기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수술실 안에서 각자 나름의 빛깔과 모습을 지닌 배려가 있습니다.  

 

따뜻한 안심의 배려를 실천하시는 집도의도 계십니다. 갑상선 수술을 하시는 교수님은 수술하는 날이면 수술실에서 떠나지 않으십니다. 환자가 수술실에 들어가서 수술대에 누우면 마취가 되기 전에 꼭 환자와 만나서 인사를 하십니다. 수술을 직접 집도할 의사가 마취 직전 환자에게 인사를 하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가끔 늦게 연락이 되는 때면 교수실에서 뛰어내려 오시는 모습을 만나기도 합니다. 수술을 하기 직전의 환자는 극도의 불안한 상태일 것입니다. 이럴 때 집도의가 직접 환자의 얼굴을 대면하며, 손을 잡고 안심을 시켜주면 환자들의 불안은 많이 가라앉을 것입니다. 가끔은 눈물을 흘리는 환자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교수님은 환자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계시며, 따뜻한 공감과 배려를 실천하고 계십니다. 

 

산부인과 여자 교수님은 복도를 지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받아 주시며 지나가십니다. 산모의 출산으로 많이 지치셨을 어떠한 날에도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입니다. 출산의 과정은 산모 이외에도 가족들도 많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말씀도 하시며 가족 같은 느낌으로 편안하게 산모와 가족을 대하십니다. 산모에게 언니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기도 하고, 가족에게 편한안 마음으로 아이와 만날 수 있도록 설명을 잘 해주시며 배려해주십니다.

 

응급상황에서 마취를 진행하는 것은 모두가 긴장되는 상황입니다. 환자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마취에 들어가는 시점에 시끄럽거나, 너무 추운 상황 등 환자가 불안할 수 있는 요소가 생기면 쓴소리도 하시는 교수님도 계십니다. 그 쓴소리는 바로 환자를 위한 배려입니다. 마취할 때는 환자를 위한 배려가 따뜻한 말 한마디도 있겠지만 불안을 최소화 하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며, 정확한 마취를 진행하는 것 또한 따뜻한 과 신중함의 배려입니다. 이렇듯 우리 수술실에서는 다양한 배려들이 있습니다. 

 

수술실에는 배려가 없다? 다양한 의료진들은 수술실에서 환자들을 위해 그 들만의 방법으로 배려하고 있습니다. 비록 잠들어 있는 환자들을 만나는, 그들이 모르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들 일지라도 그러한 배려들이 모여 지금의 수술실이 있고, 앞으로 더 기대되는 곳입니다. 이런 배려의 순간들을 만나며 매 순간 감동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수술실에서 일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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