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 은평성모병원이 수도권 서북부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통한 2단계 도약을 추구한다. 이를 위해 필수의료를 포함한 응급의료체계 집중 육성하고 김수환 추기경 장기이식병원을 더욱 발전시키는 한편, 심뇌혈관병원을 설립한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배시현 원장은 지난 23일 취임 3개월을 맞아 가톨릭중앙의료원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배 원장은 “은평성모병원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병원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췄다”며 “안정된 필수의료를 바탕으로 서울-경기 서북부에서 중증질환을 최종 치료하는 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한다면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19년 개원 멤버로 합류한 배시현 원장은 개원 초기부터 장기이식과 심장혈관질환, 뇌혈관질환 등 중증 및 응급질환을 집중 육성하면서 노년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에 맞춘 안질환, 근골격계질환, 소화기질환, 내분비질환 등에 특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연착륙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이와함께 개원과 동시에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환자경험평가에서 전국 4위, 서울 종합병원 1위라는 성과를 올리고 의료기관 평가에서도 전국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환자들에게 인정받는 병원으로 발돋움 한 것이 은평성모병원 구성원들에게 큰 자부심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배 원장은 “개원 5년차에 접어들면서 병원 발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들이 만들어졌다”며 “지금이 은평성모병원의 발전에 정말 중요한 시기, 그야말로 10년 대계를 마련해야 할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 5년차 2단계 도약을 위한 키워드로 배 원장은 ▲필수의료체계 강화 ▲수도권 서북부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강조했다.
특히 완결형 의료체계는 지역이나 권역 내에서 발생하는 중증-응급 환자의 최종 치료를 책임지고 전문 치료 역량을 강화해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중증진료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배 원장은 “응급의료와 소아청소년 진료 등 국가적으로 필수의료 붕괴에 대한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된 필수의료체계 확보가 우선돼야 상급종합병원 진입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내 필수의료체계 정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중증・응급질환 환자들의 유입을 늘리고 이런 성과를 기존의 중점 육성분야 활성화와 연계해 수도권 서북부에서 완결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다.
은평성모병원은 ▲심장혈관병원 ▲뇌신경센터 ▲장기이식병원 ▲혈액병원 ▲암센터를 중점 육성분야로 분류하고 인력과 시설 전반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먼저 뇌신경센터는 119 구급대와 함께 신속이송 프로세스를 구축해 응급의료센터와 연계한 24시간 원스톱 대응체계를 가동하며 이미 필수의료체계를 지탱하는 거점병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은평성모병원이 구축한 심뇌혈관질환 신속이송 프로세스는 환자들의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증상 발생 후 응급의료센터 도착까지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의료진과 구급대가 사전에 공유한 환자 정보를 바탕으로 병원 도착 후 검사와 치료에 이르는 시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뇌신경센터는 신속이송 프로세스 구축 후 혈전제거술 대상 환자의 증상 발생 후 병원 도착까지 시간을 84분까지 단축(2023년 전국 평균 258분)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생명나눔을 실현하는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자 2021년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초고난도 이식으로 분류되는 소장이식을 비롯해 젊고 유능한 의료 인력을 앞세워 꾸준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최초로 뇌사 기증자의 신장을 로봇으로 이식하는데 성공하며 수준 높은 이식 역량을 선보인 장기이식병원은 각막이식 101례, 간이식 67례, 신장이식 88례, 심장이식 14례, 소장이식 2례, 췌장이식 2례, 신췌장 동시이식 1례, 폐이식 1례 등 개원 후 짧은 기간 내에 주목할 만한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이와함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식을 망설이고 있는 소외계층 환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수술비를 지원하는 한편, 뇌사 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위령미사와 장기기증 희망등록 캠페인 등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며 기증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황정기 원장은 “병원내 병원으로 개원한지 2년이 넘었다. 소장이식을 비롯해 모든 이식이 가능한 병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연구소를 설립해 빅7에 진입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혈액병원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가톨릭혈액병원 네트워크의 한 축을 맡아 국내 처음으로 다발골수종센터를 설립했으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첨단 무균병실 14병상을 운영 중이다.
배 원장은 “암센터 역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첨단 로봇수술기 추가 도입 및 로봇수술 코디네이터 배치 등 진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함께 연구 인력 증원과 시설 증설을 통한 첨단재생의료기관 지정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개원 초기부터 강조했던 지역 의료계와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올바른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아울러 배 원장은 지속 가능한 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료계에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 경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은평성모병원은 설립 당시부터 태양광, 빙축열, 지축열, 빗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설계를 통해 국내 대학병원 중 최초로 건축물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받았다. 또한 녹색 건축 인증 우수 등급을 획득해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개원 초기부터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을 선도하며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올해부터는 환자식을 저탄소 식단으로 전환하는 활동과 의료폐기물 저감 개선활동을 시행 중이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사회적 책임경영 분야에서도 ‘인간 생명 존중’과 ‘병들고 소외된 이들에게 따뜻한 봉사의 손길을 펼친다’는 가톨릭 의료기관의 정체성을 살리며 지속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은 교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로 발족한 ‘은평성모자선회’를 기반으로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식자재 및 생활 보조비 지원, 청년 자립 지원, 입원 및 외래 의료비 지원, 지역사회 기관 후원 사업을 전개하며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4억 1000만원의 기금을 사회에 환원했다.
이와함께 뜻을 함께하는 기관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경제적인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도록 치료안전망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배 원장은 “코로나19 당시 온라인 비대면 진료 시행에 앞장서 플랫폼 개발과 관련 연구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취약계층을 아우르며 사회적 상생을 도모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며 “의료기기를 도입할때도 친환경 장비를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등 ESG 관점에 부합하는 정책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일성으로 언급했던 ‘환자들이 만족하는 환자중심 병원’, ‘직원들이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병원’ 실현을 위해 ‘배려’를 거듭 강조한 배 원장은 “병원을 찾는 환자들 얘기를 경청하고 이해하는 노력으로 환자 입장에서 배려하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런 마음이 ‘함께 소중한 은평성모병원’의 문화가 이루어지게 되고 교직원 사이의 배려와 소통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은평성모병원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모바일 간호기록 플랫폼 ‘Vobile ENR’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려’의 연장선에 있다. 간호사들이 기록 업무에 사용하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고 이런 근무 환경이 환자를 돌보는 시간 감소로 이어져 환자와의 소통과 안전까지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 원장은 “병원의 미래를 위한 확실한 방향성이 설정된 만큼 연속성 있는 정책 실행과 그에 맞는 인력구성,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병원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 발전에 지금보다도 속도를 내면 분명히 시행착오들이 발생하고 어려움에 직면하겠지만 그런 어려움이 발생하더라도 목표만 분명하다면 구성원들이 충분히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시현 병원장은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은평성모병원 대외협력부원장, 진료협력센터장, 소화기센터장을 맡아 은평성모병원의 성공적인 개원과 지역사회 안착을 이끌었다.
간세포암, 간이식, 간줄기세포 치료 분야 권위자로 유전자조합을 이용한 간 섬유화 제어 면역치료 표적 발굴 국책 연구를 비롯해 다수의 연구에 책임 연구자로 활동하며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간학회 총무이사, 대한소화기학회 교육이사, 대한간암학회 총무이사, 2022 아시아태평양간학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23 아시아태평양간학회 Single Topic Conference 조직위원장을 맡아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