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신보】펙수클루, 엔블로 등의 신약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신약 명가로 우뚝 선 ‘대웅제약’이 또 다시 ‘혁신’에 나선다. GLP-1 유사체를 통해서다. 약효가 일주일 간 유지되는 패치형 제품을 개발, 내년 초 임상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대웅제약(대표 전승호∙이창재)은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며 6일 이 같이 밝혔다.

1cm² 초소형 패치를 팔∙복부 등에 부착하는 마이크로니들 방식은 주사∙경구 등 기존 비만치료제에 비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첨단 제형으로 평가된다. 대웅은 내년 초 임상 1상을 시작, 2028년 상용화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대웅이 개발중인 마이크로니들 비만 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번 붙이는 형식이다. 통증이 거의 없을 뿐더러 냉장 보관해야 하는 주사제와 약효는 동일하다. 주사제처럼 유통 과정의 콜드체인 시스템도 필요 없다.

또, 경구제 비만치료제는 생체이용률이 1% 정도로 흡수율이 매우 낮고 구토, 메스꺼움, 설사 등 부작용이 있다.

대웅은 앞서 R&D 전문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대표 강복기)를 통해 자체 플랫폼 ‘클로팜’을 활용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대한 비임상을 완료하고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기술 이전을 받은 대웅제약이 상업화를 위해 내년 초 임상 1상을 시작키로 한 것.

대웅테라퓨틱스의 클로팜은 제조, 포장 등 분야에서 국제특허(PCT) 6건, 국내특허 23건(등록 5건)을 출원할 정도로 차별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가압건조 공정 및 완전 밀착 포장을 통해 약물 균일성, 오염 방지 및 안정성 유지와 관련한 기존 기술의 단점을 극복한 것. 또 수분 및 충격에 취약한 생분해성 소재 미세바늘을 사용자가 부착하기 전까지 온전한 상태로 보호하는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대웅이 비만치료제 제형으로 선택한 마이크로니들은 체내 투입 후 녹으면서 약물을 방출하는 용해성 타입이다.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까지 104조 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제형의 단점을 보완한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가 출시될 경우 격변이 예상된다.

비만 치료제의 게임체인지로 떠오르고 있는 GLP-1 유사체의 핵심은 치료 순응도인데 대웅의 1주 제형 마이크로니들이 이 ‘허들’을 거뜬히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2030 글로벌 제제 No.1’ 비전을 선포하고 신규 투여 경로 기술인 마이크로니들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GLP-1 유사체의 패치형 제형 개발로 의료진과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의 비임상까지를 담당했던 대웅테라퓨틱스는 대웅그룹의 의∙약학 R&D 전문 계열사로 2019년 2월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을 이용한 펩타이드∙단백질 약물의 전달 ▲안구 약물 전달 기술을 이용한 당뇨망막병증 및 안구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저분자 신약 부문에서는 합성치사 항암제 및 표적단백분해약물 개발이다.

지난 9월엔 대웅제약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의 주성분 ‘이나보글리플로진’으로 세계 최초 안약 형태의 당뇨망막병증 치료제 개발을 위해 식약처로부터 임상 1상 IND 승인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