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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이어 제약바이오산업도 정조준?

’25년부터 ‘핵심광물 외국 우려 단체 조달 안돼’ 규정…구체적 언급 없지만 中 겨냥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 “바이오 패권 경쟁 치열…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 낮춰야”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23/04/20 [06:00]

미국, 자동차 이어 제약바이오산업도 정조준?

’25년부터 ‘핵심광물 외국 우려 단체 조달 안돼’ 규정…구체적 언급 없지만 中 겨냥
국내 제약바이오산업계 “바이오 패권 경쟁 치열…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 낮춰야”

문영중 기자 | 입력 : 2023/04/20 [06:00]

【후생신보】현대와 기아 브랜드의 전기차의 미국 판매가 난관에 봉착했다. 전기차에 제공되는 보조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면서다. 그 배경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과 중국간 패권전쟁이 본격화 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큰 위험에 봉착한 모습이다.

 

이 같은 어려움은 자동차 뿐 아니라 제약바이오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각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미국 재무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발표한 바 있다. IRA의 주요골자는 2024년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부품을 ‘외국 우려 단체’에서 조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독일, 일본 등 유명 전기차 메이커 등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오는 2025년부터 핵심 광물은 ‘외국 우려 단체’에서 조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 우려 단체’가 어딘지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전세계 패권을 놓고 갈등 중인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중국산 핵심 광물을 가공해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중국산 부품을 사용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전기차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달 바이오행정명령의 후속조치로 ‘향후 5년 내에 광범위한 합성 생물학 및 바이오 제조 능력을 구축해 소분자 약물에 대한 원료의 최소 25%를 자국에서 생산한다’는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 제조 혁신 보고서’를 내놨다.

 

때문에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이같은 방침이 의약품의 대미 수출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산 원료 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중국의 화학합성 원료의약품 점유율은 17.0%로 세계 1위다. 아일랜드(13.0%)와 미국(9.0%)이 그 뒤를 달리고 있다. 한국산 점유율은 4.7% 정도. 바이오 원료의약품 점유율은 아일랜드가 41.3%로 압도적 1위다.

 

중국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오는 2025년까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던 제네릭 원료의약품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 품목을 선정해 육성하고, 첨단 공정기술 개발 등 생산 공정을 혁신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전기차에서 시작된 양국간 패권 전쟁이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의약품 분야로까지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지난 2021년 24.4%였다. 지난 2020년 36.5% 보다 10%p 이상 감소한 수치다. 2017년엔 35.4%, 2028년 26.4%, 2019년 16.2% 였다.

 

국산 완제의약품의 대미 수출액(2021년 기준)은 1조 4,474억 원으로 독일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원료의약품은 2021년 기준 1,755억 원으로 국산 의약품이 수출되는 국가 중 세번째다.

 

미국이 당장은 원료 수입국을 문제 삼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패권 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준비는 해야 하지 않냐? 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우리나라의 중국산 원료의약품 의존도는 높다. 최근 3년간 우리의 최대 원료의약품 수입국은 중국이었다. 수입량도 해마다 증가해 전체 수입량 중 34%를 차지하고 있다. 등록된 원료의약품도 큰 차이가 난다. 국내 등록된 총 7,331건 가운데 국내 제조 원료의약품은 1,335개에 불과하며, 중국, 일본, 인도에서 수입되는 원료의약품은 4,609개에 이른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산 원료(자사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에 대한 약가우대 기간을 종전 1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과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지원 및 세액공제 등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바이오행정명령이 국내 의약품의 미국 시장 진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보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한 주요 원료의약품 가격 급등에서 보듯 원료의약품 생산업체가 가격협상력을 쥐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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