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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 예방·치료 컨트롤하는 리더 되겠다”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2/12/02 [10:16]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 예방·치료 컨트롤하는 리더 되겠다”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2/12/02 [10:16]

【후생신보】  최근 아시아 지역 비만율이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특히 인도,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남태평양 섬 국가 비만은 심각한 수준이다. 각국이 비만율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가 비만 치료 경험 공유 등을 통해 비만 치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만은 단순히 몸무게만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고혈압, 당뇨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또한 감염병 발생이 빈번해지고 있는 가운데 비만이 감염병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은 그동안 비만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운(?) 상황이었지만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서구화로 비만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에 선출된 가천대 길병원 김경곤 교수(가정의학)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김 교수 임기는 2026년까지이며 김 교수는 국내에서 비만 약물치료와 비만대사수술후 관리 분야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최고 전문가다.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회(Asia-Oceania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Obesity AOASO)는 1998년 설립된 학회로 회원국들 간 비만 관련 연구 및 정보를 교환하고 비만 퇴치를 위한 공동의 노력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다양한 교류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 교수는 아시아지역은 그동안 비만율이 서구에 비해 뒤떨어져 있었지만 최근들어 비만 유병률이 선진국을 따라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시아지역의 비만율 급증은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는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만치료 경험 공유가 중요한데 이를 컨트롤 할 리더 역할이 필요하다. 아오비만학회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신진 연구자들을 발굴해 비만 연구와 임상에서 북미와 유럽 지역에 학문적 성과에 뒤지지 않도록 인재 육성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최초 회장인 김경곤 교수는 “아시아 지역도 서구형 식단으로 바뀌고 이에 따라 비만 유병률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비만 치료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각 지역의 대표들이 모이는 학회로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쉽지않지만 서로 존중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회원국들의 연구자, 임상자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미국·유럽비만학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과거와는 달리 학회 운영 방침을 강력한 사업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비만 컨퍼런스인 아시아-오세아니아 비만학술대회(Asia-Oceania Conferene and Obesity AOCO)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2년에 한 번 개최하는 것을 매년 개최하는 한편, 특정 국가가 아닌 여러 국가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그는 “내년 홍콩 학술대회부터 학회 내에 세부 위원회를 만들어 각각의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는데 쉽지많은 않다. 회칙을 변경해야 하고 참여하는 나라의 이사장이나 회장을 설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일단은 시작해보겠다”며 “여러 나라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만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것도 회장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학회 운영 방침 강력한 사업과 리더십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

 

또한 한국은 임상경험도 많고 사용 가능한 약물도 많은 등 비만 약물 치료에서 선진국이라는 김 교수.

 

최근 릴리 등에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와 연계한 비만치료제에 관심이 많다며 비만 치료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 약제들은 엄청난 체중 감량(20~30% 감량)과 혈당 강하 효과를 가지는 등 수술에 근접하는 수준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수요에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거나 1~2년 주목받다가 사라진 약제들이 많았다며 새롭게 출시될 약들은 효과가 매우 강해 전문가와 상의없이 남용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며 생활습관 개선 없이 단순히 약으로만 비만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만은 만성적이며 언제든지 재발이 가능한 신경학적인 질병’이라는 김 교수는 “특히 많은 비만인들이 한 번 수술하면 비만이 해결되고 체중감량 효과가 좋은 약만 사용해도 체중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은 사람이 성공을 하지만 단점은 약값이 위낙 비싸다는 것이다. 비만치료제는 현재 보험이 전혀 되지 않고 있어 판매하는 곳마다 천차만별이며 환자들은 약값을 부담하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뇌의 기능이 망가지는 것으로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요 원인’이라는 김 교수는 “비만인들의 식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반드시 재발한다”고 경고했다.

 

당뇨병 치료와 연계한 신약, 비만치료의 ‘게임체인저’ 기대

 

최근 유투브나 SNS 등을 통한 다이어트 치료제에 대해서는 “정말 효과가 있다면 약제 개발을 신청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것이 안되니까 기능성 식품으로 허가를 받거나 아예 기능성 식품도 인증을 받지 못해 비유적으로 판매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수요도 있고 필요한 것도 있지만 실제로 해 보면 식약처 기준의 기능성을 입증하는 것을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해 솔직히 권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함께 김 교수는 최근 비만에 대해 편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를 경계했다.

 

김 교수는 “비만에 대해 이 정도의 체중은 괜찮다는 인구 집단의 공통된 의견이 있는데 이 것이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며 “이처럼 사회적인 비만에 대해 받아들이는 정도가 올라가면 그만큼 더 쉽게 비만율은 올라가고 만성 대사성 질환이 증가하는 주된 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첨가과당에 대해서는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담배를 예로 들면서 “담배는 좋아하는 사람보다 싫어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강력한 정책을 시행하기가 쉽지만 음식은 다르다. 맛이 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 싫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보건당국도 여러가지 사업을 했지만 음식을 통제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고 이같은 정책은 저소득층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많아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인공감미료에 대해서도 경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인공감미료도 뇌에 들어가면 식욕 조절 중추에 영향을 준다”며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비만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만은 사회 보건차원에서 예방하고 각국 공동 대응 중요

 

비만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문제에 대해 전체를 급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비만 치료제 전체를 급여하는 건 무리고 작은 부분부터 시작하면 된다. 질병이 발병되기 전 예방 차원에서 치료하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며 “고도비만수술 급여대상인 체질량지수(BMI) 35kg/㎡ 이상인 경우에 한정해 약제 급여를 고려해야 대상자가 적기 때문에 재정에 미치는 부담도 적고 나머지 비급여 대상자에게는 전액 100대 100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비만 치료는 수술 외에 모든 방법이 제도권 밖에 있다. 일정 부분 비만치료제 약값은 통제해야 비만인들에게 분명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사회적으로도 공감대를 형성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비만연구 전망에 대해 김 교수는 펩타이드제제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화학적으로 결합한 약제들이 대세였다. 이들 약제들은 제조비도 싸고 만들기도 쉽지만 몸 안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예측이 어렵다. 정확히 필요한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게 만들기 쉽지 않다”며 “2000년대 후반부터 몸 속 호르몬을 어떻게 인위적으로 강화시킬 지에 착안한 약제가 개발됐다. 단백질보다 분자량이 적지만 인체에서 아미노산 서열에 따라 만들어진 물질이기 때문에 몸 속 영향을 예상할 수 있는 펩타이드제제는 부작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알 수 있고 필요한 곳에 선택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데 비싸다. 비만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값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비만은 유병률이 30∼40%에 이르고 조금만 경계를 늦추면 재발한다. 향후 몇 년 동안은 펩타이드제제를 이용한 다양한 비만치료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또 비만 수술을 통한 체중감량이 위를 작게 하거나 음식물을 흡수하는 장의 길이를 우회해서 이뤄지는 것만이 아니라 식욕이나 소화 과정, 췌장 등 여러 가지 대사과정에서 많은 호르몬들의 변화가 심하게 일어나고 체중 감량의 상당 부분은 호르몬 변화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같은 물질을 약제로 개발하면 수술에 가까운 치료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체질량 지수와 합병증 여부만 확인해서는 안 된다. 사회 보건차원에서 빠르면 수년 안에 반드시 문제가 될 것인데 미리 예방해야 한다”며 “특정국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과제라는 부분을 인식하고 공동 대응을 계속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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