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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수술, 입원치료 일괄 인정 안 돼…과잉진료 제동

'백내장' 고액 수술비 실손보험금 받기 어려워지나

윤병기 기자 | 기사입력 2022/06/20 [09:01]

백내장 수술, 입원치료 일괄 인정 안 돼…과잉진료 제동

'백내장' 고액 수술비 실손보험금 받기 어려워지나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2/06/20 [09:01]

【후생신보】 대법원이 백내장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하면 안된다고 판결했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더라도 백내장 수술의 경우 수술비 대부분을 본인이 부담할 수도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16일 A보험사가 백내장 수술을 받은 실손보험 가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보험사들의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심사가 보다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B씨는 2019년 8월 서울 한 안과의원에서 노년성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이후 입원 치료에 해당된다며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A사는 통원치료로 보고 B씨에 대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가입한 실손보험은 입원 치료의 경우 5000만원 한도의 실손보험금이 적용되지만 통원 치료에는 25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2심 재판부는 B씨의 백내장 수술에 대해 통원치료에 해당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실손보험 약관상 환자가 입원치료를 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백내장 수술은 포괄수가제가 적용돼 대부분 입원치료가 인정됐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실손보험 가입자가 백내장 수술을 받을 시 입원치료 보장한도로 보험금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법원은 "일반적으로 백내장수술을 받으면 부작용이나 합병증 등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백내장 수술과 관련한 실손보험금 지급 방식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실손보험에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일부 병원이 과잉진료를 강요했던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불필요한 고가 수술이나 입원치료 권유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입원 치료 적정성 등을 놓고 보험사와 실손보험 가입자 간의 분쟁도 커질 수 있어 혼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안과의사회도 이번 대법 판결 후 각 병원에 공지문을 보내 "지난 서울고법의 결론이 유지된 상태이므로 백내장 수술 관련해 환자들이 보험약관에 따른 보험금 수령 가능성에 대해 질문할 경우 주의해달라"고 안내했다.

 

황홍석 안과의사회 회장은 "실손보험금 지급 문제는 보험사와 계약자 간 문제여서 원칙적으로 의사가 관여할 수 없지만, 보험약관 해석과 관련한 대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회원들에게도 주의를 환기하고자 공지했다"고 말했다.

 

이번 확정판결은 백내장 수술 관련 치료 관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험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로 지급된 생·손보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올해 1분기 4570억원(잠정치)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한 달간 지급된 보험금만 2053억원으로, 전체 실손보험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4%에 달했다. 지난해만 해도 이 비중은 9.0% 수준이었다.

 

이 같은 보험금 급증 사태의 배경을 두고 보험협회는 일부 안과에서 백내장 증상이 없거나 수술이 불필요한 환자에게 단순 시력 교정 목적의 다초점렌즈 수술을 권유하는 등 과잉수술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한다.

 

일부 브로커 조직과 연계해 수술을 유도하거나 증상이 없는 환자에게 허위 청구를 권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백내장 진단에 관한 근거자료 증빙 요구를 강화하는 등 보험금 지급 심사를 엄격히 하는 한편, 이달 말까지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해 보험사기 의심사례 제보자에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대법 판결 이후 보험사들이 입원치료의 적정성까지 심사 기준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돼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금 지급 심사는 한층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백내장 진단을 확실히 받더라도 20만∼30만원을 초과하는 비용에 대한 실손보험금 지급을 확신할 수 없는 만큼 병원 입장에선 고가의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쉽게 권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입원치료 적정성 인정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계약자 간 또 다른 분쟁 사례들이 빗발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개별 사안에 따라 의사의 판단으로 실질적인 입원치료가 필요한 백내장 수술 환자들도 있는데, 보험사들이 판례를 들어 입원치료 인정을 거부하려 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백내장 실손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은 보험사의 지급 심사 강화 이후 올해 들어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꼭 입원치료를 받아야 할 백내장 환자도 있는데 이번 판결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입원치료 적정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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