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 1형 당뇨병 환자에서 패치형 인슐린주입기 (이오패치) 사용 사례양여리 교수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환자: 1형 당뇨병 환자
■ 과거력 및 현 병력 3년 전 다음, 다뇨, 다갈, 체중감소와 함께, 오심 구토를 주소로 본원 응급실 내원하여 혈당 409mg/dL, HbA1c 8.7%로 고혈당과 대사성 산증으로 당뇨병성 케톤산증 (DKA; diabetic ketoacidosis)진단받고 치료 받은 여자 환자이다. 이후 시행한 검사에서 GAD Ab등의 자가항체는 모두 음성이었으나 C-peptide 지속적으로 0.01 ng/mL미만으로 1형 당뇨병 진단받고 기저인슐린 및 식전 초속효성 인슐린을 모두 사용하면서 다회 인슐린 주사요법로 혈당 조절하고 있었다. 과거 갑상선항진증으로 치료받고 현재는 관해 상태이며, 고지혈증으로 스타틴제 복용 중이며, 당뇨병 합병증검사에서 특이 소견 없었다.
■ 처방 및 치료 경과 당뇨병 진단 초기부터 실시간 연속혈당측정기인 덱스콤사의 G5 (현재는 G6)를 사용하면서 본인의 식이, 운동, 기타 다양한 상황에 따른 혈당 패턴 변화를 잘 숙지하고있고 이에 따라 인슐린 용량조절하면서 매번 외래 내원 시 당화혈색소는 6.5~6.8% 사이로 혈당을 매우 엄격히 잘 조절하고 있었다. 환자의 연속혈당측정기에서 확인가능 한 지표들을 살펴보았을 때 평균혈당치는 140에서 150사이로 이를 당화혈색소로 환산한 수치인 혈당관리표시기 (Glucose management indicator, GMI)는 6.8~6.9%로 비슷하나, 혈당의 변동성을 보여주는 변동계수 (Coefficient of variation, CV)값은 낮을 때 29.5%에서 나쁠 때는 34%, 표준편차 값으로는 43~52mg/dL 사이로 차이가 큰 편이었다 (물론 CV의 목표값은 36% 이하로 모두다 목표치 안에 들어가는 수치들이다).
환자는 좋은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혈당이 올라가면 하루에도 추가로 교정 볼루스 인슐린을 7번 이상 투여하기도 하였다. 고혈당은 교정볼루스를 사용함으로써 어느정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수면 중에는 연속혈당측정기에 찍혀있는 혈당이 생각보다 낮을 때도 있었으며 특히 직업적으로 낮에 일을 연속적으로 하게 되면서 식사를 장시간 하지 못할 때는 혈당이 낮음을 알아도 대처를 잘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교정볼루스 인슐린을 잘 사용한다는 것과 함께 시간대별로 기저 인슐린 주입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펌프의 이점을 잘 이용할 수 것으로 판단되어 펌프 사용을 권유하였다. 본 환자는 당뇨병 치료의 최신기술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인슐린 펌프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특히나 패치형 인슐린펌프인 이오패치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어 큰 설명없이 바로 사용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림1).
이 후 처음 설정값에서 환자는 혈당 상태에 따라 인슐린 주입 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하였다. 특히 장기간 금식이 예상되는 경우는 낮이라도 기초 주입 속도를 줄였고, 스트레스 등으로 혈당이 높을 때는 잠시 올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였으며, 교정계수도 인슐린 민감도에 따라서 최근 혈당 상태나 시간대에 따라서 다양하게 본인에게 맞추어 조정을 하였다. 의사는 이오브릿지 웹을 통하여 연결된 환자의 다양한 기간별 인슐린 주입량, 조절 정도, 연속혈당값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1). 외래에서는 그 동안의 연속혈당값과 이러한 환자분의 세팅 조정이 과도하지는 않았는지, 아쉬운 부분 등에 대한 코치 위주로 진료를 시행하였다.
이오패치 사용하면서 얼마 뒤 패치 교환 후 갑자기 이유를 알 수 없는 300mg/dL 이상의 고혈당이 생긴 적도 있었다. 캐뉼라 빠짐이 의심되었으나 당시 직장에 있어 이오패치 여유분이 없었다. 다행히 속효성 인슐린펜을 가지고 있어 6단위를 즉시 주입하는 조치를 하고 귀가하여 새패치로 교체하였으며 이후 인슐린 주입에 이상은 없었으나 저녁에 누적된 인슐린 작용으로 저혈당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일시적 저혈당은 기초 주입 속도를 감량 조치한 뒤 다시 안정되었다.
이오패치 사용 2개월 뒤 외래에서 피검사를 시행하였고 공복혈당은 121mg/dL, 당화혈색소가 6.7%에서 6.5%로 호전되었다. 이전부터 혈당 조절이 잘되었던 환자로 더 자세한 연속혈당측정값 상태를 확인해보면 다음과 같다 (그림 2).
■ 고찰 최근 당뇨병 치료에서 다양한 약제들도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특히나 기술적 측면에서는 연속혈당측정기로 대표되는 혈당을 측정하는 기술과 인슐린을 주입하는 기술 모두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인슐린주입기기인 소위 인슐린펌프는 최근에는 연속혈당측정기와 같이 연동되면서 인공췌장시스템으로 까지 발전하고 있다. 인슐린펌프는 주로 초속효성 인슐린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체내에 투여하여 체내 인슐린 분비를 가장 유사하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이다. 인슐린 다회요법을 사용하는 환자에서 주사바늘을 여러 번 찌르지 않아도 되며 필요에 따라 인슐린 주입 속도를 수시로 변경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초 주입량을 시간에 따라 다르게 주입할 수 있어 시간에 따라 혈당 편차가 심한 경우, 생활이 불규칙할 경우, 야간 저혈당이 자주 반복되는 경우 등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볼루스인슐린도 탄수화물 계수, 교정 계수 등을 이용하여 펌프에 섭취할 탄수화물 양을 입력하면서 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인슐린 펜보다 세밀하게 1단위 이하의 용량 조절이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추가 주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인슐린 펌프는 충분한 교육을 바탕으로 할 때 그리고 특히 연속혈당측정기기와 동시에 사용할 경우 다양한 연구에서 저혈당을 줄여주면서 목표범위내 혈당값을 증가시켜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인슐린 펌프 중에서도 이오플로우사의 이오패치 제품은 튜브리스 디자인으로 펌프와 몸까지 연결되는 기다란 주입선이 없는 패치형 인슐린 펌프이다. 주입선 관리로 인한 번거로움이 적어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라고도 부른다. 이오패치는 국내사의 국내기술력으로 개발된 글로벌 선도제품으로 경쟁품으로는 Insulet사의 OmniPod 패치펌프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이오패치만이 국내 식약처에서 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 패치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연속혈당측정기처럼 몸에서 부착하는 제품으로 크기가 기존 펌프에 비해 작고 가벼우며, 인슐린을 주입 후 최대 84시간 사용 후에는 새 제품으로 교체를 하는 소모품으로의 차별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오패치도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하여 인공췌장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데 덱스콤사의 G6와 연동하는 폐회로 인공췌장알고리즘 (Closed-loop Artificial Pancrease (AP) Algorithm)을 탑재한 ‘이오패치 X’가 국내 허가용 식약처 임상을 막 시작한 상태이다. 아직은 기저인슐린과 교정볼루스 용량만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4단계 AP 모드만을 제공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완전히 식사인슐린까지 조절해주는 6단계 폐회로 인공췌장시스템까지 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
당뇨병 치료 기술이 발전할수록 환자 본인의 의사 결정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자세한 혈당 정보를 알게 되는 만큼 혈당에 영향을 미치는 식이, 운동, 스트레스 등 다양한 상황을 알게 되기 때문에 본인만의 특수한 생활 패턴을 고려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본인의 결정권이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당뇨병 치료패러다임의 변화를 맞이함에 있어 치료 신기술들이 앞으로 더욱 발전하여 완벽해지면 그 때서 접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의사들도 마찬가지로 더 많은 환자의 정보들을 같이 확인하고 이에 더 깊숙하게 관여하면서 교육과 치료를 하기위해서는 발전하고 있는 최신 기술들에 미리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마치 유선전화기만 쓰던 사람이 중간에 아무 과정없이 갑자기 최신 기능의 스마트폰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것처럼 차근차근 기술의 발전을 따라가면서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환자, 의사 모두에 해당하는 말일 것이다. 아직도 보험 적용에 대한 문제, 크기 축소, 접착 부위 테이프 알레르기 문제, 알고리즘 고도화 등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가속도 붙은 당뇨병 치료 기술의 눈부신 진보가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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