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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장애 약물치료의 최신경향: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 2021을 중심으로 ①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21/10/18 [10:01]

우울장애 약물치료의 최신경향: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지침서 2021을 중심으로 ①

후생신보 | 입력 : 2021/10/18 [10:01]

1.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2021 (KMAP-DD 2021): 주요우울장애의 약물치료 

우영섭 교수(가톨릭의대)

2. KMAP-DD 2021: 우울장애의 임상아형에 따른 치료전략 

박영민 교수(인제의대)

3. E. Special population: 소아, 청소년, 노인, 여성 우울증 치료 전략

서정석 교수(중앙의대)

4. KMAP-DD 2021: 안전성, 부작용, 동반 신체질환을 고려한 항우울제 선택과 비약물학적 생물치료

정명훈 교수(한림의대)

 

 

한국형 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2021 (KMAP-DD 2021):

주요우울장애의 약물치료 우영섭 교수

 

▲ 우영섭 교수(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신약물학의 발전에 따라 주요우울장애에 대해서도 새로운 약물들이 치료에 도입되고 있으며, 우울 증상의 특성에 따른 치료 효과, 그리고 서로 다른 작용기전의 치료 약물의 교체나 병합의 효과 등에 대한 근거들이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주요우울장애를 포함한 정신과적 질환에서 치료 약물과 전략의 선택은 전통적으로 각 임상 의사가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결정하는데, 실제 임상 상황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정신약물학적 근거들을 숙지하고 임상 진료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우울장애의 실제 임상 진료에서 어떠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여 최선의 치료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약물치료 알고리듬 혹은 진료지침은 임상 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여러 국가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약물치료 알고리듬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알고리듬, 그리고 외국의 주요 근거자료들은 각 국가에 따라 경제적 수준, 정신건강과 관련된 법령, 보험 및 정책, 해당 약물의 사용 가능 여부 등 사회적 여건과 문화적, 인종적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국내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2002년 한국형 주요우울장애 약물치료 알고리듬 (Korean Medication Algorithm Project for Depressive Disorder, 이하 KMAP-DD)이 발간되었고, 이후 2006년, 2012년, 그리고 2017년에 개정된 바 있다.

 

KMAP-DD는 국내 우울장애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기본으로 한 전문가 합의에 의한 알고리듬으로, 국내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외국의 근거기반 진료지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이에 대한정신약물학회와 대한우울조울병학회는 공동으로 지난 5년간의 정신약물학의 변화와 새로운 근거들을 반영하여 KMAP-DD 2021을 개발하였다. KMAP-DD 2021은 전문가 98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주요우울삽화의 약물치료 전략, 지속성 우울장애와 우울장애의 임상 아형에 따른 약물치료, 치료 저항성 우울증, 소아/청소년, 노인, 여성 등 특수 인구 집단, 동반 신체 질환 등 특정 상황에서의 약물치료 전략 및 비약물적 생물치료 등의 주제에 대한 치료 권고안을 도출하였다. 이 글에서는 KMAP-DD 2021 중 주요우울장애의 약물치료에 대한 결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약물의 분류

 

KMAP-DD 2021에서 사용한 약물의 분류는 다음과 같았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이하 SSRI)에는 escitalopram, fluoxetine, paroxetine, sertraline이 포함되었고,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serotonin-norepinephrine reuptake inhibitor, 이하 SNRI)에는 duloxetine, venlafaxine, milnacipran, desvenlafaxine이, 삼환계 항우울제 (tricyclic antidepressant, 이하 TCA)에는 amitriptyline, clomipramine, imipramine, nortriptyline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atypical antipsychotics)에는 amisulpride, aripiprazole, blonanserin, clozapine, olanzapine, paliperidone, quetiapine, risperidone, ziprasidone이, 그리고 기타 강화약물에는 lithium, valproate, carbamazepine 등 기분 조절제 (mood stabilizer), lamotrigine, buspirone, 정신자극제 (methylphenidate, modafinil, armodafinil), thyroid hormone (T3) 등이 포함되었다. 최근 국내에 도입된 esketamine (nasal spray)는 별도의 약물로 구분하여 포함되었다. 

 

주요우울장애의 약물치료

 

주요우울삽화의 1단계 (초기) 약물치료

KMAP-DD 2021은 경도 및 중등도 주요우울삽화에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최우선 치료로 권고하였다.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하지 않은 중증 주요우울삽화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치료와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부가요법을 권고하였으며,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를 최우선 치료로 권고하였다 (표 1).  

 

항우울제 중에는 경도 및 중등도 삽화,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중증 삽화, 그리고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삽화 모두에서 escitalopram을 최우선 치료로 권고하였으며, 이 외의 SSRI, milnacipran을 제외한 SNRI, 그리고 mirtazapine을 권고하였다 (표 2).

 

Vortioxetine은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 권고되었다. 항정신병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았다면 aripiprazole을 권고하였으며,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삽화에서는 aripiprazole, quetiapine 혹은 olanzapine 사용할 것을 권고하였다.

 

처음 선택한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불충분한 반응을 보일 경우, 치료전략을 바꾸기 전에 얼마나 기다리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전문가들은 경도 및 중등도 삽화에서 반응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최소 2.2주에서 최대 4.3주,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 최소 3.3주에서 최대 6.1주, 중증 우울삽화에서는 반응이 거의 없는 경우에는 최소 1.9주에서 최대 3.6주,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 최소 2.9주에서 최대 5.2주간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려본다고 응답했으며,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우울삽화에서는 반응이 거의 없다면 최소 1.7주에서 최대 3.3주,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는 최소 2.6주에서 최대 4.8주간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유지할 것으로 답변하였다.

 

또한 초기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충분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첫 번째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포함하여 몇 번의 단독치료를 시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경도 및 중등도 우울삽화에서는 2.2회, 중증 우울삽화에서는 1.4회라고 답하였다.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의 중증삽화 환자에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투여하였을 때, 그 치료 효과를 판정하고 치료전략을 변경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반응이 거의 없는 경우는 최소 2.0주에서 최대 4.2주, 부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최소 3.1주에서 최대 5.9주로 나타났다.

  

주요우울삽화의 2단계 약물치료 

KMAP-DD 2021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거의 반응이 없는 경우, 다른 항우울제로의 교체, 다른 항우울제의 추가, 그리고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였다. 초기 치료에 부분적인 반응을 보인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거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표 3).

 

KMAP-DD 2021에서는 적절한 치료용량과 기간 동안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를 시행하였음에도 거의 치료반응이 없는 경우,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교체, 다른 항우울제 추가,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를 1차적으로 권고하였고, 만약 부분적인 치료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 추가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교체를 권고하였다.

 

초기 항우울제 치료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지 않아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할 때 어떤 항우울제로 교체할 것인지에 대해서, 만약 기존에 SSRI 약물을 사용중인 경우라면 SNRI계 약물이나 mirtazapine으로 교체하고, 기존에 SNRI 약물을 사용하고 있었다면, mirtazapine이나 SSRI 약물, 혹은 SNRI 약물 내에서 다른 약물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였다. Mirtazapine을 사용하고 있었을 때에는 SSRI 약물과 SNRI 약물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하였으며, bupropion을 사용하고 있었을 때에는 SSRI 계열 약물로의 교체를 최우선 치료로, SNRI 계열약물, mirtazapine, vortioxetine로 교체할 것 또한 권고하였다. Agomelatine을 사용 중이었던 경우, SNRI 약물로 교체하는 것이 최우선 치료로, SSRI, mirtazapine, vortioxetine으로의 교체는 1차적으로 권고하는 치료법이었고, vortioxetine에서의 교체 시에는 SNRI, SSRI, mirtazapine이 권고되는 약물이었다 (표 4).

 

사용 중인 항우울제에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할 때에는 같은 계열 내에서 추가하는 경우를 제외한 SSRI, SNRI, bupropion 추가를 권고하고 있다.

 

항정신병약물을 교체할 때는,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우울삽화의 경우, aripiprazole을 사용하였다면 quetiapine이나 olanzapine으로, olanzapine에서는 aripiprazole, quetiapine, risperidone으로 교체할 것을 권고하였다. Quetiapine을 사용하였다면 aripiprazole로의 교체가 최우선 치료였으며, olanzapine으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하였다 (표 5).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우울삽화에서 항우울제에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할 때에는 aripiprazole과 quetiapine을 권고하고 있으며,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우울삽화에서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할 때에는 기존에 aripiprazole을 사용하였던 경우 quetiapine이나 olanzapine을, olanzapine이나 quetiapine을 사용하였던 경우에는 aripiprazole을 권고하였다. Olanzapine 사용 시에는 quetiapine을 추가하는 것 또한 권고하였다.

  

주요우울삽화의 3단계 약물치료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우울삽화에서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한 후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가 최우선 선택이었고, 또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하는 것도 권고안에 포함되었다. 항우울제를 추가하여 두가지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반응이 불충분한 경우에 두가지 항우울제 중 한가지를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거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추가하는 것이 권고되었다. 기존에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병합하여 사용하고 있었다면 다른 항우울제 추가, 항우울제를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교체, 강화약물 추가가 권고되고 있다.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경우이며, 항우울제를 교체하여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항우울제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충분한 반응을 보인다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교체,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나 항우울제 추가를 권고하며, 두가지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병합요법을 사용하였던 경우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로 교체하거나, 다른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나 강화약물을 추가하는 것, 혹은 항우울제 중 하나를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것을 권고하였다.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교체하여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요법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항우울제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교체, 항우울제나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추가, 강화약물 추가를 모두 권고하며,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두가지와 항우울제의 병합요법을 사용하고 있던 경우에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이나 항우울제의 교체, 항우울제나 강화약물 추가를 권고하였다. 3단계 치료에서 강화약물을 추가하는 경우, 정신병적 양상의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lithium을 추가하는 것이 권고되었다. 

 

KMAP-DD 2021 주요우울장애의 약물치료 권고안의 특징

 

KMAP-DD 2021에서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중증 주요우울삽화에 대하여 초기 치료로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를 권고하는 것은 초기 치료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권고하는 외국의 임상진료지침들과는 다른 부분이다. 외국의 임상진료지침에서는 안정성과 내약성 측면에서의 우위, 비용 대비 편익, 그리고 아직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병합치료가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비하여 초기 치료 전략으로 우월하다는 확고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항우울제 단독치료를 권고한다. 그러나 초기 항우울제 단독치료의 반응률이 40-60%, 관해율은 20-30%에 지나지 않으며, 항우울제 치료 시 충분한 효과를 나타내기까지 4-6주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항우울제 단독치료의 한계는 분명하며, 항우울제와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의 병합치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온 치료전략으로 최근의 메타분석에서는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비하여 우월한 치료 효과가 보고된다.

 

비록 메타분석 연구에는 대부분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이어서 이 결과를 직접 초기 치료에 적용하기에는 제한이 있겠으나, 우울증 환자들 중 50% 이상이 2-3가지 이상의 치료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는 외국의 보고를 감안할 때, 실제 임상 상황에서는 비록 그 근거가 아직 충분하지 못하더라도 좀 더 높은 치료 성공률과 빠른 효과를 위하여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포함한 병합치료에 적극적임을 반영하는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KMAP-DD 2021이 실제 임상 현장의 요구를 반영하여 좀 더 빠르고 높은 효과성을 중시한다는 점은 치료전략을 변경하는 시점에 대한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KMAP-DD 2017에서는 경도 및 중등도, 중증 삽화에 대해서 최소 혹은 최대 유지 기간에 대하여 치료반응이 거의 없는 경우와 부분적 반응이 있는 경우를 구분하지 않고 질문하였으며, 경도 및 중등도 삽화의 경우 2.9~6.4주간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려본다고 응답했고 중증 삽화의 경우 2.8~6.1주간 기다려 본다고 했다. KMAP-DD 2021에서는 효과를 기다리는 기간이 더욱 짧아져, 특히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최대 약 4주만에 치료전략을 변경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경도 및 중등도 삽화 2.2~4.3주,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중등 삽화 1.9~3.6주), 부분 반응을 보인 경우에도 KMAP-DD 2017에 비하여 치료전략 변경을 조금 더 조기에 결정하였다 (경도 및 중등도 삽화 3.3~6.1주, 정신병적 양상이 없는 중증 삽화 2.9-5.2주). 이러한 경향은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삽화에 대한 응답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KMAP-DD 2017에서 반응이 거의 없는 경우 2.3~4.7주 기다리는데 비하여 KMAP-DD 2021에서는 1.7~3.3주로, 부분적 반응이 있는 경우는 KMAP-DD 2017의 경우 3.4~6.5주에서 KMAP-DD 2021의 2.6~4.8주로 단축되어 항우울제 단독치료의 실패를 조금 더 조기에 판단하였다.

 

이 결과는 외국의 임상진료지침의 권고안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World Federation of Societies of Biological Psychiatry (WFSBP)에서 2017년 발행한 임상진료지침에서는 2주간 항우울제 치료 후 반응 여부를 판단하여 불충분한 경우 최적화(optimization) 전략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고, Canadian Network for Mood and Anxiety Treatments (CANMAT)의 2016년 임상진료지침에서도 초기 2~4주간의 호전이 이후의 항우울제에 대한 반응과 관해 여부를 예측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CANMAT 2016에서는 2~4주 만에 조기에 약물을 교체하는 것을 지지하는 근거는 아직 불충분하기 때문에 2~4주 시점에서 효과가 부족하다면 항우울제를 증량하는 것이 우선이며, 만약 내약성 문제로 증량이 어려울 경우 항우울제를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항우울제를 교체하는 것이 기존 항우울제를 유지하는 것 보다 효과적인지, 교체를 한다면 같은 계열 내의, 혹은 다른 계열의 항우울제로 교체하는 전략 중 어떤 것이 더욱 효과적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CANMAT 2016에서는 같은 계열의 항우울제 사이에도 효능의 차이가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여 escitalopram, mirtazapine, sertraline, venlafaxine이 다른 SSRI나 SNRI계 항우울제에 비하여 우월한 효능을 보일 수 있어 항우울제의 계열 보다는 효능에 입각하여 항우울제 교체를 할 것을 권고하였다.

 

반면 WFSBP 2017에서는 항우울제의 교체는 기존 항우울제의 부분적인 효과를 잃게 할 수 있으며 따라서 치료 효과를 얻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항우울제의 교체가 기존 항우울제 유지에 비하여 우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메타분석의 근거를 지적하고 있으며, SSRI와 mirtazapine과 같은 연접전 자가수용체 억제제 (presynaptic autoreceptor inhibitor)의 병합치료가 단독치료 실패 시 가장 근거가 분명한 치료전략이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항우울제 단독치료에 부분적 반응을 보인 경우에는 다른 항우울제를 추가할 것을 권고하고,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항우울제 추가와 동시에 항우울제 교체를 권고하는 KMAP-DD 2021과도 유사하다. 단, 두 가지 항우울제 병합치료는 KMAP-DD 2017과 마찬가지로 KMAP-DD 2021에서도 초기 치료 단계에서는 1차 선택으로 권고하지 않았다. 이는 초기 치료 시 항우울제 병합치료가 더 나은 효과를 보인다는 근거는 불충분하다는 외국의 임상진료지침과 일치하는 결과로, 항우울제 병합치료가 단독치료와 효과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는 여러 연구 결과들이 201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KMAP-DD 2021의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최근 임상에 도입된 새로운 작용기전의 항우울제들에 대한 선호도의 증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Vortioxetine은 KMAP-DD 2021에 처음으로 포함되었는데, 경도 및 중등도 삽화, 그리고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중증 삽화의 초기 치료시 1차 선택으로 권고되었다. 또한 bupropion이나 agomelatine 단독치료 후 교체할 항우울제 중 1차 선택으로, SNRI, mirtazapine, bupropion, 혹은 agomelatine 단독치료 후 추가할 항우울제 중에서도 1차 선택으로 권고되었다. Agomelatine은 KMAP-DD 2017에서는 1차 선택으로 권고되는 경우가 없었으나, KMAP-DD 2021에서는 대부분의 경우에 선호도가 증가하였고, SSRI나 vortioxetine 단독치료 후 추가할 항우울제 중에는 1차 선택으로 권고되었다.

 

이 외에도 KMAP-DD 2017에서는 lithium이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경우에만 1차 선택 약물로 권고되었고,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는 2차 선택으로 고려되었으나, KMAP-DD 2021에서는 공히 1차 선택으로 변경되어 그 사용에 대한 선호도의 증가를 보여준다. 반면 정신병적 양상이 동반된 경우 KMAP-DD 2017에서는 valproate, carbamazepine, lamotrigine 등 lithium을 제외한 기분조절제 역시 1차 선택이었던 것에 반해, KMAP-DD 2021에서는 각 약물 별로 선호도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모두 2차 선택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lithium 외의 기분조절제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였다.

 

주요우울장애에서 lithium은 가장 오래된 부가요법 전략 중 하나이며, lithium 외의 기분조절제 부가요법 역시 장기간 사용되어 왔다. Lithium 부가요법은 외국의 진료지침들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근거로 평가받으며, 비정형 항정신병약물과 거의 같은 단계에서 고려된다. CANMAT 2016에서는 lithium을 2단계 약물로 권고하고는 있으나, 1단계 약물로 권고되는 aripiprazole, quetiapine, risperidone에 비해서는 낮은 단계였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WFSBP 2017에서는 강화요법으로 lithium을 추가하는 것을 비정형 항정신병약물 중 aripiprazole, quetiapine과 같은 수준인 근거수준 A로 권고하고 있다. WFSBP 2017에서는 또한 lamotrigine을 근거수준 B로, valproate와 carbamazepine을 근거수준 C로 제시하였는데, KMAP-DD 2021에서는 lithium을 1차 선택으로 권고하고, lamotrigine, valproate, carbamazepine 순으로 2차 선택으로 고려하는 결과와 일치한다고 할 수 있겠다.         

 

결론

 

KMAP-DD 2021에서는 비정형 항정신병약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는 점이 외국의 근거중심 임상진료지침과 다른 부분이었고, 새로운 기전의 항우울제에 대한 권고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KMAP-DD 2021은 전문가의 임상적 판단에 근거한 의견을 기본으로 한 지침서라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부의 결과들은 근거 기반의 진료지침 및 연구 결과들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근거기반의 임상진료지침은 잘 디자인된 임상연구가 시행된 질문에 대해서는 분명한 해답을 줄 수 있으나, 실제 임상 상황에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을 포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근거와 임상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전문가 합의의 제시 또한 중요하다.

 

더욱이 우울증은 그 양상이나 약물치료 반응이 인종적, 유전적, 사회문화적 특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가 충분하지 못한 현실에서 국내 전문가 합의에 의한 알고리듬은 외국의 근거중심 임상진료지침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임상 진료에서 필요한 결정에 대하여 국내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하여 제시한 이 연구의 결과는 국내 주요우울장애의 임상진료에 매우 유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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