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새롭게 개발되는 성장호르몬 제제는 무엇인가? 이해상 교수
서론 성장 호르몬 인간의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로서 인체의 성장 및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하게 된다. 뇌하수체 전엽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면 간에서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1 (IGF-1)이 생산되는데, 이때 IGF-1은 근육과 뼈를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 전달되어 성장을 촉진하게 된다. 주로 소아청소년 시기에 활발히 분비되고 성인에서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다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감소하게 된다.
성장호르몬은 기본적으로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이 부족하게 되면 성장이 잘되지 않아 키가 또래보다 작고, 성장속도가 1년에 4cm 미만으로 떨어지게 된다. 성장호르몬은 성장 효과 외에 대사작용으로 가역적인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여 혈당을 높이고 지방분해 작용이 있어서 성장호르몬 결핍시에 비만이 나타난다. 또한 체내의 제지방 조직(lean body mass)과 골밀도를 증가시킨다.
따라서, 성장호르몬이 부족하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하지 않으면 최종 성인키가 매우 작아지게 되는 여러 증후군 (터너 증후군, 프라더-윌리 증후군, 누난증후군 등) 환자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출생시 키와 몸무게가 정상 체중 및 키보다 3 백분위수 미만을 보인 부당경량아에서 만 4세 이후에도 키가 3백분위수 미만을 보이는 아이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위와 같은 많은 질환의 소아들이 성장호르몬에 의한 신장 증가 효과, 대사 조절 효과, 심폐 기능의 회복 등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
본 기고에서는 이러한 성장호르몬 치료제의 역사와 현재 개발되고 있는 성장호르몬 치료제의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성장호르몬 치료 역사 1921년 Evans 및 Long이 뇌하수체 추출물을 투여한 쥐에서 성장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1958년 Maurice Raben이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된 17세 남아에 사체 뇌하수체에서 분리한 성장호르몬을 투여하여 성장효과를 처음으로 보고하였다. 이후 인간 성장호르몬제제를 치료제로 사용하게 되었다. 초기에 사용된 성장호르몬 치료제는 사체에서 추출하는 방식으로 공급이 부족하였고, 투여 후 부작용의 발생으로 인하여 그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1985년까지 미국에서 인성장호르몬제제로 치료받은 7700명 중 4명의 성인에서 Creuzfeldt-Jakob-Disease (CJD)가 발병된 것으로 확인되어 사체에서 추출한 성장호르몬 제제의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게 되었다. 이후, 1981년 미국 Genentech사에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대장균에서 합성한 Somatotropin을 출시하여 사용되기 시작했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성장호르몬 치료제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임상에서 사용할 때 안정성이 크게 증가하였다. 따라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자뿐만 아니라 성장호르몬 유발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나타내는 특발성 저신장증, 만성 신부전증, 터너 증후군, 프라더 윌리 증후군, 부당 경량아 등까지 성장호르몬의 치료 영역이 확대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80년에 성장호르몬 결핍증 환아에서 성장호르몬 치료 경험을 처음 보고하였고, 1983년에 인간 사체에서 추출한 성장호르몬을 처음으로 수입하였다. 1986년에 유전자재조합에 의해 제조된 성장호르몬을 수입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부터는 우리나라에서도 유전자재조합 인간 성장호르몬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2. 성장호르몬 치료의 어려운 점 현재 개발된 성장호르몬 제제는 피하 주사를 통해 투여하게 된다. 이러한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가능한 한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가 크며, 아이의 성장이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좋다. 수면 시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특징을 고려해 주 6회 또는 7회 자기 전에 투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피하 주사제 투여를 매일 직접 시행하는 것은 소아 및 청소년 환자들과 보호자들에게 매우 큰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들의 치료 순응도를 향상하고 정확한 모니터링 하에 지속적으로 치료를 유지하는 것은 최적의 치료 결과를 위한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3. 새로운 성장호르몬 치료제 개발 현황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성장호르몬은 순응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좀 더 쉽게 투여할 수 있거나,투여 횟수를 줄이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성장호르몬 투여 방법 및 투여 경로에 대해서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비강이나, 흡입 또는 경피를 통해 성장호르몬을 투여하려는 시도는 아직 실험실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임상적으로 적용되는 데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가장 가능성 있는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한 연구는 약물의 생체 내 활성도를 증진시켜 반감기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체내 체류 시간이 증가된 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는 체내에서 약효가 오래 가기 때문에 주사 투여횟수를 줄일 수 있고, 부작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인슐린, 에리스로포이에틴 (erythropoietin: EPO), G-CSF 등 1세대 재조합 단백질 제제의 경우 다양한 지속형 기술을 통해 시간 단위 (hour-based)의 짧은 반감기를 주 단위 (week-based) 로 증가시켰다.
지속형 기술은 대략 PEGylation, 과당화 (Hyperglycosylation)와 융합단백질 (Fusion technology) 기술 등의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PEGylation은 PEG라는 폴리머를 의약품에 화학적으로 결합시킨 것이다. 과당화를 목적으로 변이체 단백질을 유전자 재조합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예로 주3회 투여하던 EPO를 Glycosylation 기술을 적용하여 주 1회 제형으로 개발하여 임상적으로 효능이 입증되었다. 하지만, 과당화 기술의 응용은 적용할 수 있는 제품군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융합단백질 기술은 화학적 혹은 유전자 재조합 방법을 이용하여 제조 가능하며, 융합에 사용되는 단백질에는 Immunoglubulin의 Fc domain이나 알부민 등이 있다. 현재 주 1회 투여 가능한 성장호르몬 제제가 상용화되었으며, 투여기간을 주 1회 또는 월 2회로 투여가 가능한 여러 약제가 2상 또는 3상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결론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발전되어 온 흐름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는 적응증 측면에서 성장호르몬 결핍증 이외에 터너 증후군, 누난 증후군 등 다른 적응증이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투여 방법에 있어서 성장호르몬 제제의 투여 방법을 간편화 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초기 제품은 동결 건조된 제품을 희석액으로 녹인 후 투여하는 것이 제품의 주를 이루었으나 녹일 필요가 없는 액상 제형이나 간편한 펜 형태의 자동주입장치가 도입된 제품이 개발되어 환자에게 투여 시의 편리함을 제공하였다. 다음으로 장기 지속형 성장호르몬의 개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의 제품은 매일 투여해야 하는 제형이기 때문에 장기 투여가 필요한 환자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에서 체내에 투여된 후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체내로 방출되는 장기 지속형 성장호르몬 주사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미 상용화된 제품이 출시되었다.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성장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세계 성장호르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연평균 3.84% 성장해 15.7억달러에 이른다고 전망하고 있다. 높아진 관심만큼 새로운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많은 연구 기관 및 바이오 회사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곧 획기적인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임상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Tag
#성장호르몬
<저작권자 ⓒ 후생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