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위강 마이크로바이옴 마우스 확보, 위 질환 원인미생물 규명 실마리
무균 마우스에 위 질환 환자의 위강내 미생물 군집 이식하여 위질환 유발,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1/09/09 [12:00]
【후생신보】 위 질환이 있는 사람의 위강내 미생물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에서 위암 전단계에 보이는 전암성 병변이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용찬, 남기택, 김지현 교수(연세대학교) 연구팀이 경상국립대학교 권순경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위 질환환자의 위강내 미생물에 의한 마우스에서의 위 질환 유도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사람과 유사한 위강 미생물 환경을 보유한 새 동물모델을 구축,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과 인체 위 질환의 상관관계를 밝히는데 귀중한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사람의 위 조직 혹은 위액을 토대로 위강내 전체 미생물군집을 무균 마우스에 이식하여 사람의 위강 마이크로바이옴과 유사한 마우스 모델을 얻는데 성공했다.
장상피화생 또는 위암이 있는 환자의 위강 내 미생물군집을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 위 점막에서 염증과 전암 병소인 장상피화생이 높은 비율로 관찰되었다. 또한, 1년 장기추적한 결과, 이들 무균마우스에서 높은 비율로 전암성 병변인 이형성※이 진행된 현상을 관찰했다.
나아가 연구진은 병변 유발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추적하고자 사람과 마우스의 미생물군집 정보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인체 미생물군집이 마우스에 선택적으로 정착하며, 이식 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 헤모필루스, 게멜라, 베일로넬라 속 세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반면 아커만시아와 박테로이즈 속 세균은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환자의 위에 높은 비율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식받은 무균 마우스의 위 조직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뿐만 아니라 위 속 다른 미생물도 위암 등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용찬 교수는 “분변 샘플을 재료로 하는 대장 마이크로바이옴에 비해 위강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논문은 상대적으로 적다”면서“우리나라의 높은 위암 발병률을 고려할 때 이번에 구축된 마우스 모델이 위 질환 원인 미생물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암화 과정을 동물모델에서 직접 구현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소화기 연구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거트(Gut)에 8월 13일(온라인)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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