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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_황반변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후생신보 | 기사입력 2020/07/28 [13:35]

06_황반변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후생신보 | 입력 : 2020/07/28 [13:35]

건강한 눈을 위한 20/20 캠페인

 

2020년, 본지가 한국망막변성협회(회장 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와 함께 ‘건강한 눈을 위한 20/20 캠페인’을 진행한다.(2020은 의학적으로 시력을 표기하는 방법으로 1.0 시력에 해당한다) 

본지와 협회는, 망막변성을 바르게 이해하는 한편, 실명을 예방하고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번 캠페인을 기획했다. 황반변성을 주제로 한 이번 캠페인은 2달에 한 번씩, 1년에 걸쳐 총 6번 원고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진행 예정이다. 글 싣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서울의대 안과 유형곤 교수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망막변성협회(www.kard.or.kr)는 실명의 가장 중요한 원인 질환이자 근본적 치료법이 없는 망막변성질환 극복을 위해 결성, 지난 2015년 서울시 산하 ‘사단법인’으로 허가 받은 지정 기부금 단체다. 

의과학 연구자 등으로 끈끈하게 구축된 네트워크를 무기로 망막변성질환 연구사업, 대국민 교육사업 나아가, 정책 개발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황반변성, 유전성망막질환 등 망막변성질환 극복을 위해서는 연구자들의 부단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회적 관심과 후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 아래 -

01_ 황반변성에 좋은 음식(서울대 유형곤 교수)

02_ 황반변성의 위험 인자들(한양대 신용운 교수)

03_ 황반변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고려대 오재령 교수)

04_ 황반변성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고려대 윤철민 교수)

05_ 황반변성, 종류도 여러가지(서울대 박운철 교수) 

06_ 황반변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동국대 배건호 교수) 

 

황반(macula lutea)은 망막이라는 안구 내 신경층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으로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한다. 황반변성은 원인 질환에 관계없이 황반의 망막신경세포에 변성이 발생하는 모든 경우를 지칭하나,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이라고 하면 가장 흔하고 대표적인 노인성 황반변성을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황반변성에 대해 어려워하고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글에서는 환자들에게 전파되어 있는 잘못된 정보나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에 대해 정리를 해보고자 하였다. 본격적으로 도래한 고령화 시대에 황반변성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정보를 알고 실천한다면 황반변성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루테인(lutein)은 만병통치약일까?

 

외래에서 면담을 하다 보면 루테인을 복용하고 있다는 안과환자들을 생각보다 많이 만날 수 있다. 그 중에는 황반변성 환자도 있고 안과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이 복용중인 루테인 제재도 그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과연 루테인은 종합비타민처럼 누구나 복용하는 것이 우리 몸에, 특히 눈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먼저, 루테인에 대해 알아보기에 앞서 카로티노이드(carotinoid)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광합성을 돕고 자외선의 유해 작용을 막는 색소인데, 베타카로틴과 같은 일부 카로티노이드는 동물에서는 비타민 A의 모체로서 도움을 주고, 인체내에서는 해로운 자외선과 청색광을 차단해주는 필터 역할을 하고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카로티노이드의 색깔은, 연한 노랑, 밝은 오렌지, 진한 빨강 등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그 구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 중 잔토필(xanthophyll)은 보통 노란색이며, 그 색깔 때문에 잔토필(xanthos:황색+ phyllon:잎)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루테인은 잔토필의 하나로서, 현재까지 알려진 600개의 자연 발생 카로티노이드 가운데 하나이며 시력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황반에 위치하는 색소이다. 인간은 카로티노이드를 체내에서 합성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를 통해 얻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루테인과 제아잔틴과 같은 카로티노이드를 얼마나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황반변성을 포함한 노인성 안과질환을 예방하고 진행을 늦추기 위한 목적으로 AREDS (Age Related Eye Disease Study) group을 발족하였다. 그 결과로 황반변성에 도움이 될 만한 영양소의 종류와 필요섭취량을 종합한 영양제 조합을 발표하였으며 이를 AREDS formula (AREDS1, AREDS2) 라고 명명하였다. AREDS2 formula는 루테인, 제아잔틴, 아연, 구리, 오메가3, 비타민 C, 비타민 E 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황반변성 보조제(일반적으로 루테인이라고 통용되는)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들이다. 현재 여러 종류의 보조제가 시판되고 있는데, 이들은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보조제의 종류에 따라서는 AREDS formula의 성분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구입 전에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해야 한다.

 

그렇다면 AREDS formula는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답은 아니오이다. AREDS group에서는 ‘중기(intermediate) 이상의 황반변성’이 발생한 경우에는 적절한 농도의 AREDS2 formula를 황반에 공급해 주는 것이 황반변성의 추가적인 ‘진행’을 막아주지만, 정상인이나 초기 황반변성의 경우 AREDS2 formula 섭취는 황반변성 예방에 유의미한 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중기 이상의 황반변성의 경우에도 루테인 단독섭취는 예방효과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였다. 즉, 루테인은 정상인에서 황반변성을 예방하거나 백내장, 노안, 안구건조증과 같은 노인성 안과질환의 예방에 특별한 도움이 되는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이다.

 

이와 같이 루테인은 만병통치약이 아닐뿐더러 일부 경우에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식약처에서는 루테인의 일일 최대섭취 권장량을 20mg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루테인을 과다하게 섭취할 시 되려 부작용으로 카로틴축적증(Carotenosis)이 나타날 수도 있다. 또한, 베타카로틴 등의 카로티노이드 성분을 장기간 고용량 복용할 경우 (특히 흡연자의 경우) 폐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중기 이상의 황반변성이 없는 사람들은 예방적인 루테인 복용보다는 금연, 자외선 차단, 생활 패턴과 식습관 개선 등과 같은 위험인자 개선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된다. 

 

TV 화면이랑 스마트폰을 적게 보는 것이 황반변성에 도움이 될까?

 

외래에서 황반변성 환자들과 상담을 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TV (스마트폰 혹은 책)를 많이 보면 눈에 안 좋겠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의 관절이 일찍 손상될 것이라 생각하듯이, 눈을 많이 쓰는 것이 눈 건강에 해롭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황반변성에 나쁜 습관’에 대해서는 한양대학교 신용운 교수님께서 따로 정리를 해주시기로 하였으니 이 장에서는 상기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주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보는 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일어나는 행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외부의 사물을 통해 반사된 빛은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 굴절되어 망막에 초점을 맺는다. 빛의 밝기와 색상에 따라 망막의 시세포 일부가 자극되고, 자극된 시세포에서는 전기신호가 발생하는데 이 정보는 시신경으로 합쳐져 뇌에 전달되고 이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황반은 빛을 받아들이고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위로 작용한다.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화학작용이 필요한데, 이런 화학작용을 담당하는 광수용체들은 손상에 약하며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한다. 또한 노화된 광수용체는 끊임없이 제거되고 새로 만들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부산물로 많은 노폐물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어 황반 부위의 망막 밑에 노폐물이 축적되면 광수용체를 비롯한 신경세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이 파괴되어 황반변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가 바로 노화이며, 또 다른 원인으로 자외선 등 단파장 광선에 의한 손상을 들 수 있다. 이들 단파장 광선은 높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침투력이 커서 망막에 직접적인 손상을 주거나 광화학 반응을 발생시켜 망막의 신경세포의 손상을 가져온다. 단순히 ‘많이 보는’ 행위 자체가 눈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과정에서 ‘자외선 혹은 단파장 광선’에 많이 노출된다면 이것이 황반 부위의 신경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미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가진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자외선을 조심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 같은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LED 조명, 심지어는 자연에서도 발견되는 블루라이트가 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블루라이트는 380~500㎚의 짧은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인데, 평소 우리 눈의 각막과 수정체, 산란된 빛을 흡수하는 망막색소상피는 블루라이트를 적절히 조절해 눈을 보호한다. 그런데, 늦은 밤에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오랜 시간 들여다 보는 경우에는 동공이 확장되어 있기 때문에 망막으로 들어오는 블루라이트의 양이 평소보다 무척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눈의 피로를 줄이고 잠재적인 망막 손상의 위험으로부터 눈을 잘 보호하려면 사용자가 이와 같은 기기의 사용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컴퓨터 모니터에 탑재된 시력 보호를 위한 기능이나 스마트폰에 내장된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까지 출시됐다. 디지털기기를 손에서 놓을 수 없다면 이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겠다. 

 

황반변성은 결국 실명하는 질환일까?

 

습성(삼출성) 황반변성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정한 중증질환 및 희귀·중증난치질환 중 하나이다. 그만큼 치료가 어려운 병이고, 방치하면 시력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황반변성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놀라고 낙담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사회가 고령화 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데, 우리나라의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40세 이상에서 13.4%, 70세 이상에서 24.8%의 황반변성 유병률을 보고하였고, 2005~2015년 사이 10년간 비교분석한 결과 황반변성 유병률은 104.8% 증가했고, 연령별로도 70대 이상은 167.7%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황반변성 환자 중 실명하는 환자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먼저 우리는 황반변성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아야 한다. 노인성 황반변성에는 건성(위축성)과 습성(삼출성)의 두 가지 형태가 있고, 통상적으로 건성 황반변성이 전체의 9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습성 황반변성은 전체 노인성 황반변성의 10% 정도지만 급격하고, 심각한 시력 저하의 위험이 훨씬 높다. 그러나 습성 황반변성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환자가 동일한 경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한국망막학회가 치료를 받기 위해 안과를 방문한 습성 황반변성 환자의 진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약 16%가 법적 실명 판정(교정시력 0.02 이하)을 받았다고 보고하였다. 즉, 치료를 열심히 받은 습성 황반변성 환자 6명 중 1명이 실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다만, 이 자료는 2005년과 2010년 사이에 내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것인데, 과거에는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 환자의 비율이 더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 결과는 십여년 전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 치료가 도입되면서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는데, 특히, ‘치료-연장 요법’(Treat and Extend protocol: 주사치료 후 재발이 관찰되지 않거나 상태가 호전되어도 치료를 지속, 반복하면서 점차 치료 간격을 연장하는 방법)을 통해 주사치료를 오래 지속하는 것이 그 예후를 좋게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과거에 비해 실명되는 비율을 감소시키고 시력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대신 4-12주 간격의 지속적인 주사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안구내 치료 물질의 잔존 기간을 늘리거나, 안구 내에 약물을 삽입하는 장치 등 치료효과 지속기간을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전보다 효능이 좋은 주사 약제가 개발, 도입되었기 때문에 습성 황반변성으로 인해 실명하는 비율은 과거보다 더 줄어들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황반변성은 불치병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치가 되지도 않는 난치병이라 볼 수 있다. 장기간에 걸친 치료가 필요하며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 보다는 악화 방지를 목표로 삼아야 하는 치료가 어려운 병이다.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노인성 황반변성 유병자 중 본인에게 질환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3.5%에 불과했는데, 모든 질병이 마찬가지이지만 이미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진행한 환자들은 이제 막 초기 소견을 보이는 환자들에 비해 예후가 나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며, 초기 혹은 중기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집에서도 자가검진을 통해 진행여부를 확인한다면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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