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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첩약 급여화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우선되야

의학한림원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

윤병기 기자 | 기사입력 2020/07/10 [14:03]

한방 첩약 급여화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우선되야

의학한림원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0/07/10 [14:03]

【후생신보】 최근 정부에서는 한방 첩약의 급여화를 선언하였다.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신약에 대한 보험급여를 결정할 때 정부에서는 대단히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이 정부 들어서 비급여로 제공되던 많은 의료행위들을 급여화하면서 튼실하게 쌓여 있던 건강보험기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그 와중에 정부는 한약 첩약을 보험급여에 포함하기로 결정하고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일에는 의, 한의 대립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서 심히 우려된다.

 

첫째 문제는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신약과 신의료기술 등 모든 새로운 의료 관련 항목들은 엄격히 통제된 과학적인 연구를 통하여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어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하여 시판허가를 받게 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도 받을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 첩약은 그런 과정을 거쳐서 생성된 과학적 근거가 없다. 이러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은 첩약 급여화 결정은 근거기반 의학의 대원칙을 무너뜨리는 위험한 정책이다.

 

둘째는 이러한 정책 결정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지 않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이 보편화되면 각 전문분야의 학술적 기반과 발전을 무너뜨린다. 우리나라의 교육, 경제, 국방, 의료 등에서 정상적인 운영의 근간이 되는 각 분야 전문가의 학술적인 연구결과에 바탕한 전문적 의견을 무시하고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단기적인 안목으로 국가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한다면 결국 시행착오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셋째는 이런 정부의 일방적인 업무수행이 의학계 내분을 일으킬 수 있다. 첩약 급여화를 반대하는 의학계와 이를 추진하는 한의학계를 적대적인 관계로 만들어 의료일원화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의료일원화는 국민을 위해 필요한 당위성이 있는 일이지만 의학계와 한의학계가 머리를 맞대어 합심하여 추진해도 어려운 일이거늘 매사 서로 불신하고 대립해서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 두 의료영역을 갈라놓기보다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도록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넷째는 이번 건을 계기로 한의학의 과학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정부와 한의학계에 주문한다.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중국의 약학자 투유유는 전통 한약재로 사용되던 천연물인 개똥쑥에서 항말라리아 약인 아르테미시닌을 추출하여 전세계 말라리아치료법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한방의 과학화를 이룩한 성공사례인 것이다. 우리 한의학계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한의학으로 발전시켜서 한의학을 과학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할 것이다.

 

현재 많은 한의학분야 연구자들이 열심히 과학적 연구에 몰두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하여 도출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료행위가 객관적으로 인정받고 이를 토대로 의학계와 한의학계가 함께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진료방안을 모색하도록 해야 한다. 섣부른 첩약의 급여화는 올바른 방향으로의 움직임을 저해할 뿐이다. 첩약을 급여화하는 논의 이전에 한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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