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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성 폐렴, 기상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중요

길병원 정재훈 교수, ‘기온 높아지면 발생률 감소’ 주장은 근거 낮아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4/16 [10:42]

바이러스성 폐렴, 기상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중요

길병원 정재훈 교수, ‘기온 높아지면 발생률 감소’ 주장은 근거 낮아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0/04/16 [10:42]

▲ 정재훈 교수

【후생신보】  코로나19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성 폐렴 같은 질환의 발병률은 기온보다는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활동에 더욱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높은 기온에서 활동성이 약화되어 곧 코로나19가 감소할 것이다’는 일부 주장은 근거가 낮고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정재훈 교수(G-ABC센터장)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건강보험자료에 등록된 환자 약 200만명의 자료를 활용해 폐렴(바이러스, 세균, 기타 폐렴 포함)과 기상 상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을 비롯한 전체 폐렴 발병률은 평균 기온과 크게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감염성 호흡기 질환은 ‘더위’와는 상관없이 여름철에도 충분히 사람 사이에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체 폐렴 발생률은 일교차, 습도, 초미세먼지 등의 영향을 받지만 일교차, 습도, 초미세먼지가 일방적으로 높거나 낮다고 해서 폐렴 발생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루 중 일교차는 5~10도 사이, 습도는 50~70% 사이에서 폐렴의 발생률이 가장 높았고 이 수치보다 높거나 낮을 때는 폐렴 발생률이 낮아졌다.

 

또한 초미세먼지도 20ug/m3까지는 발병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다가 오히려 농도가 높아지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초미세먼지가 바이러스나 세균의 활동을 위축시키기 때문이 아니라 이런 날씨에는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외부 활동을 삼가는 등 일종의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때문에 발병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재훈 교수는 “바이러스나 세균성 폐렴 발생률은 단순히 기온, 일교차나 습도와 상관있진 않았다”며 “오히려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기온, 즉 적당한 일교차와 습도 그리고 너무 높지 않는 초미세먼지 농도 등이 발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일부에서 주장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폐렴과 같은 질환이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무력화될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됐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인플루엔자는 추운 겨울에 유행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질환은 홍콩, 대만과 같이 온난한 지역뿐 아니라 브라질과 같이 열대성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도 유행을 하고 있다. 실제 바이러스성 폐렴과 기상의 관계를 살펴보면 완전한 직선의 관계가 아니라 S자 커브를 보였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성 폐렴과 같은 질환은 기상 상황보다는 사람의 활동에 더욱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상변수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영향이 어떻다고 할 수 없지만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질환도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같은 활동이 오히려 더욱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교수의 연구 논문은 유럽임상미생물감염병학회(ESCMID)가 발행하는 ‘임상 미생물학과 감염’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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