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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코레일 협력으로 새 생명 구했다

확장성심근증 환자에게 심장이식 성공…코레일, KTX 출발까지 늦추면서 ‘생명살리기’동참

이상철 기자 | 기사입력 2020/04/08 [13:13]

길병원-코레일 협력으로 새 생명 구했다

확장성심근증 환자에게 심장이식 성공…코레일, KTX 출발까지 늦추면서 ‘생명살리기’동참

이상철 기자 | 입력 : 2020/04/08 [13:13]

【후생신보】  길병원과 코레일의 협력으로 확장성심근증 환자에게 새 생명 주었다.

 

8년 전부터 확장성심근증으로 심장근육이 얇아지고 커지며 기능이 상실되는 말기 심부전증을 앓던 환자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전라도 모 대학병원의 공여자가 심장 및 여러 장기를 기증하기로 하면서 허 씨가 1순위 수혜자가 됐다.

 

환자 허모씨는 길병원 심장내과 정욱진 교수에게 약물 치료를 받아오다가 지난해 5월 인공심장인 ‘좌심실보조장치’를 넣었지만 여전히 심장이식이 시급했는데 심장 기증자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기증자가 있는 전라도와 인천 길병원과의 거리가 문제였다. 4일 오후에 심장을 싣기로 예정된 소방헬기가 돌발적인 강풍으로 갑자기 취소돼 KTX와 앰뷸런스를 이용해야 했다.

 

더욱이 기증자의 심장적출은 다른 여러 장기의 적출 여부 결정과 함께 4일 오후 8시 반에 이뤄졌다.

▲ HICU 심장이식환자 격리실.

광주송정역에서 가장 빠르게 탑승할 수 있는 KTX는 저녁 9시발 KTX548 열차. 이 KTX를 놓치면 다음 열차까지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리거나 장시간 앰뷸런스로 이동해야 했다. 그러면 심장이 적출된 뒤 환자에게 이식될 때까지 골든타임인 ‘허혈시간’ 4시간을 상회해 수술 결과가 나빠질 수 있었다.

 

이처럼 급박한 순간 이순미 실장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이순미 실장은 “장기적출이 늦어지고 코로나19 사태로 배차간격이 길어진 탓에 자칫 기증자와 공여자의 희망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머리가 하얗게 됐다”며 “8시 20분경 무작정 KTX 출발지인 광주송정역으로 전화를 걸어 출발시간을 10분가량 늦춰달라고 사정했다”고 말했다.

 

이순미 실장의 요청에 코레일과 광주송정역은 즉각 협조했다.

 

광주송정역 강정석 역무원은 역에 이 사실을 알리고 한영희 역무팀장은 의료진이 가장 빠르게 열차에 탈 수 있도록 곧바로 조치했다.

 

기증자의 심장을 실은 구급차가 바로 역에 댈 수 있도록 하고 역광장부터 에스컬레이터, 승강장까지 역무원을 곳곳에 배치해 신속한 이동을 도왔다.

 

이같은 조치로 예상보다 빠르게 KTX548열차는 당초보다 2분 여 늦은, 밤 9시 2분 34초에 출발했으며 광명역에서 미리 대기 중인 앰뷸런스를 타고 무사히 길병원에 도착, 2시간 40분 만에 흉부외과 박철현 교수의 집도로 수술이 이뤄질 수 있었다.

 

수술을 집도한 박철현 교수는 “수술은 성공리에 마쳤고 환자는 안정을 취하고 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빠른 판단과 협조를 해준 코레일과 광주송정역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출발시간을 지체해 기다려야하는 수많은 열차 승객들의 열린 마음과 코레일과 무관한 지연으로 인해, 원치 않는 민원을 각오한 광주송정역측의 열린 마음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생명의 개심술을 완성시키는 일상의 기적을 이룬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영희 역무팀장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역무원들이 매뉴얼대로 침착하고 신속히 대처해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데 힘을 보태 기쁘다”며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들 시기에 따뜻한 사연을 전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심부전 환자 진단과 약물 치료에서 수술 후 장기 추적 치료까지 전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정욱진 교수(길병원 진료1부장)는 “심부전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 특히 인공심장 삽입과 심장이식과 같은 경우는 절대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선의를 가진 다양한 수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야간, 주말을 마다하지 않고 항상 깨어 있는 흉부외과, 심장내과, 마취과, 재활의학과를 비롯한 다학제의 많은 교수들과 간호인력들뿐 아니라, 질병관리본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과 각 병원의 이식코디네이터의 헌신적인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의 경우에는 본인 환자가 아님에도 밤중에 경식도심초음파를 흔쾌히 해준 기증자 병원의 의료진과 대의를 위해 KTX를 2분 멈추는 등 빠른 판단과 협조를 해준 코레일과 광주송정역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길병원 심장혈관센터는 1995년부터 심장이식수술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국내 최초 심폐동시이식, 국내 최초 심근성형술, 무혈심장이식술, 인공심장(좌심실보조장치) 수술, 체외막산화장치(ECMO) 등으로 급성 또는 말기심부전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데 헌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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