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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바깥활동 절대금지” 혹은 “이정도면 괜찮겠지”

윤병기 기자 | 기사입력 2020/04/07 [11:14]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바깥활동 절대금지” 혹은 “이정도면 괜찮겠지”

윤병기 기자 | 입력 : 2020/04/07 [11:14]

【후생신보】 # 18개월 아이를 키우는 윤 씨는 벌써 며칠 째 ‘집콕’ 생활 중인지 이젠 기억도 나질 않는다.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에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아니 그 이전부터 윤 씨는 정말이지 현관 밖으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주말부부로 살고 있는 탓에 코로나 사태 이후로는 남편도 만나지 못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 때문에도 그렇지만, 윤 씨 자체도 직장 생활을 하는 남편과의 접촉이 두려워서다. 장 보는 일도 배송서비스나 택배를 이용한지 오래다. 남편은 너무 집에만 있는 것도 안 좋을 수 있으니 산책을 겸해 장이라도 보러 나가라고 하고 친구들은 ‘너 혼자만 자체 자가격리 중이냐’며 놀리듯 말하지만, 윤 씨는 아직도 ‘혹시라도 내가 감염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밖으로 나가기가 꺼려진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됨과 동시에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면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자세로 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윤 씨와 같이 집 밖으로 절대 나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스크를 쓰고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밀집지역을 피해 뻥 뚫린 자연으로 향하는 사람도 있다.

 

‘건강염려증’ 혹은 ‘건강무심증’ 이라는 말을 한 번 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건강이라는 하나의 지표를 두고 그에 따른 생각이나 반응이 자석의 양극처럼 한쪽 면으로 지나치게 치우친 상태를 뜻한다.

   

▲ 무엇이든 ‘지나침은 모자람 만 못한 법’

 

건강염려증은 가까운 사람의 질병이나 죽음 등을 접한 후 질병이나 장애정보에 집착해 모든 증상을 자신에게 대입시켜 다가올 질병이나 장애를 걱정하며 정신적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을 말한다. 이들은 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건강검진을 1년에 2~3번 씩 받거나 아프다는 말을 지나치게 많이 하곤 한다. 또 조금이라도 아픈 곳이 생기면 각종 정보들을 검색해가며 나에게 혹시 특정 질병이 발병한 것은 아닌지 두려워한다.

 

반대로 건강무심증은 평소 자신의 건강상태를 맹신해 특정한 증상이 나타나도 무심하게 ‘며칠 지나고 나면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는 것이다. 자신이 소아, 노인, 특정질환자 등 소위 말하는 위험군이 아니라면 그 무심함은 더욱 커진다. ‘남 이야기’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염려증보다 무심증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으며, 청장년층이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건강문제에 무심하게 반응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를 예로 들면,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수도 없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에선 공기청정기를 정기적으로 가동시키는가 하면 심한 날에는 아예 외출을 삼가는 일도 부지기수다.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거나 몸에 나타나는 이상증상이 없는 탓에 위험성을 접하고도 상황을 무심히 여길 수도 있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건강염려증과 무심증은 성격적 민감성과 맞닿아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어느 것이든 지나칠 경우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는 말아야지

 

식재료 한 가지를 예로 들어, 싫어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중적이고 맛도 좋지만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람은 ‘건강에 해로우니 가급적이면 먹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또 어떤 사람들은 ‘그 맛있는 것을 먹지 않아서 스트레스 받는 것이 더 크니 신경 쓰지 말고 먹자’고 생각할 수 있다. 해석해보면 전자의 경우 향후에 일어날 수 있는 육체적 건강을 우려하는 것, 그리고 후자는 현 시점에서 느껴지는 정신적 건강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어떤 것에 기준을 두고 어떻게 대처하는지는 본인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기진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개인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생활방식과 신념이 다르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어느 쪽이 맞다 혹은 틀리다고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며 “다만 적정한 기준에서 봤을 때 이전에 없던 증상이 나에게 새롭게 나타났을 때는 관심을 갖고 대처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지식이 고도로 전문화된 현대사회 속에 우리는 점점 더 전문가의 견해와 조언에 의지해 생활해야하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법률은 법률 전문가, 경제는 경제 전문가에게 맡기고 사는 것처럼 결국 의료는 의료 전문가를 믿고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신체 건강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 때문에 불신이 싹트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할 때가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반응 역시 비록 서로 상충되는 견해가 나오고 정부의 가이드라인도 갈팡질팡 할 때가 있지만, 어떤 지침이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다양한 견해들을 조율하고 고심한 후에 어렵게 내린 결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성훈 교수는 “어떤 전문가일지라도 스스로의 편견이나 육감에 의해 견해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며 “부족하나마 가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선의 판단을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그 가이드라인에 충실히 따라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덧붙여 정성훈 교수는 “모든 국민이 혼란 중에 놓여있지만, 개인의 견해보다는 정부의 지침을 따라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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