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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가, 당뇨 넘어 심장․신장 치료 새 역사 쓰나?

DECLARE-TIMI․DAPA-HF로 국내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손질’ 이끌어
임상순환기학회 이호준 공보부회장 “메트포르민 후 2차는 SGLT-2 고려를”

문영중 기자 | 기사입력 2019/12/13 [06:00]

포시가, 당뇨 넘어 심장․신장 치료 새 역사 쓰나?

DECLARE-TIMI․DAPA-HF로 국내외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손질’ 이끌어
임상순환기학회 이호준 공보부회장 “메트포르민 후 2차는 SGLT-2 고려를”

문영중 기자 | 입력 : 2019/12/13 [06:00]

【후생신보】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속담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적어도 당뇨병 치료에서 만큼은. 혈당을 낮추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혈당만 낮춘다고 해피엔드로 끝나지 않는다. ‘효과’를 넘어 ‘이득’이 입증된 치료제를 이용해 포괄적으로 건강을 유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심혈관계 안전성 논란으로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된 아반디아의 ‘비극’ 이후 새롭게 출시되는 모든 신약들은, 심혈관계 안전성을 입증한 무작위대조연구(RCT)를 요구 받았다.

 

SGLT-2 억제제 포시가도 관련 RCT(DECLARE-TIMI, DAPA-HF)를 진행해야 했다. 이들 연구 결과 분석 과정에서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심혈관계 안전성을 넘어 ‘이득’(Benefit)이 관찰된 것이다. 의료계는 술렁였고 이 같은 분위기는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 변화라는 거대한 흐름으로까지 이어졌다.

 

의료계에서는 당뇨병 치료의 ‘신새벽’이 밝았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당뇨병 치료제를 넘어 새로운 심부전 치료 약물로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와 달리 현재 당뇨합병증 중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이 말초동맥폐색과 심부전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지는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심혈관계 합병증 관리가 왜 중요한지, 포시가의 다수 RCT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심장 전문의로 당뇨 전문의 보다 당뇨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는 대한임상순환기학회 이호준 공보부회장<사진>을 통해 들어봤다.

 

이호준 공보부회장은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심장내과 전문의로 현재 ‘더베스트내과의원’ 대표원장이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제2형 당뇨병 치료에서 심혈관계 합병증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이호준 공보부회장(이하 이 공보부회장) : 혈당은 물론, 당뇨병의 동반 위험 요소(예; 고혈압, 흡연, 혈청지질, 알부민뇨)들을 포괄적으로 적절한 수단을 통해 관리한다면 ‘당뇨병의 합병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증이란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사망률 증가와 실명, 만성신부전, 뇌경색, 심근경색, 하지절단 같은 주요 장기 손상은 물론, 잦은 입원과 만성통증, 우울증 등으로 삶의 질이 현저 하게 악화될 수 있다.

     종전에는 혈당을 보다 더 철저히 관리 하더라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은 감소시켰을망정 사망률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저혈당 사고만 증대시키는, 이른바 ‘당 조절의 역설’이라는 딜레마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성과들에 의하면, 심부전이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의외로 빈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 기존의 당뇨병 치료와 연구가 심부전을 비교적 소홀 했었다는 점, 그리고 심부전을 예방하고 체중을 줄이고 저혈당을 최소화하는 보다 적절하고 포괄적인 관리를 한다면 그러한 딜레마를 능히 극복 할 수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 그렇다면 당뇨 합병증, 그 중에서도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평가를 위한 검사도 중요할 것 같다. 심

  혈 관계 합병증 위험도 평가나 색출을 위한 검사를 어떻게 하는지 설명해 달라.

  이 공보부회장 : 제 2형 당뇨병의 자연 경과 상 당뇨병이 처음 진단되었을 때 약 50%의 환자에서는 이미 미세혈관 합병증이 발생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당뇨병 진단이 내려졌을 때 아무리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진 당뇨병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당뇨병은 진단되기 5년에서 10년 전부터 시작된 전당뇨(prediabetes) 시기를 거치지만, 정작 환자 자신은 모르고 지낸 경우가 많다. 이런 전당뇨 시기가 의미 있는 이유는 뇌졸중이나 협심증 혹은 심근경색 등의 대혈관 합병증 발생의 위험도가 실제 당뇨병 시기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당뇨병 진단 당시, 이미 와버린 합병증의 색출과 심혈관계 위험도 평가를 위한 work up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개 흉부엑스레이 검사와 심전도, 당화혈색소 및 혈당, 전혈액구 검사 및 혈액화학 및 소변검사가 루틴(routine)으로 실시된다. 그 밖에 소변에서의 알부민(albumin)과 크레아티닌(creatinine)을 측정해 그 비율(ACR, Microalbumin to Creatine Ratio)을 측정하는데 신장합병증의 조기 색출은 물론 대사증후군이나 전당뇨에 있어서도 심혈관계 질환의 합병증을 예측하는 중요한 대리표지자(surrogate marker)로 이용될 수 있다.

     그밖에 흡연이나 코골이 수면 무호흡증 여부도 확인해 교정 할 수 있는 부분은 교정해야 하고 선택적으로 ‘발목상완혈압지수’(ABI)를 포함한 말초동맥경화 검사 및 경동맥도플러 검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당뇨병 자체는 물론 심혈관계 합병증의 색출, 예방 그리고 치료를 위한 계획 수립에 참고 하고 있다.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 환자에서는 특히 유방암, 자궁내막암 및 대장암 발생빈도가 높은 만큼, 암 검사(cancer screening) 계획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 병원을 방문하는 당뇨병 환자들 중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들 지금 같은 과정으로 진료하시는지?

  이 공보부회장 : 처음 당뇨를 진단 받는 우리 병원의 환자들 중에는 그저 당뇨 때문에 병원을 찾았지만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성이 아주 높아 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분들도 있었고 비록 증상은 없었지만 이미 심혈관계 질환 동반이 발견돼 당뇨 진단과 함께 바로 치료가 시작되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력상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이나 심방세동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이 뚜렷하게 확인돼 당뇨 치료뿐 아니라 기왕의 심혈관질환의 재발 방지와 재활 치료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료자는 꼼꼼하게 관찰하고 분석해야 하며 세심하게 당뇨 환자의 호소를 점검해야만 한다. 당뇨병 환자 진료 시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혈당조절뿐 아니라 혈압과 혈중지질을 함께 관리하고 체내의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감소, 혈전 방지를 위한 포괄적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왜 미국과 유럽 당뇨병학회의 공동 가이드라인(ADA–EASD consensus update 2019)이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ASCVD)이 동반된 당뇨 환자의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과 메트포르민 사용에 더해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심부전이 더 두드러진 경우는 특히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는지 잘 이해해야 한다. 많은 당뇨병 치료제가 있는데 최근 포시가가 심혈관 예방과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 혹은 심부전이 있는 환자는 SGLT-2 억제제를 우선적으로 써야 하고, 비만이나 저혈당이 우려가 되는 사람에게도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써야 한다고 권유하는 가이드라인의 근거로서 작용 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등 국내외 학회들이 심혈관 효과를 입증한 SGLT-2 억제제 사용을 우선 권고하고 있다.

 

- 원장님도 SGLT-2 억제제를 적극적으로 처방하고 계신지?

  이 공보부회장 : 그렇다.

 

- SGLT-2 억제제 장점은 무엇인가?

  이 공보부회장 : SGLT-2 억제제는 드물지만 상당히 심각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충분한 지식과 경험이 뒷받침된 의사가 처방해야 한다. 혈당에 대한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체중감소, 요산배출, 알부민뇨 감소 효과가 있어 대사증후군 관련 당뇨환자에게 특히 유용하다. 입증된 연구결과 즉 신장보호 효과를 바탕으로 최근 SGLT-2 억제제의 허가사항이 종전 eGFR(신사구체여과율) 60<(이상)에서 45<(이상)로 하향 조정돼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한다.

 

- 포시가는 DAPA-HF를 통해 심부전 효능을 입증했다. 심장 전문의로서 이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 공보부회장 : 좌심실 기능이 저하된 심부전(HFrEF) 치료에 있어 심장 전문의들은 오랜 세월 보다 새로운 약물치료 방법 출현에 목말라 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만큼 심부전 치료가 매우 어렵고(challenging)하고 좌절스러웠다(frustrating)는 뜻인데 DAPA-HF 연구를 통해 SGLT-2 억제제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매우 중요한 심부전 치료 무기를 얻은 것이 아닌가 하는 흥분과 기대가 있다.

     DAPA-HF 연구에서는 기존의 표준 치료법에 더해 부가적으로 포시가를 심부전 치료에 사용함으로써, 당뇨 유무와 무관하게 심혈관계 사망과 심부전 악화의 위험을 줄였을 뿐 아니라, 유사한 심부전 환자 군을 대상으로 했던 DEFINE-HF 연구에서 보듯 환자의 증상과 삶의 질마저 호전시켰다. 이러한 효과들은 심부전 환자들의 기저 당화혈색소의 수준과 상관없이 나타나는데 이 점이 매우 특기할 만한, 놀라운 사실이다. 이는 심부전 환자들 중 상당수가 전당뇨임을 고려할 때 전당뇨에 대한 포시가의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해주는 매우 중요한 임상적 시사점이라고 생각한다.

 

- SGLT-2 억제제 Class effect는 있다고 보시는지?

  이 공보부회장 :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개별 약제별로 무작위대조연구(RCT)를 거쳐 심혈관계 이점(benefit)이 입증된 제품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 현재 포시가는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FDA에 관련 혜택에 대한 신속심사를 밟고 있다. 향후 포시가가 심부전 치료영역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

  이 공보부회장 : 당뇨를 동반하지 않았지만 전당뇨이거나 대사증후군 환자에서 발생한 심부전이라면 특별히 추가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 없을지라도 심부전 환자의 증상 조절, 삶의 질, 그리고 예후 개선을 위해 포시가 사용이 표준 치료로 확립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당뇨병을 동반한 심부전 환자라면 혈당조절 및 심부전 치료를 위해 당연히 포시가의 부가적 사용이 권장 될 것이다.

 

- 심혈관질환 기왕력이 없는 환자 다수를 포함해 진행된 포시가 DECLARE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이 공보부회장 : 포시가를 사용함으로써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HF hospitalization)과 신장 복합 사건 발생률(renal events)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고 비록 통계적 유의성은 없지만,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 점이 DECLARE 연구 결과의 핵심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의 SGLT-2 억제제 연구들과 차별점이라면 심혈관질환 기왕력이 없는 환자들이 절반 이상 대상군에 포함된 것인데 심부전 관련 포시가 사용의 이득은 심혈관질환 기왕력의 유무와 상관없이 나타났다. 이는 포시가가 당뇨병 환자들에게 있어 심부전에 대한 1차 예방효과가 있음을 보여 준다.

     반면에 MACE는 심혈관질환 유무에 따라 양군 간에 차이를 보여 오직 심혈관질환의 기왕력 그룹에서만 MACE 감소의 경향을 보여 포시가 사용 관련 MACE 감소의 이득은 2차 예방에 국한됐다. 이는 임상가가 당뇨병 환자에서 포시가 사용 여부를 결정 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여겨지며 초기나 경증 당뇨에서도 뚜렷한 임상적 금기가 없는 한 처방을 주저할 필요가 없고 기왕의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당뇨가 합병된 경우라면 전향적으로 처방을 고려해야 할 합리적 이유(rationale)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이 공보부회장 :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실용적이면서도 심도 있는 순환기학적 지식에 대한 일차의료 현장의 요구와 늘어만 가는 심뇌혈관질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대의로 2018년 창립됐다.

    고혈압, 이상지혈증, 당뇨병 등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들을 올바르게 관리하고 만성 협심증, 만성 심방세동, 심부전 등 다양한 순환기 질환에 대한 일차의료의 진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간 2회의 학술대회와 수시로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있는데 보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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