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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55)

후생신보 admin@whosaeng.com | 기사입력 2018/07/24 [10:43]

노태호 교수의 알기쉬운 부정맥 이야기 (55)

후생신보 | 입력 : 2018/07/24 [10:43]

심방세동(8)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의 예방 - 와파린의 역할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졸중의 발생은 정상인에 비하여 5배 정도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뇌졸중 발생의 위험이 큰 환자군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전에 설명했다. 

 

심방세동으로 발생하는 중풍 즉 뇌경색은 다른 원인에 의한 것보다 경색된 뇌의 범위도 넓고 임상양상도 더 심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은 항응고제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모두는 아니지만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 심방세동을 정상리듬으로 회복시키는 리듬치료가 아직 완전히 만족스럽지 않은 현재의 현실에서 뇌졸중 예방은 심방세동 치료의 가장 큰 줄기이다.

 

전통적으로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로는 항응고제가 주된 역할을 해왔다. 여러 다기관 연구에서 항응고제인 와파린은 명백한 뇌졸중 예방효과를(위약에 비해 64% 감소) 증명했을 뿐 아니라 총사망률 조차 26% 감소시키는 우수한 효과를 보여 뇌졸중 발생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필수적인 약물로 사용되어 왔다. 

 

이렇게 확실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와파린은 음식이나 같이 복용하는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많아 동일한 용량을 복용하더라도 효과는 오르락내리락하여 처방하는 의사나 복용하는 환자를 같이 불안하게 만들었다. 와파린은 비타민 K 길항제로서 항응고작용을 나타내는데 음식 중의 비타민 K 섭취량이 많아지면 와파린의 효과는 감소되고 반대로 섭취가 줄면 와파린효과는 증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와파린의 효과가 적정 목표치(INR 2.0-3.0)에 미달하면 뇌졸중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고 반대로 초과하면 출혈의 위험성이 커지는 것이므로 목표치인 INR 2.0-3.0을 유지시키려 애를 쓰지만 쉽지 않고 간혹 예기치 않게 너무 수치가 올라가며 출혈을 보이는 수도 있다.  

 

아래 그림에서 실선은 허혈성 뇌졸중의 발생을 보여주는데, 아래의 수치 INR이 1.0에서 2.0으로 올라가면 뇌졸중 발생은 현저히 줄지만 3.0에서 수치가 더 올라간다고 뇌졸중의 발생이 더 이상 크게 줄지는 않는다. 반면에 점선은 뇌출혈을 나타내는데 INR이 3.0에서 더 올라가며 뇌출혈의 발생도 함께 증가한다. 따라서 허혈성 예방을 최대화하고 뇌출혈발생은 최소화하는 적정구간인 INR 2.0-3.0이 목표치로서(화살표 사이)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INR을 목표치인 2.0-3.0을 유지한다고 하여 허혈성 뇌졸중을 100% 예방하는 것이 아니고 뇌출혈도 전혀 안 생긴다고 할 수는 없다. 세상에 완전한 것은 없다. 

 

또 하나. 목표 INR 2.0-3.0은 서구에서 연구를 통해 결정한 수치로 동양인에서도 같은 수치를 적용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실제 일본 부정맥학회에서는 고령에서 목표 INR을 1.5-2.5로 하향해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우리니라 사람을 대상으로 적절한 목표 INR 수치를 결정할 수 있는 연구가 되어야 한다. 

 

심방세동에서 뇌졸중의 예방 - 아스피린의 역할

 

아스피린같은 항혈소판제도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의 예방효과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에서 아스피린은 위약에 비해(여기서 위약은 ‘위’가 아플 때 먹는 위장약이 아니라 ‘가짜 약’인 플라시보를 의미한다) 뇌경색을 20% 가량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각기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용량의 아스피린을 사용하였지만, 75mg으로 효과를 나타내는데 충분하고, 용량이 증가된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출혈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소용량인 100mg을 권한다. 베이비 아스피린 1알에 아스피린 100mg이 들어있다.

 

아스피린 이후에 새로이 개발된 강력한 항혈소판제인 클로피도그렐이 심혈관계에 사용되며 좋은 효과를 보이자 아스피린과 이를 병용 사용하면 뇌졸중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병용사용하면 아스피린 단독 사용 시보다 뇌졸중의 발생이 28% 감소하는 등 좋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리 자기들(플라시보,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사이에서 효과가 좋다고 한들, 결국 기존의 타이틀리스트인 와파린과 비교해서 우위를 차지해야 인정을 받게 되는데... 

 

아래의 그림은 아스피린과 위약(플라시보)을 비교했을 때 뇌졸중 예방효과를 나타내는 내용이다. 아래에 ‘aspirin better’ 쪽으로 가면 위약과 비교했을 때 아스피린이 더 좋다는 것이고 ‘aspirin worse’이면 아스피린이 위약 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둘 사이에 0이 있는 데 이것이 기준 점이다. 왼편에 영문으로 6개의 대규모 임상연구가 열거되어 있고 각 연구의 결과가 옆에 그려져 있다. 예를 들어 두 번째의 SPAF I (161)은 SPAF I이라는 연구명으로 16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둥근 점과 양옆의 한계가 모두 0보다 왼편 즉 아스피린이 위약보다 좋았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제일 아래의 All Trials (n=6)는 위의 6개의 연구결과를 총합해 볼 때 0보다 모두 왼편에 위치하므로 아스피린의 뇌졸중 예방효과가 위약보다는 좋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스피린이 당연히 위약 즉 밀가루보다 효과가 좋을 텐데 당연한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러한 의학적 검증과정을 거치며 '그렇지 않다'로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대의 의학이 '근거중심 의학'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이 옆으로 흘렀는데,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복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뇌졸중 예방효과가 좋고 클로피도그렐과 같이 복용하면 좀 더 좋다.' 정도가 결론이다.

당근99 18/07/25 [08:23] 수정 삭제  
  항상 정성깊게 써주시는 글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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