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세동(4)
심방세동은 얼마나 흔한가? 다른 부정맥과 마찬가지로 심방세동의 발생과 유병율을 정확히 조사하는 것은 어렵다. 지난번에 이야기 한 대로 임상 양상이 매우 다양하다. 또 발작적인 발생으로 인해 진단이 어렵다. 한 연구에 의하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심방세동이 진단되는 경우는 전체의 12%밖에 안 된다고 한다. 매년 정기 검진을 열심히 해도 10명 중 9명은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정기 검진 뿐 아니라 다른 이유로 병원을 다니고 있어도 진단이 쉽지 않다. 심장 내과가 아니면 심전도를 검사하는 일이 많지 않고 심지어 의사도 가슴진찰을 통해 심장 박동을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이니 심방세동이 있어도 진단되지 못한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심방세동의 유병율 조사 결과는 다양한데, 미국에 6~7백만 명, 유럽에 천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오래된 ATRIA라는 연구에 의하면 미국 전인구의 1%가 심방세동을 갖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은 그보다 낮다고 하는데 인구 10만 명당 800~1,600명이라고 하니 우리나라는 50만 명 정도를 추산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모두가 아니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인 노인 질환이다. 60세 이하의 젊은 연령에서는 발생이 매우 적고 그 이상의 나이에서 발생이 갑자기 많아진다. 노인인구에서 발생은 매우 많아 과장되게 말하면 미국에서 노인 10명 중 1명이 심방세동을 가지고 있다고까지 강조하는 학자도 있다. 병원을 찾는 환자의 많은 부분이 노인 연령층인 임상과 영역에서 심방세동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고 노인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는 진료과목에 상관없이 심방세동을 잘 이해해야 한다.
1) 무질서하고 수많은 심방의 전기가 심실로 내려가게 되어 심박수가 올라가고 심실의 박동이 매우 불규칙해 진다. 이로 인해 환자는 가슴이 두근대는 증상을 느끼게 된다. 또 심실이 너무 빠른 박동을 잘 처리하지 못해 심부전이 생겨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cardiac reserve가 적은 심장병이나 노약한 환자에서는 이런 일이 잘 생길 수 있고 이 정도는 아니라도 혈압이 떨어지며 어지러울 수도 있다. 또 발작성 심방세동의 경우 심방세동이 멈추며 동정지가 발생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일이 생기는 수도 있으며 이는 빈맥서맥 증후군으로 나타난다.
2) 심방의 무질서한 전기흐름으로 인해 잘 조화되고 일관성 있는 심방의 수축이 불가능하게 되어 그 결과 심방 안에는, 특히 좌심방 안에서 굳은 피 즉 혈전이 생길 수 있고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온몸을 돌다 동맥혈관을 막아 색전증을 만들 수 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 즉 중풍이 생기게 되며 이 경우의 중풍은 혈전이 아닌 다른 원인인 동맥경화로 인한 중풍의 경우보다 큰 뇌동맥을 막아 훨씬 더 큰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뇌경색뿐 아니라 다른 주요 장기의 색전증도 생길 수 있다. 장간막동맥 혈전증(mesenteric a. thromboembolism), 신동맥 혈전증(renal a. thromboembolism)이 대표적이다.
(연재되는 내용은 노태호 교수의 최근 저서 ‘닥터노의 알기 쉬운 부정맥’에서 일부 발췌하여 게재합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으며 인용할 때에는 저자와 출처를 명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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